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연 인턴기자] '봉중근처럼 류현진도 대타로?'
14일(이하 한국시각)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3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 실력을 뽐낸 '동산고 4번 타자 출신' 류현진(26·LA 다저스)의 대타 출전이 가능할까? 불가능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한국 투수 가운데 빅리그에서 대타로 출전한 사례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봉중근(33·LG 트윈스)이다. 봉중근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이던 2002년 9월30일 뉴욕 셰이스타디움에서 열린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인 뉴욕 메츠전에 대타로 깜짝 출장했다. 그는 이 경기에서 1-2로 뒤지던 5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타석에 들어섰으나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해 메이저리그 2경기 출전에 그친 봉중근은 데뷔전인 4월 24일 애리조나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실점의 부진한 투구로 패전 투수가 됐다. 이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던 그에게 5개월 만에 출장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맡겨진 임무는 투수가 아닌 타자였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벤트 성격이 짙었지만, 코치진이 봉중근의 뛰어난 방망이 솜씨를 알지 못했다면 이뤄질 수 없는 일이었다.
봉중근은 신일고등학교 시절인 1997년 캐나다 몽튼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5할의 높은 타율과 4경기 연속 홈런을 치며 왼손 거포로 눈길을 끌었다. 투수로도 좋은 경기 내용을 보이며 시속 140km대의 빠른 볼을 던지는 것을 눈여겨본 스카우트에 의해 타자가 아닌 투수로 1998년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2004년 신시내티 레즈를 거친 그는 더는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9년여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2007년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40·은퇴)도 대타로 출장한 이색 경험이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활약하던 2006년 6월30일 팀이 오클랜드와 연장 혈투에 접어들자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들어섰다. 브루스 보치 감독은 1명 남은 야수 대타 요원보다 3할6푼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던 박찬호를 더 믿었다. 하지만 봉중근과 마찬가지로 결과는 좋지 않았다. 상대 왼손 투수 론 플로레스의 3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류현진 역시 애리조나전에서 화끈한 방망이 실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봉중근과 박찬호처럼 크게 지고 있거나 연장 승부, 또는 팬서비스 차원에서 타석에 들어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타로 나오지 않더라도 내셔널리그팀 경기와 인터리그 홈경기에서는 '타자 류현진'의 활약을 계속 지켜볼 수 있다.
fun3503@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