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가연 기자] 하는 작품마다 많은 관객을 모으는 배우 하정우. 그에겐 '충무로의 대세'란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배우로 승승장구하는 하정우가 일을 냈다. 연기할 시간도 모자란 그가 '롤러코스터'로 감독 데뷔를 한 것.
사실 처음 그가 '롤러코스터'를 만든다고 할 때만 해도 여기저기서 우려의 시선을 보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되면서 현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현장 관객과 영화관계자들에게 호평을 이끌어냈고 배우 하정우는 '감독 하정우'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롤러코스터'는 영화 전반에 코미디를 깔고 간다. 설정부터 캐릭터 이름, 소품과 대사 하나하나 웃기지 않은 것이 없다. 누군가는 '웃기려고한 B급 코미디'라고 평가절하하기 쉽지만, 작정하고 웃기기가 어디 쉬운가. 감독 하정우는 오히려 웃기려고 작정했던 포인트를 잃지 않았다.
영화는 시작부터 재밌다. 영화 '육두문자맨'으로 최고의 한류스타가 된 마준규(정경호)가 탄 택시가 일본 거리를 달리는 데서 시작한다. 영화로 일본에서 한국 욕이 대유행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마준규는 일본에서 스캔들에 휩싸인다. 도망치듯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마준규. 그가 탄 바비항공은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승객들과 승무원들이 가득한 비행기다.
비행공포증과 편집증, 결벽증까지 가지고 있는 마준규는 침착하게 비행기에 탑승하지만, 그가 탄 비행기가 문제다. 기상 악화로 비행기는 김포공항에서 2번, 인천공항에서 1번 착륙에 실패한다. 설상가상으로 연료는 떨어져가고 숨쉬기도 곤란한 마준규는 비행기 안에서 혼절한다. 과연 마준규와 승객, 승무원들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을까.

영화는 비행기라는 공간적 제한이 주는 심심함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하 감독은 마준규를 중심으로 탑승 전과 탑승 중, 탑승 후에 일어나는 일을 부드럽게 그렸다. 사건의 발단과 해결이 약하다 보니 기승전결이 다소 어색할 순 있지만, 황당한 에피소드들을 적절하게 나열해 재미를 높였다.
관객의 배꼽을 빠지게 하는 부분은 단연 대사와 음악이다. 속사포처럼 이어지는 대사와 말장난은 묘하게 중독성이 있다. 긴 대사는 빠르게 흘러가면서 관객을 정신 못 차리게 한다. 길지만 관객이 대사에 굳이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뇌리에 남는 것 하나 없이 장난처럼 흘러가기에 관객이 보기엔 부담 없다.
마준규를 연기한 정경호를 비롯해 캐릭터 하나하나도 이색적이다. 정경호가 연기한 한류스타 마준규는 우리가 아는 스타들의 모습과 유사해 묘한 쾌감을 준다. 누가 입혀주기라도 한 듯 잘 차려입은 공항패션부터 까다로운 성격, 열애설을 두고 '친한 오빠 동생 사이'라고 해명하는 부분은 하 감독이 배우이기에 비틀 수 있는 모습. 스타 반열에 있는 하정우가 스타를 비꼬고 비꼬는 부분으로 묘한 재미를 선사한다.
마준규를 소화한 정경호의 연기도 다채롭다. 제대 후 복귀작으로 '롤러코스터'를 선택한 정경호는 영화 속에서 거침없이 망가진다. 그가 욕을 그렇게 맛깔나게 소화하는 연기자였던가. 영화 중반부 '포텐 터지는' 그의 욕 연기는 실제인지 연기인지 헷갈릴 정도. 촬영하는 동안 4개월 동안 원 없이 욕했다던 정경호의 코미디 연기가 눈에 띈다.
영화는 마준규를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마준규를 둘러싼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캐릭터는 한 올 한 올 살아있고, 연기는 꿈틀거린다. 출연자 절반 이상이 하정우와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인물들. 하 감독은 배우들의 장점만 쏙쏙 뽑아 캐릭터에 잘 입히면서 그들의 연기를 극대화했다.
'롤러코스터'는 기내 안에서 금기시됐던 행동과 모습들이 곳곳에 등장하며 기장과 승무원들의 거침없는 '욕배틀'도 난무한다. 보는 사람에 따라선 다소 문제될 수 있지만, 코미디이기에 어떠하랴. 하정우 감독은 '롤러코스터' 이후 '허삼관 매혈기'로 두 번째 연출을 준비하고 있다. 초보 감독으로 숨 고르기를 한 하 감독의 두 번째 작품도 기대해 볼 만하다
한 줄 평: 작정하고 웃기기는 쉬운가. 배꼽 빠지는 '하정우표' 팝콘무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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