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스타K'가 다섯 번째 시즌을 시작했다. 일반인에서 스타로 단숨에 도약할 수 있는 '로또'같은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에는 이번에도 전국에서 150만 명의 지원자가 몰려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다른 방송사들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빛을 보지 못하고 후퇴하는 것과 달리 다섯 번 째 시즌을 여는 '슈퍼스타K'에는 어떤 마력이 숨어 있는 것일까. <더팩트>은 취재기자가 직접 오디션에 참여해 그 속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 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비록 2차 오디션을 거쳐 3차 오디션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오디션을 치르는 과정과 현장 스케치, 이색적인 지원자들의 인터뷰를 취재하는 데는 성공했다. '슈퍼스타K 5'의 다양한 이야기를 3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주>
[ 이다원 기자] "꿈을 노래하라, 슈퍼스타K."
대한민국에서 꿈을 노래하려는 사람이 전국에서 150만 명을 넘어섰다. 땅덩이도 좁은 이 나라에서 노래 꽤나 한다는 사람은 왜 이리 많은지. 대체 어디에서 이 수많은 지원자가 쏟아져 나오는지 알 길 없지만, 아무튼 필자도 목청을 가다듬고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5(이하 슈스케5)'의 상금 5억 원을 향한 가시밭길에 들어섰다.
지난 3월 7일 첫 ARS 접수를 시작한 '슈스케5'는 결코 쉽게 문을 허락하지 않는 철옹성과 같다. 심사위원 얼굴이라도 보기 위해서는 일단 1차 예선 통과를 거쳐야 한다. 과정은 비교적 간단했다. 밴드로 지원했기 때문에 UCC나 전화 참가가 아닌 공연 동영상을 제출하면 된다. 공지사항을 숙지한 '돌직구' 기자는 <더팩트>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온 몸을 불사르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2년 전에 그만 둔 밴드 멤버들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슈스케5' 나가볼래?"
모두들 흔쾌히 수락했다. 평소의 인간 관리(?)가 제대로 먹힌 모양이다. 2년 만에 다시 마이크를 쥐었다. 마이크 전류가 온몸에 흘렀는지 심장이 쿵쾅거렸으나 취재 겸 도전은 설렜다. 지난 4월부터 진행된 '슈스케5' 도전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지난 5월 12일 서울 홍대 인근의 디딤홀에서 소규모 공연을 열었다. 동영상 촬영을 위한 것이었다. 곳곳에 소형 카메라를 설치하고 음원을 받기 위한 컴퓨터도 마련됐다. 무대에 올랐다. 카메라에 들어 온 빨간 불을 보니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떨렸다. 8년의 밴드 생활, 800여 회 넘는 공연 횟수에 2008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올해의 루키 선정, 2008 서태지컴백기념 ETP FEST 무대에도 오른 경험을 믿었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이 주는 '쫄깃한' 긴장감 때문에 제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로부터 4일 후,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동영상을 '슈스케5' 공식 사이트에 제출했다. 지원자 접수가 완료된 것이다. 그리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합격'이라는 공지와 함께 Mnet 측에서 2차 예선 참여 의사를 묻는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축하합니다. 1차 예선 합격하셨고요. 서울 지역 예선에 지원하셨지만 워낙 지원자가 몰린 까닭에 지역을 한 번 바꿀 기회를 드립니다. 다른 지방에서 2차 예선 볼 수 있게 돌려드릴까요?"
이상한 일이었다. 지역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니! 아니나다를까, 예전 시즌의 밴드 지원자들도 대부분 서울 출신이었지만 다른 지역에서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올라간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 준우승자 딕펑스도 서울을 근거지로 두고 함께 공연했던 친구들이었지만 광주 예선을 거쳤고, '악마의 편집'으로 논란이 된 '슈퍼스타K3'의 예리밴드 역시 서울 출신이었지만 대전에서 예선을 치렀다.
깊이 고심한 끝에 대전 2차 예선을 결정한 후 또 한 차례 동영상 촬영에 들어갔다. 2차 예선에는 어쿠스틱 공연으로 심사를 받기 때문에 실제 연주 실력이 담긴 동영상 1개를 함께 제출해야 했다. 어쿠스틱 버전으로 재편곡한 자작곡'룸메이트'와 가수 이선희의 '한바탕 웃음으로'를 오디션 곡으로 준비했다. 1차 합격 발표 후 2차 예선까지 1달여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예선 날짜는 눈 깜짝할 새 다가왔다. 1회 3시간의 합주가 일주일에 2~3회씩 이어졌다.
대망의 6월 22일, 아침 10시부터 줄을 길게 늘어선 지원자 대열에 합류했다. 어쿠스틱 기타와 드럼스틱, 간소한 장비들만 지참한 필자와 밴드 '스위밍피쉬'는 오랜 시간을 기다린 끝에 드럼과 키보드가 준비된 그룹용 부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어떻게 보냈는지 모를 10분의 짧은 오디션을 마치고 상기된 얼굴로 밖을 나섰다.
합격자에 한해 개별 연락을 준다는 방침 때문에 지역예선이 완료된 8일까지 2주를 기다렸지만 결과는 아쉽게도 탈락이었다. 기적? 필자에겐 없었다. 지역예선 장소인 대전을 오간 유류비와 합주비, 사진촬영비 등 이번 오디션을 위해 소요된 총비용이 대략 50만원이고, 준비 기간은 꼬박 1달을 넘겼지만 결과에 대한 후회는 없다. 오히려 기자 생활에 색다른 활력을 불어 넣어준 즐거운 경험이었다고나 할까.
4개월 간의 예선 대장정을 거친 '슈스케5'는 다음 달 9일 오후 11시에 첫 방송 된다. 이번 시즌에는 어떤 오디션 스타가 탄생될 것인가. 필자가 참여한 시즌5이기에 더 기대가 높다.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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