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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현장] '젊은 피' 박혜진, 그의 눈은 내년을 바라봤다





여자 농구 대표팀의 '젊은 피' 박혜진이 4일 인천국제공항에 귀국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 = 이성노 인턴기자
여자 농구 대표팀의 '젊은 피' 박혜진이 4일 인천국제공항에 귀국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 = 이성노 인턴기자

[인천국제공항 = 이성노 인턴기자] "내년엔 대표팀 주축이 되겠다"

패배 속에 잔뜩 움츠렸지만, 희망은 있었다. 바로 새로운 얼굴의 발견이다. 여자 농구 대표팀의 '젊은 피' 박혜진(23·우리은행)은 짧은 기회에도 번뜩이는 활약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줄곧 이미선(34·삼성생명)에게 밀려 많은 출전을 보장받지 못했으나, 일본전에서 쓰러져가는 팀의 지원군으로 나서며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이제 자신이 주축이 될 '2014년'을 바라보며 신발끈을 다시 조여맸다.

4일 오후 대표팀은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지난 3일 방콕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제25회 아시아 여자농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22점 차 대패한 뒤 준우승에 그친 탓에 대부분 가라앉은 분위기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을 얻은 박혜진의 표정은 밝았다. 박혜진은 "대회 이전에 허벅지 부상으로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할 것을 알았다. 애초에 뛰겠다는 욕심은 없었다. 보고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힘주어 말했다. 많은 기회를 얻지는 못했지만, 선배들이 뛰는 것을 보며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꿨다.

선수단 12명 가운데 6명이 30대 노장이 주축을 이룬 이번 대표팀은 20대 위로 꾸린 일본에 완패했다. 세대교체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하루빨리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고 우수 선수를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박혜진은 "하루빨리 실력을 늘려 선배들과 조화를 이루고 싶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제 장단점을 알 수 있었다. 부족한 부분을 최대한 보완하겠다. 내년에 아시안 게임이든 세계선수권대회든 제가 주축이 되는 농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이미선에 이어 차세대 포인트가드로 주목받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각오가 느껴졌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결승과 예선에서 일본에 모두 무릎을 꿇었다. 박혜진은 "지난 8월 존스컵에도 대표팀과 함께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차원이 달랐다. 중국에 두 차례 승리해 자신감을 얻었지만, '숙적' 일본에 두 번이나 패한 게 무척 아쉽다"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일본 센터 도카시키라무(22·JX 선플라워스)가 버틴 고공 공격에 혀를 내둘렀다. "일본이 높이가 좋았다. 또 우리와 달리 장기간 대회를 준비해 조직력도 갖춰 있었다. 우리는 일본에 비해 준비 기간이 짧았다"고 밝혔다. 아쉬운 마음이 남아 있었지만, 결과를 깨끗이 인정한 그다. 지난 것은 빨리 잊고 앞날을 꿈꿨다.

빅혜진 한계에 부딪힌 한국 농구의 최정점을 경험했으나 주저앉지 않았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훈련해 좋은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팬들이 선수에게 힘을 주셨으면 좋겠다"며 나쁜 면보다는 좋은 면을 바라봤다. 물론 아직 내년 국제 대회를 앞둔 '유망주' 박혜진이 갈 길은 험난하다. 하지만 '한계'에 부딪힌 한국 여자 농구의 희망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질 때 그의 표정은 매우 굳건했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개인보단 '팀'을 먼저 떠올리기도 했다. 한국 여자 농구는 '숙적' 일본에 연패하며 실의에 빠졌지만, 한 줄기 희망도 분명 볼 수 있었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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