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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폭행 논란' 최홍만 격정토로 "이젠 사람들 눈 마주치기도 겁나"

▲그동안 자신을 향한 무분별한 추측성 보도로 많은 상처을 받았던 최홍만은 어렵게인터뷰에 응했다. / 문병희 기자
▲그동안 자신을 향한 무분별한 추측성 보도로 많은 상처을 받았던 최홍만은 어렵게인터뷰에 응했다. / 문병희 기자

[더팩트 | 신원엽 기자] "이젠 다 못 믿겠어요. 인터뷰하기 싫습니다."

5일 오후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최홍만(31)의 목소리에는 강한 분노가 느껴졌다. 두 달 전 폭행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 개봉을 앞 둔 일본에서도 최홍만이 여자를 폭행했다는 소식이 급속도로 전해지며 겉잡을 수 없는 후폭풍을 맞았다. 이후 상대 여성과 작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 밝혀졌지만 얽힌 실타래처럼 그를 향한 비난의 시선은 꼬여만 갔다. 대중들은 "격투기에서 멀어지더니 이제 눈에 뵈는 것이 없다"며 그를 비난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최홍만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를 처음에 완곡히 거절한 것도 이제는 언론을 못 믿겠다며 자신을 죽였다 살렸다하는 세간의 시선에서 온전치 못했음을 호소했다.


오해의 틈바구니 속에서 그간 언론과 철저히 담을 쌓고 살았던 그를 만나기까지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최홍만은 이제야 왜 자신에게 호의적이냐며 원망조로 말을 했다. 하지만 왜곡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전하자는 취재진의 의도를 받아들였다.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5일 만난 그는 "내가 하는 말을 진중하게 옮겨 달라"며 가감 없는 답변을 하면서 세간의 시선을 뒤로 하고 그동안 자신이 짊어졌던 상처를 고스란히 꺼내 놨다.

- 폭행 논란으로 떠들썩했어요. 언론과 해명 인터뷰도 하지 않는 등 개인적인 고충이 많아 보였는데요.

제가 사람을 어떻게 때립니까. 그런데 기자 분들은 신나게 막 쓰시던데…. 그게 말이 되는 내용이에요? 상식적으로, 그 친구가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맞았다면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겠어요? 바로 진단서 끊고 고소해야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안 끊었죠? 말이 되냐고요. 기자 분들의 입장을 이해하기도 하지만 정말 심했어요. 누가 불구속 입건됐다고요? 당시 놀란 친척들의 전화를 많이 받았어요. 유치장에 있냐고 물어보시고.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아직도 제가 붙잡혀 들어간 줄 알아요.

-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듣고 싶은데요.

사람이 다가오니까, 밀친 것뿐이에요. 무슨 꿀밤을 때려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친구와 우리 주점에 왔어요. 그런데 합석했던 남성들이 도망을 갔었나 봐요. 화가 난 상태로 제게 오더니 시비를 걸더라고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어서 얼버무리며 대답을 했는데, 그 쪽 입장에서는 제가 성의 없게 대답했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결국 우리 부모님 욕까지 하더라고요. 바보가 아닌 이상 누가 가만히 있어요. 솔직히 욱했죠. 그래서 빨리 나가라고 밀쳤고, 그 친구들이 맞았다며 경찰에 신고한 거예요.

▲최홍만은 폭행 논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최홍만은 폭행 논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 사실 여부를 두고 맞대응 할 수도 있었는데 왜 합의로 끝냈나요?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죠. 그런데 그 일이 터졌을 때 제가 배우로 참여한 일본 영화 '괴물 군'이 개봉을 앞두고 있었어요. 제 폭행 논란 기사가 일본 포털사이트에 바로 뜨더라고요. 저 그래서 욕 엄청 먹었어요. 국내서 터진 잘못된 보도가 일본으로 흐르면서 '최홍만이 사람을 때렸다고?'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죠. 저를 짐승 보듯 하더라고요. 영화 일을 원만하게 진행해야 해서 빨리 합의를 하고 끝냈어요. 서로 없던 일로 하기로.

