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재근 기자] 대형 건설사들의 아파트 광고에서 톱스타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건설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면서 톱스타들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아파트 텔레비전 광고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 아파트 광고? '톱스타'보다 '상품성'이 대세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아파트 텔레비전 광고는 국내 여배우들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질 만큼 건설사들이 광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은 상당했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사들의 아파트 광고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거액의 모델료를 지급해야 하는 톱스타 위주의 광고가 아닌 아파트 브랜드 자체의 상품성과 이미지를 강조하는 광고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로 4년 연속 전국 아파트 브랜드 순위 '톱3'에 이름을 올린 삼성물산(래미안)과 GS건설(자이), 대우건설(푸르지오) 역시 이 같은 변화에 동참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7년 동안 배우 이영애를 전속모델로 기용했던 GS건설은 '자이=이영애'라는 인식에서 탈피하고 '자이'라는 브랜드 자체를 부각하기 위해 2011년 이영애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모델 양윤영을 새 모델로 발탁했다.
이후 '메이드인 자이'를 슬로건으로 첨단기술과 감성이 조화된 브랜드를 강조하는 광고 콘셉트로 전향하며 모델이 아닌 아파트가 주인공인 광고를 내세우기 시작했다.
'푸르지오'를 론칭했던 2002년 이후 김남주, 김태희 등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을 전속모델로 기용해왔던 대우건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우건설은 전속모델 김태희와 계약을 종료한 이후 지난해 '제로라이프'를 슬로건으로 국내 대표 작가 2명의 작품을 광고에 활용했다. 이어 최근에는 전문 모델이 아닌 일반인들이 출연해 실용적이고 편안한 삶을 강조하는 콘셉트의 광고를 방영 중이다.
◆ 허리띠 졸라 맨 건설사 'TV 광고부터 줄이자'
톱스타 중심의 광고에서 브랜드 자체를 강조하는 것으로 아파트 광고 트렌드가 변화한 데는 무엇보다 건설사들의 마케팅 비용 절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미분양 주택의 증가와 신규 아파트 분양 축소 등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건설사들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마케팅 비용을 우선으로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몇 대형건설사들은 올해 텔레비전 광고 자체를 아예 내보내지 않을 계획이다.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현대건설은 자사의 대표 브랜드 '힐스테이트'의 텔레비전 광고 대신 신문 등 인쇄매체 광고만 할 예정이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브랜드 순위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삼성물산과 GS건설 역시 '래미안'과 자이의 텔레비전 광고를 하지 않을 예정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건설경기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면서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 상황이다"라면서 "올해 역시 부동산 경기 전망이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제일 먼저 줄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광고 매체 환경의 급격한 변화도 텔레비전 광고의 축소를 불러일으켰다"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이 새로운 (광고)창구로 떠오르면서 텔레비전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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