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가연 기자] "'방자전'부터 '노리개'까지 연이은 노출연기는 독(毒)이다."
영화 '노리개'는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연예계 성(性)파문을 몰고 온 고 장자연 사건을 모티브로 했기 때문이다. 감독과 배우는 애초 고 장자연 사건을 염두에 뒀다고 하지 않았지만, 영화를 보고 그 사건을 떠올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노리개'는 한 신인 여배우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비극 앞에서 정의를 쫓는 기자와 신인 검사가 그의 부당한 죽음의 진실을 알리고자 거대 권력 집단과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신인 여배우 정지희(민지현)가 성 상납을 강요받고 자살을 하는 것으로 시작하며 맨땅 뉴스 열혈 기자 이장호(마동석)는 사건이 무언가를 담고 있는 것 같아 묻힌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그렸다.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희생된 여배우 정지희 역을 맡은 민지현이다. 그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성 상납이라는 일을 견디다 결국은 목숨을 버린다. 영화는 소재와 더불어 민지현의 과감한 정사 장면과 노출장면으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문제는 민지현이 이 영화에서 소화한 극 중 배역이 전작인 tvN '방자전' 속 향단이와 겹친다는 점이다. 두 작품 모두 노출 연기로 화제가 됐던 바, 포털사이트에 민지현의 이름을 검색하면 '민지현 노출' '노리개 민지현 노출' '노리개 노출 수위' '민지현 노리개 방자전'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한다. 두 작품 모두 여성의 신체를 성적으로 직접 묘사하기에 민지현과 노출연기라는 카테고리는 지울 수 없게 됐다.
물론 여배우의 노출 연기는 배우가 한층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은교' 김고은 '방자전' 조여정 '쌍화점' 송지효 등이 전작과 다른 모습으로 스크린에 등장해 많은 관객을 놀라게 하면서 뛰어난 연기력으로 '노출 논란'을 잠재웠다.

민지현 역시 이 부분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시사회 후 민지현은 "노출 수위가 높은 역이긴 했다. 전작으로 'TV 방자전'을 하지 않았다면 이번 역할을 결정하는데 어렵지 않았을 것 같다.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었고 생각보다 촬영할 때 스태프들이 배려를 많이 해줘서 힘들지 않게 촬영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영화 속에서 민지현의 연기는 두드러지지 않으니 문제다. 성 상납으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압박받은 신인 여배우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정지희 캐릭터에 이입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가학에 가까운 성행위 묘사는 신인 여배우의 아픔으로 다가오지 않아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감정 연기도 섬세하지 않다. 한 여자가 배우가 되고 여배우가 되면서 겪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표현하기엔 민지현의 연기력은 아직 여물지 않았다. 잔잔하면서도 격정적으로 감정 연기가 표현돼야 하지만, 민지현의 설익은 연기는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어려웠다.
어쨌든 민지현의 두 번의 과감한 연기로 자신의 연기 인생에 새로운 도전을 했다. 여배우의 노출 연기는 득보다는 실이 더 클 것 같다. 이를 감출 수 있고 더 큰 배우로 나아갈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결국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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