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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스마트폰… 휴대전화 '안 바꿀 수' 없는 세상




스마트폰 출시 주기가 짧아지며 소비자들의 휴대전화 교체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 팬텍 베가R3, 삼성전자 갤럭시S3, LG전자 옵티머스G(왼쪽부터)
스마트폰 출시 주기가 짧아지며 소비자들의 휴대전화 교체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 팬텍 베가R3, 삼성전자 갤럭시S3, LG전자 옵티머스G(왼쪽부터)

[ 황원영 기자] 스마트폰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며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에 2~3개월에 한 번씩 신제품이 출시되는 등 제품 출시 주기가 짧아지자 최신 제품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휴대전화 교체주기도 덩달아 짧아졌다.

최신 제품과 새로운 기능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휴대전화 교체 주기는 평균 2년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기술을 탑재한 휴대전화라도 1년만 지나면 구형이 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달 LG그룹의 역량이 집중된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 G'를 출시하고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옵티머스 G는 LG전자가 야심 차게 내놓은 최신 휴대폰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옵티머스 뷰'의 후속작인 '옵티머스 뷰2'가 함께 출시되며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옵티머스 뷰는 지난 2월 출시됐다. 치열한 마케팅을 펼친 지 얼마 되지 않아 새로운 휴대전화가 출시된 것이다.

출시 후 3개월 만에 300만대 판매를 돌파한 삼성전자의 '갤럭시S3'는 7월 9일 출시됐다. 갤럭시S3는 삼성전자 휴대전화 사상 최단 기간 최고 판매를 기록한 스마트폰이지만 중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고 있는 품목이기도 하다. 약 3개월 만에 구형으로 전락한 셈.

또한, 삼성전자는 갤럭시S3 출시 2개월 후에 '갤럭시 노트2'를 출시했다. 갤럭시S3를 구입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새 휴대전화를 구매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형 모델로 전락한 것이다.

몇 주 전 갤럭시S3를 구매한 소비자 송민호(32)씨는 "내가 느끼기엔 새 휴대전화 같지만, 남들이 보기엔 이미 구형"이라며 "온갖 광고와 이벤트로 소비자를 혹하게 해놓고는 이내 새 휴대폰을 출시해 다시 휴대폰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갤럭시S를 출시한 이후 약 3개월 간격으로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갤럭시S2가 지난해 9월에 출시됐으며 이어 갤럭시S2 HD LTE와 갤럭시 노트가 각각 10월과 11월에 출시됐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폰은 14개에 이른다.

갤럭시 노트2와 옵티머스 G, 팬택의 베가 R3 등은 각 회사의 명운을 좌우할 전략폰이라고 불리며 치열한 소비자 유치 경쟁을 펼쳤다. 이에 휴대폰을 교체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지난 8월 번호이동 건수는 129만4228건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번호이동 건수 집계를 시작한 뒤 네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통사 변동 없이 번호만 이동한 경우를 제외해도 113만280건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은 3개월 전인 지난 6월에도 갤럭시S3, 옵티머스LTE2, 베가레이서2를 각각 출시해 치열하게 경쟁한 바 있다. 제조사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보조금이 대량으로 지급되고 출시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스마트폰의 가격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소비자 이지은(27)씨는 "출시 가격도 믿지 못하겠다"며 "어차피 몇 개월 후에는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올 것이고 기존에 있었던 전략폰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의원은 국내 휴대전화 이용자 10명 중 7명이 보통 약정 주기인 2년 전에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2월 시장조사업체인 '레콘 애널리틱스'가 2010년을 기준으로 최근 4년간 주요 14개국 단말기 교체주기를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6.9개월로 비교 대상 국가 중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21.7개월)과 영국(22.4개월)에 이어 세 번째를 기록한 우리나라는 인도(93.6개월), 브라질(80.8개월), 핀란드(74.5개월)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휴대폰 교체주기가 선진국 및 일본과 비교해 3배 이상 짧다"며 "과거에는 휴대폰 사용주기가 2년을 넘었지만, 현재는 18개월에서 24개월 사이에 휴대폰을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정현(34)씨는 "기존에 갖고 있던 휴대폰을 판 돈이나 보조금으로 받은 돈으로 할부원금을 갚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할부원금을 지급하고서라도 신제품을 쓰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전병헌 의원은 "한국의 휴대전화 교체주기가 유독 짧다"며 "눈속임을 이용한 마케팅을 없애야 하며 외국처럼 단말기의 판매 구조를 개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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