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일 기자] 승자의 미덕은 없었다. 추태만 남았을 뿐이다. 레알 마드리드 감독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 코치, 포르투갈 국가 대표팀 감독 등 굵직한 이력을 자랑하는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 대표팀 감독에게서 근엄한 분위기는 전혀 없었다. 끝까지 가시 돋친 한마디 한마디를 남겼다.
케이로스 감독은 1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최종전 한국과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이긴 뒤 몰상식한 행동을 보였다. 코치진과 한국 벤치로 다가와 '주먹 감자'를 날리는 승리 세리머니를 펼쳤다. 월드컵 모형을 들고서는 최강희 감독을 향해 자극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다. 한 나라 대표팀의 수장으로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곁에 있던 코치들도 마찬가지였다. 신홍기 코치와 김남일 등 한국 선수단이 발끈했으나 경호원들의 제지로 무마됐다.
이후 기자회견에선 더욱 꼴불견이었다. "실리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고 입을 뗀 그는 "한국의 약점을 노리고 골이 나온 뒤엔 수비에 힘을 썼다. 현명하게 경기를 했다. 공평한 결과"라며 이란의 우위를 에둘러 표현했다. 막바지엔 "한국도 훌륭한 경기를 했으며 한국과 이란 모두 본선 진출을 축하한다"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러나 경기장을 빠져나갈 무렵 한국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일부러 보라고 했다"며 도발 세리머니를 고의적으로 한 것을 실토했다. 경기 전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입은 최 감독 사진을 티셔츠에 프린팅 한 사진과 관련해서도 "전쟁 같이 진지한 분위기라 한 것"이라며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이날 케이로스 감독은 경기 내내 한국 공격의 흐름을 끊어 놓기 위해서 무리한 항의를 계속했다.

다른 무엇보다 경기 후 케이로스 감독의 도발적인 세리머니는 누구에게도 존중 받지 못할 행위였다. 대한축구협회는 경기 감독관과 대기심 모두 케이로스를 축으로 한 이란의 도발적인 세리머리를 목격한 만큼 FIFA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을 올릴 뜻을 밝혔다. 이란은 한국과 아시아 맹주 자리를 놓고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 왔다. 한쪽이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경기지만, 케이로스 감독의 비상식적인 행동은 승패를 떠나 라이벌이라 부르기에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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