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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랑 "자살하려 약이랑 칼까지 샀지만…"





인터뷰 장소에서 책을 읽으며 기자를 기다리던 조하랑./ 배정한 기자
인터뷰 장소에서 책을 읽으며 기자를 기다리던 조하랑./ 배정한 기자

[ 오영경 기자] 조진주, 조민아, 조하랑. 지금껏 그녀를 거쳐온 이름들이다. 아역배우에서 걸그룹 쥬얼리 멤버로, 최근엔 다시 배우로 거듭난 조하랑(28)은 세 이름만큼이나 다채로운 매력의 소유자였다.

인터뷰 장소에 기자보다 먼저 도착한 그는 책을 읽고 있었다. 사실 처음엔 연출된 모습이 아닐까 살짝 의심도 했다. 하지만 한시간 넘게 마주한 조하랑은 정말 똑부러지고 부지런한 배우였다. 같은 여자가 봐도 본받고 싶을 만큼.





'친애하는 당신에게'에서 연기 변신을 시도한 조하랑.
'친애하는 당신에게'에서 연기 변신을 시도한 조하랑.

최근 조하랑은 JTBC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당신에게(극본 김지은, 연출 조현탁)'를 통해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쥬얼리 탈퇴 후 연극과 뮤지컬 등 무대배우로 활동하며 다양한 역할에 도전해온 그는 이번에도 모든 소문의 근원지로 불리는 패션 에디터 문제니 역을 맡아 개성 강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저는 제 모습의 일부를 보여드리는 것 뿐인데 보시는 분들은 기존의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와 반대라 재밌어 하시더라고요. '다른 사람 같다. 너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이 좋아요. 섹시한 연기든, 자폐아 연기든, 살인극의 범인이 됐든 그 모든 연기는 저에게서 출발을 해요. 책이나 사람들과의 만남 등을 통한 경험이 연기에서 묻어나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야무진 성격답게 조하랑은 완벽주의자였다. '대사를 완벽하게 외워갈 것 같은 이미지'라고 하자 "그것도 맞지만 작품 들어가기 전에 그 인물을 위해 굉장히 많은 걸 준비한다. '최소한 누가 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현장에 간다"고 했다.

"일단 작품에 캐스팅이 되면 스케치북을 하나 사요. 거기다가 인물의 이름, 나이, 직업, 성격, 가정환경, 생활패턴, 습관까지 모두 써내려가요. 심지어 생일을 임의로 정해 별자리에 따른 성격이나 특징까지도 기록해요. 첫 대사하기 전까지 인물의 역사를 쭉 쓰는거죠. 잡지를 보며 '이런 코디가 좋겠다'고 생각하는 화보를 오려붙이기도 하고요."





조하랑이 공개한 스케치북. 배역의 성격, 의상까지 직접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조하랑 제공
조하랑이 공개한 스케치북. 배역의 성격, 의상까지 직접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조하랑 제공

직접 스케치북을 볼 수 있느냐고 하자 선뜻 건네준다. 일일이 손으로 써내려간 정성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주연도 아닌 역할을 위해 이토록 철저하게 준비하는 배우를 지금껏 본 적이 없었다. 정말 부지런하다고 칭찬하자 원래 성격이 이렇다며 아무렇지 않은 듯 싱긋 웃는다.

"원래 부지런한 성격이에요. 엄마의 말을 빌자면 아주 어릴때부터 아이큐가 엄청 높았대요. 근데 저는 살면서 머리가 좋다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어요. 내가 마음을 놓을만큼 되려면 항상 남들의 세네배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살아오면서 공부랑 운동만큼 나를 배신하지 않는 것은 없더라고요. 방법이 잘못되지 않았다면요."





조하랑은 운동과 공부만큼 노력에 배신하지 않는 것은 없다며 웃었다.
조하랑은 운동과 공부만큼 노력에 배신하지 않는 것은 없다며 웃었다.

