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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별, 세븐도 인정한 '두 개의 달' 대표작 됐으면 (인터뷰)





영화 '두 개의 달' 홍보차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한별./이새롬 기자
영화 '두 개의 달' 홍보차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한별./이새롬 기자

[김가연 기자] 꿈많은 10대 시절 '셀리브리티'였던 박한별(29)을 만났다. 그때봤던 박한별과 지금의 그녀의 다르지 않았다. 변한 것이 있다면 10년의 세월이 흘렀다는 것. '청순한 거리녀'의 박한별은 그대로였다.

연기자와 취재기자로 처음 대면을 했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은 아마도 비슷한 시기에 10대 소녀 시절을 같이 보낸 공통점 때문이리라. 당시 박한별은 패션 잡지에서 자주 볼 수 있던 또래의 '공주'였다. 요즘의 '스트리트 잇걸' 정도의 개념일까. 거리의 예쁜 여자 아이를 찾아 찍는 잡지 속 코너에 그는 마치 제 집인 양 매번 자연스럽게 있었다. 당시 안양예고에 재학 중이던 박한별은 긴 생머리에 잡티 하나 없는 흰 피부, 늘씬한 몸매로 '제 2의 전지현'으로 불리며 이름을 알렸다.

박한별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곳은 잡지뿐만 아니었다. 인터넷이 본격화되던 2000년대 초반, 그는 당시 유행하던 '5대 얼짱'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롯데리아걸'로 이름을 알리던 남상미, '1세대 얼짱스타' 구혜선과 함께였다. 그 중 가장 인기를 모으던 박한별은 '얼짱'의 대명사로 이미지를 굳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2003년 신인 여배우의 등용문으로 유명한 '여고괴담'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여우 계단'으로 연예계에 본격 데뷔했다.

'길거리 잇걸'이었던 박한별은 '얼짱'이 됐고, 그 '얼짱'은 충무로의 신선한 마스크로 연예 관계자들의 눈에 들었다. 이후 한해 한편씩, 영화와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했다. 하지만 딱히 대표작으로 내세울만 한 게 없는 것이 옥에 티다. 그래서 이번 영화 '두 개의 달(감독 김동빈)'에 임하는 자세는 조금 다른 듯했다. 비가 한바탕 쏟아질 것만 같이 우중충했던 7월 초, 서울 삼청동의 예쁜 카페에서 그녀를 직접 만나 배우 박한별, 인간 박한별에 대해서 들었다.






박한별은 '두 개의 달'에서 비밀을 간직한 소설가 소희 역을 맡았다.
박한별은 '두 개의 달'에서 비밀을 간직한 소설가 소희 역을 맡았다.

★"대표작, 주연배우, 세번째 공포영화에 대한 부담요? 글쎄요"

영화 '두 개의 달'은 낯선 집 지하실에서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난 세 남녀가 그 집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공포 영화다. 박한별 개인적으로는 데뷔작 '여우계단' 외에, '요가학원'에 이어 세 번째 공포 영화다. 다른 배우들은 하기 힘든 공포 영화를 그는 세 번이나 찍었다. 그것도 주인공으로. 이미지 고정화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까.

"사실 저는 그런 생각을 안 하는 편이예요(웃음). 단순하게 사는 편이라 '대표작이다, 세 번째 공포 영화다, 주연 배우다'라는 부담감은 전혀 없어요. 인터뷰하면서 그런 물음을 들을 때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배우란 어떤 작품에서나 당연히 부담감을 가지고 연기하죠. 이 작품만 특별하게 그런 것은 아니예요. 이미지 고정화요? 예전에는 한 가지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에 대해 걱정도 했는데, 나이가 좀 들고보니 공포 영화에 잘 어울리니까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감사한 일이라고 깨닫게 돼요."

지난 2일 언론시사회 후 박한별은 호평을 받고 있다. 예전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연기를 하고 있다는 평이 대다수다. 발음이나 발성, 대사 전달 등 부족한 부분은 있지만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관객들이 함께 두려움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캐릭터 표현은 적절하게 했다는 평가다. 영화의 반전 키를 가진 소희라는 인물이 석호(김지석)와 인정(박진주)과 잘 어울리면서 극의 재미를 높였다. 박한별은 지인들과 영화 관계자들의 호평에 기분이 썩 좋은 듯 가지런한 치아를 드러내며 웃었다.

"언론시사회 때 영화 완성본을 처음 봤는데, 사실 현장 반응이 별로 안 좋은 거예요. 별로 무서워 하시지도 않는 것 같고…(웃음). 그런데 VIP 시사회 때는 정말 반응이 좋았어요. 저는 저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으니, 어떤 장면이 좋았고, 잘했고, 못했다는 평가는 내릴 수 없는 것 같아요. '저 신에서는 저 테이크'를 썼구나 하는 정도예요. 현장 촬영 때 기억이 많이 생각나요. 가식인지 진심인지 주변에서 영화 끝나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삼삼오오 모여서 했다고 하니깐 기분이 정말 좋더라고요."





