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팀] 회장님들이 고개 숙인 한 주였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계열사 임원이 비행기 내에서 난동 부린 사건에 대해 사과했고, 신동빈 롯데 회장은 법원에 출두해 선처를 호소했다. 특히 신 회장은 또다시 국외 출장 등을 이유로 첫 공판일에 이어 선고기일을 미뤘다. 이런 가운데 롯데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백화점의 직원이 백화점 건물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 배경을 둘러싸고 유족과 백화점이 충돌하고 있다.
◆ 포스코에너지 임원 승무원 폭행, 포스코 정준양 회장 사과
이번 주 초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이야기는 바로 포스코에너지의 임원은 비행기 내에서 여승무원을 폭행한 사건이다. 21일 오전 0시23분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기내에서 여승무원을 폭행한 포스코에너지 임원의 신상 정보와 함께 논란이 된 그의 행동 경위가 적힌 긴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 작성자에 따르면 임원은 지난 15일 인천공항에서 LA로 향하는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에서 ‘라면이 너무 짜고 불었다’, ‘면세품 구입이 불편하다’, ‘죽을 제공하라’ 등의 불만을 표시하고, 여승무원의 눈을 잡지 모서리로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인해 사건의 장본인은 보직해임된 이후 사직서를 제출해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온라인에는 ‘포스코 라면시장 진출’ 등 라면과 관련된 각종 패러디물이 속속 올라왔다.
이와 관련해 급기야 모회사인 포스코 정준양 회장이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23일 정준양 회장은 운영 회의와 신임 임원 특강에서 ‘여승무원 폭행’ 사건과 관련해 “포스코 이미지에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됐다. 나 자신이 먼저 깊이 반성한다. 또 임직원 모두 부끄러움을 느끼고 반성해야 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일의 재발 방지에 임직원 모두가 심기일전할 것을 당부했다.
정 회장은 “매년 신임 임원 간담회 때마다 ‘포스코 가족의 임원 자리는 군림하고 누리고, 사람을 부리는 자리가 아니다. 솔선수범하고 봉사하는 자리’라는 말을 수없이 강조해 왔다”며 “이번 기회에 한번 더 우리의 일하는 방식과 남을 배려하고 대하는 태도를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 앞으로 포스코 가족의 임원 승진에서도 남을 배려하고 솔선수범하는 것을 포함해 소통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 신세계 오너 남매, 국감 불출석 벌금형 총 2500만원
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유통재벌들의 법원 출두가 이어졌다. 신세계 그룹 정용진·유경 오너 남매는 연이어 높은 벌금형을 선고 받으며 나란히 불명예를 안게 됐고, ‘여전히 바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첫 공판에 이어 선고기일도 연기했다.
정 부회장과 정 부사장은 골목상권 침해와 노조설립 방해 등의 문제로 지난해 10월과 11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와 청문회의 증인으로 채택 된 후 정당한 사유 없이 세 차례나 출석을 거부해 국회 정무위회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했다. 이와 관련해 정용진 부회장은 법정 최고 벌금형 1500만원을 선고받았고, 정유경 부사장은 벌금형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신 회장은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공판에서 기존 500만원의 벌금을 구형받았다.
특히 이날 신 회장은 첫 공판일에 이어 선고기일도 미뤘다. 신 회장은 유통수장들 중 가장 먼저 재판에 회부됐지만 출장을 이유로 공판을 연기했다. 이 때문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선고기일까지 모두 마친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재판을 받았다.
이번 선고기일 지정에도 재판부는 신 회장의 선고기일을 2주 뒤인 8일로 잡았지만, 신 회장 측의 변호인단은 선고기일을 24일로 미뤄줄 것을 요청했다.
신 회장의 변호인 측은 “대통령의 미국 순방 일정을 함께하고, 그 외에도 국외 일정이 있어 일정을 미뤄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 롯데백화점 직원 투신자살, 엇갈린 진실
지난 21일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직원이 자신이 일하던 백화점 고층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죽음을 둘러싼 배경을 두고 유족과 백화점은 충돌하고 있다. 유족은 매출 압박에, 백화점은 사실무근이라고 맞서는 형국이다.
고인의 투신 자살과 관련해 단순 개인사가 아니라 백화점 직원의 매출 압박이 실질적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진위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족들이 고인이 평소 백화점 매니저에게 매출 압박을 심하게 받아 자살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백화점 타 브랜드 직원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직원 김모(47)씨가 백화점 7층에서 뛰어내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고인이 펜션 사업 등을 통한 개인적인 재정 사정으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인이 죽음 직전 동료, 매장관리자 등 30여명이 함께 대화하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대리님, 사람들 그만 괴롭히세요. 대표로 말씀드리고 힘들어서 저 떠납니다"라는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인의 자살을 둘러싼 배경에 대해 다시 조사 중이다.
유족 역시 고인의 죽음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26일 고인의 딸인 정모(22)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엄마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며 "너무 억울하고 슬프고 힘이 들어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다. 엄마가 일하던 백화점에 매니저가 새로 들어오면서부터 엄마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줬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백화점 타 브랜드 직원들은 유족과 다른 주장을 펼쳤다. 타 브랜드 매니저 김모(36)씨는 "고인의 매장이 백화점에 들어온 지 두 달 밖에 안됐고, 해당 매니저도 여기 온지 한 달 됐다. 이제 업무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 매니저 얼굴을 본 것도 20여일이 안되는데 백화점 매니저 때문에 자살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 함께 메시지를 받은 30여명이 이를 모두 매출 압박이라고 여기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관계자 역시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결과를 보고 있다"며 "고인의 죽음이 개인적인 일로 알고 있다. 백화점과 연관됐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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