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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마트서 백화점까지…편의제공 vs 폭리 '논란'





서울아산병원에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편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백화점에서 마트까지 입점해 있다.
서울아산병원에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편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백화점에서 마트까지 입점해 있다.

[이철영 기자] '병원인가, 쇼핑센터인가?'

백화점과 마트가 한 곳에 모두 있는 이 곳, 흡사 병원이 아닌 종합 쇼핑센터가 아닐까(?) 착각을 할 수도 있다. 바로 서울아산병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병원으로 국내 빅(Big) 5(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병원으로 손꼽히며, 가장 많은 병상과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의 1일 유동인구는 4만명에 가깝다. 입점한 상점들에게는 이보다 몫 좋은 자리가 없다. 이에따라 서울아산병원의 미니백화점을 방불케 하는 편의시설 입점을 놓고 '고객 편의'와 '독점 폭리'란 상반된 견해의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 편의시설 입점, 단순히 임대업 때문 아니다!

최근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법인인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지난해 1조5662억원의 매출을 기록, 빅5 병원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의료부대수익 등도 1200억원 수준으로 기록됐다. 사실 서울아산병원에는 기타 병원들과는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편의시설이 구비돼 있다. 빅5라 불리는 병원은 물론 기타 종합병원에도 커피 전문점, 편의점, 마트 등은 입점해 있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처럼 백화점이 입점한 병원은 찾기 힘들다.


현재 서울아산병원에는 커피 전문점은 물론, 은행, 백화점, 마트, 제과점, 갤러리, 아이스크림 전문점 등등 병원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이 가능하다. 물건을 사기 위해 더 이상 병원 밖으로 나가야 할 일이 없어진 것. 하지만 병원의 편의시설에 대해서는 '편의'와 '폭리' 두 가지 시각이 있다.

병원내 편의시설과 관련해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병원에 커피 전문점 등 편의시설이 생기면서 병원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었다”며 “일각에서는 병원이 부대사업, 임대업으로 돈을 버는 데에만 치중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임대업보다 환자들의 편의를 위한 비중이 더 강하다. 그리고 편의시설은 고객들의 니즈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긍정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 남은경 팀장은 “병원은 영리목적의 사업을 할 수 없지만, 사실 영리목적으로 임대업 등 부대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서울아산병원의 경우는 주변 상가들과 상당히 거리를 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병원에 많은 편의시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노조) 관계자는 “병원 내 반드시 필요한 편의시설도 있다. 즉, 편의시설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는 점이 있음을 인정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다른 병원들과 달리, 도시 한복판 외딴 섬이라 할 만하다. 주변으로 상가가 거의 없다보니,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먼거리를 이동해야만 가능한 상황. 따라서 병원 내부에 거의 모든 편의시설이 입점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관 지하1층엔, H마트와 현대백화점 멀티플라자, 베즐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등이 입점해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관 지하1층엔, H마트와 현대백화점 멀티플라자, 베즐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등이 입점해 있다.

그러나 서울아산병원의 신관 지하 1층에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현대 그린마트에서 운영하는 H마트가 있다. 이곳에서는 과일, 음료, 생활/가전 등 일반 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대부분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H마트 바로 옆에는 현재 현대백화점에 입점해있는 베이커리 '베즐리'가 있다. 베즐리 역시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현대 그린푸드의 브랜드이다. 베즐리를 지나면 현대백화점 멀티플라자가 자리하고 있어, 미니 현대핵화점처럼 여겨진다.

특히, 현대백화점 멀티플라자는 서울아산병원 개원과 함께 입점했으며, 규모는 100평정도이다. 현재는 병원 신관편의시설 재배치에 따라 보수가 한창이다. 멀티플라자에서는 토탈의류, 화장품, 란제리, 구두, 액서서리 등을 판매한다.