박한별이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만 날 야외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박한별이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만 날 야외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실제 영화를 보고 난 후 반응은 박한별이 말한 대로였다. 언론시사회 후에도 기자들은 영화의 스토리와 캐릭터간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바빴다. 소희의 진짜 직업과 소희의 생사 유무(스포일 때문에 밝힐 수 없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등에 대해 명확하지 않아 시사회 후 영화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결국 풀리지 않은 의문은 현장에서 박한별에게 물어봤다. 박한별은 "스포일 조심해 주세요"라고 당부하며 의문점을 풀어줬다. 그리고 혼자 배시시 웃길래 왜 웃느냐고 묻자, 자신과 감독님의 의도가 맞아 떨어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히죽거렸다.

"이 영화가 다른 영화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영화 후 많은 사람이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상상했던 모습은 제가 선생님처럼 풀리지 않는 영화의 의문점에 대해서 일일이 설명해 주는 것이에요. 오늘 보니 의도가 통했네요(웃음). 공포 영화는 다 같다는 편견을 버리고 '두 개의 달'을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특이한 공포'라고 입소문 내 주시면 더 감사하고요…(웃음)."





박한별이 시사후 호평에 영화를 만들 때 의도가 잘 나타난 것 같다며 좋아했다.
박한별이 시사후 호평에 영화를 만들 때 의도가 잘 나타난 것 같다며 좋아했다.

★ "조용한 대본 리딩 현장에서 '중얼중얼' 주문 외우기란…"

영화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몇 장면 있어 한 번 놓치면 따라가기 어렵다. 그래서 약 90분 간의 러닝타임 동안 시선을 뗄 수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과관계를 따질수록 점점 더 복잡해져 공포 영화가 추리 영화가 되고 만다. 박한별 스스로도 시나리오를 받고 굉장히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맞아요, 말씀하신대로 굉장히 어려운 영화였어요. 감독님께 카카오톡을 얼마나 많이 보냈는지…(웃음). 소희가 하는 행동이 전혀 이해가 가질 않는 거예요. 감독님을 정말 많이 따라다녔죠. 그러면서 이해가 된 부분이 많아요. 감독님 말씀도 원래 공포 영화는 동기 부여가 안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하시더라고요. 보셔서 알겠지만 마지막까지 놓치면 안되잖아요? 그래서 트위터에 홍보할 때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영화관에 남아계셔야 한다'고 홍보했어요(웃음)."

CG와 대역이 거의 없었다는 영화 속에서 그가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의외로 주문을 외우는 신을 꼽았다. 맞고 때리고, 도망치고 울부짖는 신이 아니라 이상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박한별이 웃음부터 터트렸다. 더 궁금했다.

"일단 입에 너무 안 붙었어요(웃음). 중얼중얼중얼 주문을 외우는 것인데 한국어인지 아랍어인지, 도통 알 수 없는 단어였죠. 그래도 촬영 할 때에는 괜찮았어요. 대본 리딩 때가 더 문제였죠. 아시잖아요, 정말 적막한 공간에서 대본만 보고 그 주문을 외워야 하는데…. 진짜 민망하고 막막해서 현장에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 장면이 가장 중요한 장면이기도 했고요. 자칫 잘못하면 유치해 질 수도 있으니까요."





박한별은 이번 영화에서 주문 외우는 신을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박한별은 이번 영화에서 주문 외우는 신을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박한별은 주문을 외우는 장면을 꼽았지만 기자는 영화 후반부, 연순(라미란)의 소름끼치는 공포 연기가 압도적으로 기억에 남았다. 공포 영화 속에 꼭 한 번은 들어가는 일명 '갑툭신(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신)'. 연순이 소희를 향해 어깨와 등을 이용해 뒤로 빠르게 다가오는 장면은 영화 '링'의 귀신이 텔레비젼에서 나오는 장면만큼 섬뜩했다.

"하하하, 그 장면 정말 무서웠죠? 그런데 아세요, 절대 CG처리하지 않고 실제로 라미란 선배께서 다 연기하셨어요. 어깨와 등이 정말 많이 아프셨을텐데…. 실제 촬영한 시각은 새벽 5시였어요. 이제 막 해가 뜨고 있을때 무서운 연기를 해야했는데(웃음). 그 장면은 NG도 없이 한 번에 갔던 기억이 나요. 라미란 선배 집중력이 대단하셨어요."