- 그런데 왜 일본에 가서 사과 기자회견을 한 건가요? 국내 팬들은 상당수가 의아했는데요.

아마 시사회 하루 전이었을 거예요. 영화 일로 일본에 갔었는데 바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제가 출연한 영화가 어린이 대상이기도 했고, 약 460개의 상영관에서 개봉할 정도로 규모가 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요. 영화에 저만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다른 출연진들에게 피해를 줄 수는 없었어요. 한국에서 사과를 안 한 이유는 국내에서 활동을 안 해서 그랬어요. 제가 지은 죄가 없기 때문에 굳이 자리를 만들어 사과할 필요 없다고 생각했죠.

- 이번 일을 미뤄봤을 때 평소에도 본인에게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있었나요?

학교 다닐 때부터 정말 많았어요. 90%가 어린 여자에요. '네가 최홍만이면 최홍만이지 어쩌라고. 네가 날 때릴 거야?'라는 식이에요. 알아듣지 못하는 욕들을 퍼부으면서요. 한번은 제 주점에서 카운터를 보고 있는데 20살 정도 되는 학생들이 계산 후 제 얼굴에 영수증을 딱 던지더라고요. 이건 정말 아니잖아요. 순간 정말 욱해서 같이 반말하면서 따졌는데 참아야죠 뭐 어떡해요. 이런 일들이 정말 많아요. 사귀자며 들이대는 여성들도 있죠.

▲주변의 지난친 관심과 예의에 어긋낫 행동으로 남몰래 아픔을 삼켰던 최홍만.
▲주변의 지난친 관심과 예의에 어긋낫 행동으로 남몰래 아픔을 삼켰던 최홍만.

- 그럴 때마다 어떻게 대응했나요?

솔직하게 느끼는 감정대로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반말로 저를 부르는 어린 학생들에게는 '내가 네 친구는 아니잖아. 너와 띠 동갑인데 반말하면 안 되지'라고 해요. 저와 악수한 뒤 친구들에게 돌아가서 제 손이 엄청 크다며 쌍욕을 퍼붓는 친구들도 많은데 그때는 따로 불러서 '욕하려면 내 귀에 안 들리 게 욕해'라고 따끔하게 충고하죠.

- '골리앗', '자이언트'라는 별명처럼 큰 체구로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도 이 정도로 외적인 고충을 겪고 사는 줄 모르는 팬들이 많았어요. 좀 더 빨리 공개적으로 말했었다면요?

마음의 상처야 말하려면 정말 끝이 없어요. 나중에는 제 성격이 변하더라고요. 원래는 혼자 끙끙대는 성격이었는데…. 대인기피증이 있지는 않아요. 그런데 길거리에서 사람들의 눈을 잘 안 봐요. 사람들의 눈이 무섭더라고요. 마주치면 무슨 말이 나올지 겁나요 이제. 눈이 마주치면 인사 정도는 하죠. 정말 시비만 안 걸면 좋겠어요. 솔직히 제가 주점을 시작한 이유 중에 하나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푸는 해방구가 필요해서에요. 제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저도 놀고 사람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 한국을 아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나요?

그런 건 없어요. 한국 사람인데 왜 떠나요. 물론 잠시 떠나고 있고 싶다고 생간 한 적은 있죠. 한국 사람들에게 치이기도 많이 치였으니까요. 저는 힘들 때면 제 미니홈피를 통해 팬들과 소통해요. 정말 즐거운 시간이죠. 언론과 인터뷰는 어떤 식으로든 과장돼는 게 싫어서 손에 꼽을 정도로 안했고요, 트위터는 마치 제 소식을 뿌리는 것 같아서 싫었어요. 미니홈피는 제 소식이 궁금한 사람만 찾아와서 보는 거잖아요. 저는 정말 남한테 피해 안 주면서 제가 하고 싶은 것은 하고 조용히 살고 싶어요. 그런데 요즘은 팬들의 짓궂은 행동들이 제게 관심이 없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물론 많이 속상하지만요.

<글 = 신원엽 기자, 사진 = 문병희 기자>

wannabe2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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