그는 "일도 사랑도 돈도 노력하는대로 맞춰지지 않는다"며 "내가 열심히 살면 따라오는게 더 많지 그걸 위해 살면 피폐해지더라"고 성숙한 말을 남겼다. 그래서일까. 배신하지 않는 운동과 공부에 조하랑은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 화제가 됐던 올A+ 학점과 복근은 거저 얻은 것이 아니었다.

"매일 새벽 알람 없이 5시 30분에서 6시 사이에 눈이 저절로 떠져요. 그럼 썬크림을 바르고 물을 마신 뒤 마스크, 바람막이를 착용하고 나가 여의도를 한 바퀴 돌아요. 파워워킹을 하는거죠. 집으로 돌아오면 스쿼트 세트를 3회 하고요. 그러다보니 저녁 10시만 되면 자요."

학점에 대한 오해도 있었다. 공연예술학부이다보니 높은 학점을 쉽게 얻은 것이 아니냐는 의심어린 시선을 받은 것. 이에 대해 그는 "전공 수업이 아니라 중국어 등 전부 교양수업이었다. 그리고 '공연예술학부라 공부 열심히 안한다'는 이야기 들을까봐 항상 제일 앞자리에 앉아 기를 쓰고 열심히 공부했다"고 했다.

이 정도면 '자기관리의 여왕'이라 부를 만 하다. 운동 외에 식단조절도 하느냐고 물으니 "어릴 때부터 웰빙, 뷰티에 관심이 많았다"며 "사람마다 몸이 다르기 때문에 좋은 것 중에서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전 요가 1급 자격증까지 땄지만 저혈압이라 핫요가는 안맞아요. 그리고 다이어트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게 진리인 건 하시죠? 샐러드에 드레싱 안하는 건 기본이고 라면은 4-5년 동안 안 먹은 것 같아요. 자기관리는 평생을 해야돼요. 그건 제가 배우가 아니라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조하랑은 "스튜디어스든 교사든 사회생활을 하며 사람들 앞에 서려면 나라는 브랜드가 당당해야 하는데 스스로 감추려고 하는 취약점이 있으면 그럴 수 없다. 내가 당당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평생 자기관리가 필요한 것"이라며 "단기간의 급박한 다이어트로 올해만 비키니를 입을 것인가, 아니면 매년 비키니를 입을 것인가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치 명강사의 강의 같은 조하랑의 이야기를 듣다 문득 궁금해졌다. 만약 살을 빼거나 찌워야 하는 작품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철저한 계획하에 살아가는 그녀에게 생활패턴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지만 의외의 답이 나왔다.

"당연히 해야죠. 작품을 위해 빼거나 찌우는 것도 배우에겐 관리죠. 나라는 상품이 예쁘게 진열 되어 있어야 찾는 관객이 많을 거라 생각해서 항상 관리를 하는 거예요. 그 관리의 일환에서 작품이 요한다면 찌울 수 있어요. '노출이 걸려요, 갑자기 찌워야 해서 못해요' 하면 그건 내 자리가 아닌 거예요. 내 작품이 아니거죠. 그걸 버릴수 있어야 관객들에게 진짜 드라마를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쥬얼리 시절 팀내에서 '청순미'를 담당하며 인기를 끌었던 조하랑.
쥬얼리 시절 팀내에서 '청순미'를 담당하며 인기를 끌었던 조하랑.

지금은 배우로 제2의 삶을 시작했지만 걸그룹 쥬얼리 멤버 시절 조하랑은 팀내에서 '청순미'를 담당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한시절을 풍미했던 걸그룹이었던 만큼 최근 한류열풍을 몰고 다니는 후배 걸그룹들을 지켜보는 심정도 남다를 것 같았다.