박한별이 <더팩트> 독자들을 위해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드는 포즈를 취했다.
박한별이 <더팩트> 독자들을 위해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드는 포즈를 취했다.

★ "골프 전도사 '세븐의 연인' 박한별"

박한별과 재밌는 수다를 이어가면서 그의 실제 성격이 궁금해졌다. 새침하고 도도하고 차가울 것만 같았지만 이야기할수록 박한별은 '4차원' 소녀에 가까웠다. 배우 박한별이 아닌 실제 박한별에 대해서 궁금해지는 시점이었다. 평소에는 무엇을 하고 지내느냐는 질문에 박한별은 쉼 없이 골프 이야기를 풀어놨다.

"평소에는 골프쳐요, 운동도 되고 체력도 좋아지고 정신건강에도 좋아요(웃음). 정신을 집중한채 한 5시간 정도 골프를 치고, 씻고 하루를 보내면 굉장히 상쾌한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제가 사람들을 모아놓고 골프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골프 전도사' 같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스크린 골프 뿐만 아니라 골프장도 자주 다녀요. 자연과 같이 있다보면 마음이 깨끗해지기도 하더라고요(웃음)."

기자에게 역시 골프를 전도하던 박한별에게 '공개 연인' 세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이댔다. 홍보사에서는 인터뷰에 앞서 '세븐 질문은 자제할 것'을 요구했지만,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을 받는 그와 이미 공개된 연인 세븐 이야기는 어려울 것이 없었다. 박한별도 아무렇지 않은 듯 통쾌하게 받아 넘겼다.

세븐은 지난 2일 진행된 '두 개의 달' VIP 시사회 참석했고, 자신의 트위터에 '재밌다'며 영화 평을 올렸다. 그는 "세븐 씨도 굉장히 재밌게 봤다고 하더라고요. 다 반응이 똑같았어요. '괜찮다는 반응' 이었죠. 괜찮다고 하는데 그래서? 이런 질문이 많았어요. 계속 이야기를 했어요"라고 간단하게 답했다.





박한별이 원피스를 입고 늘씬한 S라인을 뽐냈다.
박한별이 원피스를 입고 늘씬한 S라인을 뽐냈다.

★ "예쁜 옷 좋아하긴 하지만 어디 편한가요?"

박한별 이름 앞에 붙은 흔한 애칭 중 하나는 '세븐의 연인' 외에 '패셔니스타'라는 말도 있다. 큰 키와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 감각 넘치는 패션 감각까지 박한별은 공식석상의 패션뿐만 아니라 일상과 공항 패션 등도 화제가 된다. 하지만 박한별은 자신의 '센스'는 아니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8,9년 정도 됐으니깐 잘 통하는 것 같아요. 저에게 맞는 옷을 잘 주시는 것 같기도 하고…(웃음). 시사회 날 입은 시스루 의상도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예쁜 만큼 불편했어요. 옷이 고정돼야 하는데 어깨에 살이 없으니 고정이 안되고 자꾸 흘러 내려가는 것이에요. 한 순간도 긴장을 놓칠 수 없었죠. 양면 테이프를 다 붙이고 그랬죠. 걸어가는데 누가 나를 땡기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어요. 잠깐 방송 인터뷰 할때 중간에 옷을 갈아입었죠. 하지만 예쁘게 나온 것 같았어요."

그러면서 박한별은 자신의 패션 철학에 대해서 열을 올렸다. 실제로는 편한 스타일을 좋아한다는 그녀는, 간편한 운동화와 청바지를 즐기는 그런 연예인이었다.

"스타일리스트를 많이 믿어요. 시상식 의상 입을 때에도 배우들이 미리 고르는데, 그날 메이크업 다 할 때쯤 되면 의상을 주면 그냥 입는 경우가 많아요. 평소에는 트레이닝복을 즐겨입는 편이죠. 킬힐도 집에 정말 많은데 안 신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불편해서 못 신겠어요. 중요한 행사 빼고는 잘 안 입고 안 신어요(웃음)."





박한별이 <더팩트> 독자들을 위해 윙크를 하는 포즈를 취했다.
박한별이 <더팩트> 독자들을 위해 윙크를 하는 포즈를 취했다.

인터뷰를 거의 마칠 때쯤, 박한별은 "밥은 언제 먹느냐"며 현장 스태프들에게 눈을 흘겼다. 쉼없이 이어지는 인터뷰 때문에 간단한 요기조차 하지 못했다. "배고프면 예민해 지는데…"라고 귀엽게 말을 하던 박한별은 기자를 보고 "재밌었다"는 말을 남기고 다음 인터뷰로 향했다. 10년 동안 지켜봤던 '잡지 소녀'와의 유쾌한 만남은 그렇게 끝났다.

cream0901@tf.co.kr

더팩트 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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