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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세단, '자랑거리'→'골칫거리' 몰락





경기불황 및 고유가의 영향으로 국내 자동차 회사들의 대형차들의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에쿠스, K9, 알페온, SM7(왼쪽위부터 시계방향)
경기불황 및 고유가의 영향으로 국내 자동차 회사들의 대형차들의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에쿠스, K9, 알페온, SM7(왼쪽위부터 시계방향)

[ 서재근 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대형차, 이 중에서도 플래그십 세단의 명성이 예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치솟는 기름값은 물론, 자동차세와 수리비용 등 상대적으로 높은 유지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신차는 물론 중고차 시장에서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업체 4곳(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지엠)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9만9376대다. 각 사별 플래그십 세단의 판매량은 모두 2228대로 전체 내수 판매량의 약 3%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모델별 판매순위를 살펴봐도 각 사의 플래그십 세단은 상위 20위권 안에 단 한 모델도 포함되지 않았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국내 자동차 업계 1위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4만7489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 가운데 플래그십 세단인 '에쿠스'의 판매량은 전체 판매량의 약 2.34%인 1115대에 그쳤다. 1265대를 팔았던 전달 대비 11.9%가량 판매량이 감소했다.

기아자동차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5월 기아자동차에서 야심차게 출시한 플래그십 세단 'K9'은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단 510대가 팔렸다. 이는 전체 내수 판매량의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밖에 르노삼성의 'SM7', 한국지엠의 '알페온' 역시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500대에도 못 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형차 기피 현상'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중고차 전문기업 SK엔카에서 올해 1~2월 판매된 매물을 조사한 결과 상위 20위안에 대형모델은 현대자동차의 '뉴 그랜저XG'(2004년식)와 '럭셔리 그랜저'(2010년식) 단 2대뿐이었다. 플래그십 세단은 단 한대도 순위에 오르지 못했다.

이처럼 대형 세단이 자동차 시장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 데는 소형과 준중형 모델 대비 비싼 초기 구매비용과 높은 감가율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고차 감가율은 신차를 구매한 뒤 가격이 내리는 정도를 수치로 표시한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차량 가격의 하락폭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올해 2010년형 모델을 기준으로 차종별 평균 감가율을 살펴보면, 대형차는 42.77%로 경·소형(29.82%)이나 준중형(30.48%)은 물론 중형(32.91%)모델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SK엔카 관계자는 "주행거리가 짧은 신차급 중고차는 거래가 활발한 편이지만, 3000만원 이상의 중고 대형차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오히려 유지비에 부담을 느낀 운전자들이 대형차를 팔고 중고 중형차나 준중형차를 구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대형차는 다른 차종에 비해 신차가격이 높기 때문에 감가율이 높고, 판매 기간도 상대적으로 느리다"며 "특히, 최근과 같이 경기불황 및 고유가에는 소비자들이 대형차보다는 유지비가 적게 드는 경차나 준중형, 디젤차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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