"요즘 걸그룹 후배들요? 정말 너무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뿌듯하고 대견하죠. 특히 소녀시대 수영이나 효연이 같은 경우는 SM에 있을 때부터 봐온 친구들이에요. 초등학생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자기와의 싸움이 길었겠어요. 힘들때면 처음에 이 일을 내가 얼마나 하고 싶었는지를 떠올렸으면 좋겠어요. 일단 그래도 지금 그때 꾸던 꿈을 이뤘고 사랑을 받고 있잖아요."

걸그룹 안에서의 경쟁이 실제로 있느냐고 묻자 조하랑은 "펄시스터즈때도 마찬가지였을 걸요?"라며 웃었다. 무대의상이나 자리배치 등을 두고 발생한다는 멤버들끼리의 갈등은 세월을 막론한 것이었나 보다.

"근데 그 시기가 지나면 알아요. 왜 내가 이 옷을 입고 왜 그 자리에 섰는지. 지나고 보면 그게 저에게 가장 어울렸거든요. 근데 그땐 상대방이 한게 예뻐보이죠. 그걸 내가 하면 어울리리란 보장이 없는데도 말이에요. 그래서 어르신들이 커보면 안다고 하시나봐요. 하하."





조하랑이 슬럼프 시절을 고백하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조하랑이 슬럼프 시절을 고백하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렇게 당당하고 매사에 열심인 그녀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쥬얼리 탈퇴를 앞두고 뒤늦게 찾아온 사춘기는 우울증을 동반했고 급기야 자살 충동까지 느끼게 했다.

"약이랑 칼까지 샀다더라는 이야기는 모두 사실이에요. 그런데 요즘 연예인들이 자살 충동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시잖아요. 대중들이 '나도 힘든데 나도 그럼?' 이렇게 생각하시고 따라할까봐 너무 조심스러워요. 지금은 나만의 상처 치유법과 내성이 생긴 것 같아요. 아이 같이 생각하고 맑게 살려고 노력하니 빨리 털고 내려놓을 수 있게 되더라고요."

나쁜 생각을 할 수도 있는 동료배우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겠다고 하니 조하랑은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가슴에 묻어뒀던 이야기를 털어놨다.

"사실 작년에 저랑 참 친했던 신인배우 언니가 자살을 했어요. 보고싶다는 그 말을 왜 그냥 넘겼는지 너무 후회가 돼요. 그일 이후 인터넷 1위에 사람 이름이 오르면 불안해요. 내 삶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 같아요. 나 자신만 봤을때도 남들을 백프로 의식하고 사랑만 받고 싶고싶었다면 방송일을 못했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좋아해줄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열심히 꾸준하게 한다면 언젠가는 알아봐 줄거라고 믿어요."

아역배우로 데뷔한 조하랑은 어느덧 연예계 생활 19년차 선배가 됐다. 그는 "처음 시작할 때 평생 하고 싶었다. 실제로 오래하고 있고"라며 웃었다.

"굉장히 어릴 때부터 남들 앞에서 웃음을 주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걸 좋아했어요. 아마도 큰 이변이 없는 한 죽기 전까지 할 것 같아요. 결혼 후에는 지금처럼 가열차게는 못하겠지만 지금은 한창 일할 나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하는 모든 일들은 제가 할 수 있는 최상의 것으로 내놓을 거예요. 그 모습을 믿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조하랑.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조하랑.





조하랑이 <더팩트> 독자에게 공개한 카카오톡 프로필. 남다른 자기애가 느껴지는 '나님짱'이라는 메시지와 어릴 적 사진이 눈에 띈다. 남동생과 함께 찍힌 사진 속 조하랑(오른쪽)은 뚜렷한 이목구비로 '자연산 모태미녀'임을 인증해주고 있다. / 조하랑 제공
조하랑이 <더팩트> 독자에게 공개한 카카오톡 프로필. 남다른 자기애가 느껴지는 '나님짱'이라는 메시지와 어릴 적 사진이 눈에 띈다. 남동생과 함께 찍힌 사진 속 조하랑(오른쪽)은 뚜렷한 이목구비로 '자연산 모태미녀'임을 인증해주고 있다. / 조하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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