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박설이 기자] 중국에서 강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혐의자는 풀어주고 '야동' 소지 혐의로 컴퓨터만 압수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중국 난팡두스바오 보도에 따르면 여자친구를 만나러 정저우(鄭州)시로 갔던 왕(王) 모 씨가 갑자기 들이닥친 사복 경찰에 체포됐다. 파출소로 끌려간 왕 씨는 10시간이 넘도록 갇혀있다 겨우 풀려났지만 가지고 있던 노트북 컴퓨터와 아이폰4S는 압수 당했다.
사건은 지난 29일 벌어졌다. 이날 낮 여자친구와 함께 정저우의 한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던 왕 씨는 갑자기 찾아온 경찰 3명에 붙잡혔다. 경찰은 강간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며 왕 씨를 차에 태워 파출소로 연행했다. 강간을 부인하고 있는 왕 씨는 언론을 통해 보름 전 이 호텔 객실에서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벌였던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왕 씨에 따르면 경찰은 "여자친구라도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으면 강간"이라며 강압 수사까지 벌였다는 주장이다. 강간 사건 조사를 벌이던 경찰은 왕 씨에게 노트북의 로그인 비밀번호를 묻고는 그의 컴퓨터도 조사했다. 10여 시간이 흐르고 경찰은 왕 씨를 석방했지만 컴퓨터에 음란 동영상이 있다는 이유로 노트북과 스마트폰 반환을 거부했다.
분노한 왕 씨는 이튿날 피씨방을 찾아 자신이 당한 일을 SNS에 게재했다. 그는 "경찰이 내 재산을 압수해 가면서 (이에 대한) 증명서조차 주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정저우시 공안의 한 관계자는 "강간 신고를 받고 출동했는데 여자친구인지 몰랐다"고 해명하며 휴대전화를 반환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담당 경찰을 통해 알아봐야겠지만 '민망한 사진'을 본 경찰이 휴대전화를 망가뜨린 것으로 안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 왕 씨에 따르면 그의 휴대전화 안에는 '민망한 사진'은커녕 여자친구의 사진조차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사건이 기사화되자 경찰은 또 다시 네티즌의 조롱거리가 됐다. 관련 기사에 네티즌들은 "남자들을 다 잡아들일 생각인가" "강간 사건이라더니 용의자는 풀어주고 컴퓨터는 빼앗고, 신기한 법이네" "경찰은 컴퓨터 살 필요 없겠다. 압수하면 되니까" 등 댓글로 경찰을 비난했다.
반대로 "혐의를 덮으려는 글쓴이의 조작이 의심된다" "자신에게만 유리하게 글을 써 강간 사실을 감추려 하는 것 아닐까" "경찰의 행동이 너무 비상식적이라 믿음이 안 간다" "제대로 된 조사가 필요하다" 등 사건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한편 지난 6월 중순에도 지린(吉林)성에서 한 남성이 개인 PC에 음란 동영상 90여편을 소장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연행돼 15일 구류 및 3천위안(약 55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진 사건이 벌어져 과잉 처벌 논란이 인 바 있다.
fsunda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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