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기계체조의 52년 숙원을 풀어준 양학선. 그의 금메달은 도마에 최적화된 몸, 도마에 강한 한국 기계체조의 전통, 대한체조협회의 금메달 프로젝트가 3위1체를 이뤄 얻어낸 결실이었다.
그는 공중에서 1080도 회전(양학선 기술)을 할 수 있는 몸을 타고 났다. 보통 체조 선수들의 체지방률은 7~8%. 양학선과 같은 런던 올림픽 대표팀의 A선수는 8.9%, B선수는 9.4%로 나타났는데 양학선은 4.1%. 몸이 가볍고 전체가 강한 근육으로 뭉쳐 있기 때문에 체공 높이와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근육의 좌우 밸런스도 좋아 비틀기를 하는데 특히 유리하다. 체육과학연구원의 분석 결과 구름판까지 25m 도움닫기를 할 때 순간 속도가 초속 7.83m로 보통 선수(평균 초속 6m)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도움닫기 속도가 빠를수록 추진력이 크다. 키가 작아 팔다리가 짧고, 뜀틀을 짚을 때 몸을 마치 다리미로 다린듯 빳빳하게 유지할 수 있다.
한국 기계체조는 남자 6개 종목 가운데 도마에서 가장 많은 올림픽 메달을 땄다. 첫 메달도 1988 서울올림픽 도마(박종훈)에서 나왔고 이후 이 종목에서만 3연속 올림픽 메달을 쏟아냈다.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유옥렬이 동메달을 따냈고 4년 뒤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여홍철이 역대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땄다. 기술과 전통은 런던까지 이어졌다. '양학선'은 여홍철의 '여2'에 반바퀴를 더돌아 완성한 것. 20년 전 애틀랜타에서 여홍철과 함께 금메달에 도전했던 조성동 코치는 런던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다시 맡아 재도전에 성공했다.
대한체조협회(회장 정동화)가 1억원의 금메달 포상금을 내건지 벌써 8년. 2004 아테네올림픽부터 주인을 찾지 못한 상금이 양학선의 품으로 돌아갔다. 체조협회는 지난해 7월 코리아컵고양국제대회를 개최하고 국제체조연맹(FIG) 기술위원회를 유치해 한국 체조의 위상을 끌어 올렸다. 무엇보다 양학선의 신기술을 인정받기 위해 유럽 심판들을 안방으로 불러 모았다. 양학선의 고난도 연기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만날 심판진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올 초 FIG 규정집에 최고 난도(7.4점) 연기 'YANG Hak Seon(양학선)'으로 등재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은희기자 eh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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