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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탐사보도-응답하라, 미사리①] 쇠락한 라이브카페촌, 왜 몰락했나





저물고 있는 미사리 라이브 카페촌. 미사리에 즐비했던 라이브 카페들이 대부분 사라지고 음식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저물고 있는 미사리 라이브 카페촌. 미사리에 즐비했던 라이브 카페들이 대부분 사라지고 음식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심재걸 기자] 라이브 무대의 메카였던 미사리 카페촌이 사라졌다. 경기도 하남의 미사동에서 팔당대교로 들어서기까지 5km 넘게 줄지어있던 50~60개의 라이브 카페들이 썰물처럼 사라졌다. 한 때 '불륜의 온상'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불야성을 이뤘던 화려한 네온사인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현재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카페는 단 네 곳, 그 빈자리는 칼국수·감자탕 등 음식점들이 차지해 먹거리촌을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수들은 순식간에 무대를 잃었고, 카페 종사자들은 하나둘씩 다른 둥지를 찾아 미사리를 떠났다. <더팩트>은 그나마 카페촌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미사리 라이브 카페를 찾아 쇠락의 원인과 실상을 살펴봤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라이브 카페들도 손님의 발길이 끊겨 경영난을 겪고 있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라이브 카페들도 손님의 발길이 끊겨 경영난을 겪고 있다.

◆ 추억이 돼버린 미사리

미사리의 20년 터줏대감이었던 '엉클톰'은 다음 달 초 철거된다. 라이벌 카페였던 '아테네'가 폐업한 지 1년도 안 된 사이 생겨난 일이다. 미사리 카페촌의 상징이었던 두 곳이 사라지면서 이제 '로마', '열애', '쉘부르', '벤허' 등 네 곳만이 라이브 카페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도로를 점령했던 호객행위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27일 미사리 주변은 '카페촌'이었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새로 지은 아파트와 음식점들로 가득했다. 각광받았던 드라이브 코스 역시 주변 도로가 8차선으로 확장되면서 지형을 바꿨다. <더팩트>이 만난 40대의 한 주부는 "미사리는 도심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자연과 음악의 명소로 꼽혔는데 이제 그 명성은 추억이 돼버렸다"고 아쉬워했다.






미사동에 자리잡고 있는 라이브 카페들.한 때 50여곳이 몰려있던 카페촌은 현재 네 곳만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로마, 쉘부르, 벤허,열애./배정한 기자·네이버 지도 캡처
미사동에 자리잡고 있는 라이브 카페들.한 때 50여곳이 몰려있던 카페촌은 현재 네 곳만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로마, 쉘부르, 벤허,열애./배정한 기자·네이버 지도 캡처

◆ 왜 몰락했나

하남미사보금자리주택지구와 쇼핑몰 유니온스퀘어의 개발구역에 카페촌의 80%정도가 포함되면서 균열은 시작됐다. 일찌감치 보상을 받은 사람들은 하나둘씩 떠났고, 카페가 사라지면서 사람들의 발길은 끊어지기 시작했다. 남아있던 업주들이 토지 수용에 반대하며 버텼지만 이미 시들해진 카페촌의 인기는 폐업으로 이어졌다.

10년 가까이 라이브 카페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2007년부터 정부정책과 맞물려 개발바람이 불면서 가게들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며 "연예인들도 한 때 너도나도 달라붙어서 카페를 운영했지만 어느 정도 빼먹고 빠지면서 카페촌 자체가 사라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연의 경치와 음악이 어우러져 문화특구가 될 수 있었는데 행정기관이나 업주들의 의식이 부족해서 좋은 부락을 하나 잃었다"며 탄식했다.





어려운 경영에도 미사라 라이브카페에선 가수들의 공연이 계속되고 있다.
어려운 경영에도 미사라 라이브카페에선 가수들의 공연이 계속되고 있다.

◆ 신음하고 있는 무명 가수

부흥기에는 천정부지로 높은 가수들의 몸값이 문제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뒤바뀌었다. 특히 무명가수들은 생계를 걱정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1/10로 줄어든 무대의 기회는 주머니 사정까지 큰 영향을 끼쳤다. 그나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네 군데의 카페에서도 손님의 수가 예전같지 않아 가수들의 출연료를 대폭 낮췄다. 일자리도 줄고, 몸값까지 삭감되니 점점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20년째 라이브 카페의 무대에 서고 있는 한 가수는 "미사리에서만 잘 활동해도 남부럽지 않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에 두 곳 이상 자리가 나지 않으면서 기본적인 생활 유지가 힘든 경우가 많다. 기회가 줄어드니 먹고 살기 위해 동네 라이브 주점으로 빠져 생계를 유지하는 가수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shim@tf.co.kr
더팩트 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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