H마트가 영업을 종료한 밤 9시 이후에는 편의점 H24+에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H24+편의점 역시 현대 그린푸드의 브랜드이다. 결국, 서울아산병원에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선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 현대 그린푸드가 운영하고 있는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병원 신관 지하에 현대와 관련된 매장들이 입점한 것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현대이기 때문에 입점했다는 일부의 시선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현대’이기 때문에 입점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정서적으로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현재 현대는 다 분리됐다. 임대를 주더라도 병원에서 여러 가지로 관여하며,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은경 팀장은 “입점이 공개입찰인지 여부는 들여다 볼 필요가 있겠지만, 대기업들이 같은 회사 브랜드를 병원에 입점을 시키고 있다. 비단, 서울아산병원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대기업들이 이젠 병원 사업까지 연장해 상권을 넓히는 것은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서울아산병원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남은경 팀장은 “서울아산병원에 입점한 편의시설인 마트 등에서 파는 물건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다. 병원이 이를 통해서 환자나 가족들에게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본다. 시장상황과 달리 가격이 비싸다면 이는 폭리”라고 비판했다.


◆ 병원, 편의시설 입점 시대적 흐름…어쩔 수 없이 구매

실제 H마트의 과일가격과 시중의 대형마트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H마트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음을 알 수 있었다. H마트에서 판매중인 과일의 개당 가격은 사과 6500원, 배 7500원, 메론 1만2000원 이었다. 반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같은 원산지에 크기가 비슷한 과일의 개당 가격은 사과 4000원, 배 4000원, 메론 6980원으로 H마트보다 저렴했다.

병원에 입점해있는 베즐리의 빵 가격 역시 프랜차이즈 빵집보다 가격이 높았다. 베즐리의 초코칩 머핀이 개당 2000원이었던 것과 달리, 프랜차이즈 빵집은 두 개에 2200원이었다. 판매점별 가격을 단순하게 비교하는 것은 객관적이지 않을 수 있다. 유통과정이나 원산지 등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신관 지하 1층 H마트의 영업이 종료된 이후엔 현대 그린푸드에서 운영하고 있는 H24+ 편의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신관 지하 1층 H마트의 영업이 종료된 이후엔 현대 그린푸드에서 운영하고 있는 H24+ 편의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가격이 비싸다는 것과 관련,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사실 빵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 보다 1.5배 크다. 과일도 가장 신선하고 좋은 제품들이다.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가격 문제로 현대백화점과 병원 간 옥신각신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보건노조 관계자는 “병원에 굳이 백화점이나 마트 같은 상점이 필요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이런 시설들이 과연 환자 진료 목적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쾌적한 의료 환경과는 무관하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이용하기도 하지만, 인근 주민들이 이용해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에게 불편을 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병원계에서는 임대업과 같은 부대사업은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연구실장은 “병원에 편의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하나의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며 “병원들의 부대사업을 이데올로기로 바라보는 것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병원에서 진정한 One-Stop서비스를 실현한다고 보아야 한다. 병원들의 부대사업 이익은 전국 평균 5% 전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실장은 “부대사업 비중이 높은 것도 아니다. 그리고 병원의 적자부분을 부대사업 수익을 통해 메우고 있다. 다른 나라는 이미 병원의 울타리를 개방했다. 이제 병원도 서비스 융합 시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빅5 병원 관계자 역시 편의시설에 대한 부대사업을 문제시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시각을 보였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병원의 편의시설에 대한 부대사업은 환자 서비스 측면으로 보아야 한다. 만약 편의점을 폐지할 경우, 환자나 보호자들의 불편이 커질 것”이라며 “병원의 편의시설은 식당, 의료용품점, 커피 전문점 등이 대부분이다. 이런 편의시설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 번거로움을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따라서 편의시설 임대를 통해 임대료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서울아산병원의 현대백화점이나 마트는 직원들도 편의를 위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다”고 병원의 부대사업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병원계의 ‘환자편의’ 주장에 경실련이나 보건노조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남은경 팀장은 “병원에서 판매하는 제품이나 음식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은 결국, 임대료가 비싸다는 이야기”라며 “병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진정, 환자들의 편의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병원들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시스템은 환자나 보호자들이 병원에서 어쩔 수 없이 먹고, 어쩔 수 없이 구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노조 관계자는 “병원들의 부대사업이 자꾸만 문어발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이다. 조만간 숙박업까지 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병원들이 편의시설을 직영으로 한다면 세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편의시설을 늘리기 보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진정한 환자 편의를 생각한다면 보호자 없는 병원을 정책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낫다”고 요구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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