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희 기자] 지난 2000년 KBS2 드라마 '꼭지'에서 배우 원빈의 조카 꼭지 역을 맡아 뛰어난 연기력으로 사랑을 받았던 김희정(21)이 어느새 성인 연기자가 되어 돌아왔다. 눈 깜짝할 사이 몰라보게 성숙해진 그의 '폭풍 성장'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가 됐다. '원빈 조카', '폭풍 성장' 등 지난 13일과 14일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휩쓴 김희정은 연관 검색어에 대해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 털털한 성격을 자랑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던 지난 17일 금천구 가산동 <더팩트> 사옥에서 김희정을 만났다. 이슈가 된 화보 사진과 같은 이미지를 예상했던 김희정은 오히려 수수한 의상을 입고 나타났다. 그렇지만 아역 배우로 활동할 때 이미지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성숙한 매력을 마음껏 발산했다.

◆ '청순 베이글녀', "몸에 붙는 티셔츠 입지 말래요."
김희정과 마주 앉아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부터 가장 묻고 싶었던 것은 역시 화제가 됐던 그의 '폭풍 성장' 사진에 대한 얘기였다. 19일 방송된 MBC 추석 특집극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이하 세가위)' 촬영 현장에서 찍힌 그의 사진은 평범한 티셔츠를 입고 촬영을 준비하고 있었을 뿐인데 그의 볼륨 몸매를 강조하며 누리꾼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틀 동안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오른 김희정의 이름은 2년 전에 찍은 그의 수영복 사진도 재조명을 받게 됐다.
- 검색어 순위에 오르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어떤 기분이었나?
"검색어 순위에 올라간 뒤 많은 분들이 제 어릴 적 모습을 기억하시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어요. 사진으로만 이슈가 됐는데 이제는 연기로 관심받고 싶죠."
- '폭풍 성장'이란 얘기가 처음 나왔던 수영복 사진도 다시 화제였는데?
"화보나 광고 촬영도 아니고 친구들과 함께 놀다가 찍힌 사진인데, 사실 이미지가 너무 '청순 베이글녀'나 '폭풍 성장' 이미지로 굳어지는 건 원하지 않아요. 그런데 워낙 최근에 연기한 작품이 없어서 계속 남아있는 것 같은데 절대 노이즈 마케팅이나 언론 플레이는 아니에요. 회사 차원에서도 사진을 내려보려고 했는데 너무 많긴 하더라고요."
- '청순 베이글녀' 이미지가 싫다는 얘기인가?
"당연히 싫지는 않죠(웃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이번 '세가위' 촬영 때도 털털하고 수수한 캐릭터라 모범생처럼 옷을 입었는데 공개된 사진도 평범한 티셔츠였어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넌 몸에 붙는 옷 입지 마라'고 웃으면서 얘기하셨거든요. 그럴 때 가끔 연기할 때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데 '폭풍 성장'이나 '베이글녀' 이미지도 김희정의 한 부분이니까요."

◆ 아역 배우 꼬리표 떼기, "성숙한 연기로 넘어서야죠!"
김희정은 데뷔작인 '꼭지'에서 당시 나이 8살 답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이후 '원빈 조카'라는 수식어가 그를 설명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됐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작품 활동이 뜸해졌고, 몇몇 아역 배우 출신들이 성인 연기자로 이미지 전환에 어려움을 겪으며 시청자들 뇌리에서 잊혀간 것처럼 사라지는 줄 알았다. 그러나 김희정은 활동하지 않았던 기간을 배우로 자리 잡기 위한 준비 기간으로 삼았다.
- 아역 배우일 때 활약이 대단했었는데, 그동안 잘 안 보였는데?
"평범하게 학교생활하고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배우로 경험을 쌓는 시간이 됐어요. 어느 여고생들과 다름 없이 공부도 하고 야간 자율학습도 하고 동아리에서 관심 있던 음악 공부도 했죠. 처음에는 친구들도 '연예인이다'면서 다르게 본 적도 있었는데 어느새 친하게 지낸 사이가 됐죠. 이후에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도 들어갔죠. 비록 한 학기 다니고 휴학했지만요."

- 아역 배우에서 성인 연기자로 넘어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아역과 성인을 구분 짓는 것보다 제가 성숙해지고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면 봐 주시는 분들도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커서도 아역처럼 연기를 한다면 그게 문제는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했던 경험들이 아역 때와 다른 연기를 보여줄 수 있게 도움이 될 거예요. 의도하지 않았지만 제 달라진 외모를 보여주는 사진들이 이슈가 됐던 게 조금 도움이 된 것도 같고요(웃음),"
- '원빈 조카'라는 수식어가 아역 이미지에 너무 가두는 것 아닌가?
"저를 실제로 '원빈 조카'로 아는 분도 계세요. 원빈 선배 본 지도 오래됐는데요(하하). 지금 그 수식어를 들을 때 '꼭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죠. 그런데 '누구 닮은꼴'로 수식어가 붙는 분들도 많은데 그것보다는 '원빈 조카'가 낫다고 생각해요."

◆ 연기는 물론 가수도 욕심, "매력적인 사람이 될래요!"
김희정은 뜻밖에 욕심이 많았고 생각한 이미지와 다른 점도 많았다. 꿈꾸는 연기 장르도 독특했고, 다양한 부분에 관심도 많았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게 속이 깊었고 또래 배우들과 달리 오래된 연기 경력(?)만큼이나 생각도 달랐다. 그리고 김희정의 이런 욕심은 오랜만의 연기 복귀작인 '세가위'로 첫발을 내디뎠다.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10대 미혼모 자유 역을 맡은 그는 19일 방송된 '세가위'에서 출연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녹슬지 않은 연기력을 자랑했다.
- 미혼모 연기 쉽지 않은 도전이었는데?
"작품을 오래 쉬다 보니 어떤 역을 해야 할 지 고민이 많이 됐다. 그래서 연기자로 도전해보고 싶은 배역, 쉽지 않은 배역을 찾다가 '세가위' 자유 역을 고르게 됐다. 준비가 안 된 나이에 엄마가 된 상황이어서 예상치 못한 감정선을 표현해야 하는 데 욕심이 생겼다."

- 또 도전해 보고 싶은 배역이나 장르가 있다면?
"왠지 액션 장르에 도전하면 잘할 것 같아요. 아니면 꾸준히 공부해 온 음악에 대한 내용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얼마 전까지는 생각 없었는데 멜로 연기도 하고 싶어요. 덜 외로울 수도 있어서요(웃음). 또 춤, 노래에도 관심이 많아요. 연기랑 비슷하게 제 생각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거든요. 어릴 때부터 작사, 춤 공부하고 배우러 다니고 했죠. 하고 싶은 말들을 나중에 제 노래로 다 하고 싶어요.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삶에 대한 얘기들 같은 내용으로요."
-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영화 '멋진 하루'를 전도연 선배님과 촬영했는데 여러 가지 이미지를 소화할 수 있는 분이신 것 같았어요. 저도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하고 제 연기를 보시는 분들께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 연기를 보시고 "쟤는 뭘 좀 아는구나"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는 연기 잘하고 똑똑하고 깊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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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인터뷰] '원빈 조카' 김희정, "폭풍 성장? 연기로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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