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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일본에 '글로컬' 전략 성공…"10억엔 정도면 공장 인수"





일본법인 '진로'에는 국내에선 판매하고 있지 않은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 이철영 기자
일본법인 '진로'에는 국내에선 판매하고 있지 않은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 이철영 기자

[도쿄=이철영 기자] 일본에서 이보다 잘 알려지고 성공한 기업이 있을까 싶다. 진로를 두고 하는 말이다. 1986년 도쿄에 사무실을 개설한 진로는 2012년 현재 일본에서 가장 잘 나가는 한국의 주류기업으로까지 성공했다.

하이트진로가 일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일본 문화와 일본 고객의 입맛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적절히 활용한 마케팅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글로컬(Glocal: Global+Local)전략이 일본에 통했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의 대형마트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일본 브랜드 진로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또 일본 현지인들도 하이트진로의 주류를 구입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일본 도쿄 고토구에 거주하는 미야케씨(34)는 “일본맥주는 향이 진하고 깊은 반면, 한국 맥주는 깔끔하고 상쾌한 맛이 특징인 것 같다”면서 “주변에서 깔끔한 맛의 한국맥주를 찾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소주는 증류주와 보리소주가 많은데 향이 진해서 같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제한적”이라면서 “하지만 한국의 진로소주는 맛과 향이 깔끔해서 거의 모든 음식과 조화를 잘 이뤄 주변사람들과 함께 즐겨 마신다”고 덧붙였다.


◆ '글로컬(Glocal: Global+Local)' 전략으로 일본시장 공략 강화

글로컬전략(Global+Local: 세계적인 동시에 지역화를 추구하는 것)이란, 한국에서 검증된 맛과 품질을 바탕으로 일본 문화와 일본 고객의 입맛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적절히 활용한 마케팅 방법을 말한다. 칵테일문화를 이용한 진로 소주, 일본 현지 상황과 트렌드를 고려한 제3맥주와 무알코올 맥주, 일본 여성고객의 입맛에 맞춘 진로 막걸리가 바로 그것.

하이트진로의 일본시장 성공비결은 글로컬전략으로 요약할 수 있다. 1988년 설립된 '진로(진로재팬에서 2012년 5월 사명변경)' 는 이미 일본에서는 주요 주류기업으로 정착했으며, 미국, 중국 등 전 세계시장에 꾸준히 진출하며 해외시장 확대를 위한 기반을 다져왔다.

특히 일본에서 진로는 1998년 단일품목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첫 한국 상품으로 기록된 이후, 최고의 소주브랜드로 자리매김 해오고 있다.

일본법인인 진로(주)의 2011년 매출액은 235억엔, 영업이익은 전년비 2배 증가한 11.9억엔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와 일본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진로(주)는 현재 일본 주류기업 내에서 당당히 9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외국계 기업중 TOP10에 들어간 것은 진로가 유일하다.

하이트진로는 일본 시장 제품군 확대를 위해 을류소주(증류식소주) 시장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시장에 특화돼 개발돼 2008년 출시된 '프리미엄 진로 오츠(Premium JINRO 乙)'는 지난해 일본시장에서 전년비 130.4% 증가율을 기록했다.

일본 주류시장에 돌풍을 불러오고 있는 진로 막걸리는, 2010년 3월 출시 초부터 남다른 성장세를 과시해왔다. 진로막걸리는 2010년 연간 목표량이었던 10만 상자(1상자=8.4L)를 불과 두 달 만에 초과 달성했으며, 출시 한 해 동안 70만 상자를 판매했다. 2011년에도 연간 목표량 120만 상자를 넘어 140만 상자를 달성했다.

또한, 하이트진로는 일본 고객들에 맞는 제3맥주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2010년부터 유통업체 카와쇼푸드사와 업무제휴 체결을 통해 제3맥주인 '프라임 드래프트'를 수출하며 판매를 확대해온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출시한 '더 하이트-진로 드래프트'를 통해 일본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진로의 제품(왼쪽 위)과 현지에서 방송되고 있는 광고(오른쪽 위). 일본인들은 소주와 탄산수(아래) 등을 섞어 마시는 문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진로의 제품(왼쪽 위)과 현지에서 방송되고 있는 광고(오른쪽 위). 일본인들은 소주와 탄산수(아래) 등을 섞어 마시는 문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올 3월에는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도 진출했다. 진로(주)를 통해 '비키(Bikky)'라는 자체 브랜드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그동안 발포주, 제3맥주를 주로 수출했던 하이트진로는 지난 7월부터 드라이타입의 맥주 ‘드라이비어(DRY BEER)‘를 출시함으로서 유럽, 미국산 맥주조차 진입이 어려웠던 일본 맥주 시장에 본격 도전중이다. 맥주 맛에 까다로운 일본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수차례의 시음회를 거친 끝에 깨끗하고 세련된 뒷맛의 맥주를 개발해냈다.

◆ 일본시장 수출실적 해마다 최대실적 갱신

하이트진로가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현지인들의 주류 문화를 정확히 공략했던 점이 주요했다. 일본의 주류 문화는 국내와 달리 약하게 마시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일본 도쿄 긴자에 위치한 일식집에서 만난 회사원 기미나미(48)씨는 "일본인들은 보통 소주에 물을 타서 묽게 만든 미주와리에 레몬을 섞어서 마시는 것을 많이 즐긴다"면서 "최근에는 소주에 녹차, 우롱차 등을 섞어 마시는 게 유행인데, 진로의 깔끔한 맛이 차 종류를 섞어 마실 때 가장 잘 어울린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소주가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서 "일본소주에 비해 한국소주가 약간 단 맛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넘김이 좋으며 맛이 깔끔하고 라이트해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는 소주로 알려져 있다"면서 "특히, 여성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일본인들에게 인기를 얻은 진로는 올해 상반기 일본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0.4% 증가한 5296만 달러를 기록해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주종별로는 맥주가 3018만 달러, 소주 1762만 달러, 막걸리 516만 달러를 수출했다. 특히 맥주 수출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지난해 상반기 2528만 달러에서 3018만 달러로 19.4% 대폭 상승하며 일본 수출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이트진로는 일본 현지 법인인 진로(주)를 통해 일본 현지의 기업들과 다양한 협업관계를 맺어 나감으로써 영업 네트워크를 강화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하이트진로 양인집 사장은 “일본인의 입맛과 디자인 감각에 맞춘 현지화 전략은 매년 꾸준한 매출증가로 이어져오고 있다. 진로는 일본에서 단일품목으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첫 한국 상품으로 기록됐다”며 “진로는 일본에서 만큼은 소주 회사가 아닌 종합주류업체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하이트진로는 일본 을류소주공장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안인 것은 분명하다.

이와 관련 양인집 사장은 “일본시장을 개척을 감안했을 때, 소주공장 인수는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그러나 이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 만약 소주공장을 인수하게 된다면 10억엔 정도의 규모가 가능할 것 같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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