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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12] '감동 그 자체' 축구팬 밤잠 설치게 한 순간 BEST 7





 스페인 선수들이 이탈리아를 꺾고 유로 2012 정상에 오른 뒤 기뻐하고 있다. / BBC 캡처
스페인 선수들이 이탈리아를 꺾고 유로 2012 정상에 오른 뒤 기뻐하고 있다. / BBC 캡처

[유성현 기자] '유럽의 월드컵' 유로 2012가 24일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유럽축구의 변방에 속하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월드컵에 버금가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와 유럽을 대표하는 강호들의 짜릿한 명승부가 연일 이어지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무적함대' 스페인은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사상 첫 메이저 대회 3연속 제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지구 반대편에서 전해지는 뜨거운 축구 열기에 많은 국내 축구팬들도 불타는 밤을 지새며 뜬 눈으로 아침을 맞았다. 새벽을 수놓은 세계 최고 선수들의 환상적인 활약과 순간에 열광하고 또 환호했다. <더팩트>은 지난 3주 동안 쉼 없이 달려왔던 유로 2012를 돌아보며 수많은 축구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화제 BEST 7'을 꼽았다.

◆ '스페인 제로톱 vs 이탈리아 스리백' 파격 전술 명승부

대회 셋째 날 열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조별리그 첫 번째 경기는 유로 2012 최고의 명승부로 꼽힌다. 스페인은 전문 골잡이가 없는 파격적인 '제로톱'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고, 이탈리아는 최근 축구계에서 뒷전으로 밀린 스리백 수비진으로 맞서 싸웠다. '무적함대' 스페인의 우세가 예상됐던 분위기는 이탈리아의 예상 밖 선전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탈리아 프란델리 감독은 후반 중반 교체 투입한 디 나탈레가 선제골을 터뜨리는 신기의 용병술을 뽐냈고, 스페인의 델 보스케 감독은 제로톱의 핵심 역할을 맡은 '가짜 공격수'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동점골로 3분 만에 응수했다. 전술 운용의 정점을 보여준 이 경기는 90분 내내 숨 막히는 접전을 이어간 끝에 1-1로 비겼다. 대회 초반 열기를 한층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두 팀은 결국 결승 무대에서 다시 만나 숙명의 재대결을 치렀다.





 우크라이나의 축구영웅 셰브첸코는 스웨덴전에서 머리로만 두 골을 터뜨려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 / UEFA.com 캡처
우크라이나의 축구영웅 셰브첸코는 스웨덴전에서 머리로만 두 골을 터뜨려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 / UEFA.com 캡처

◆ '영웅의 귀환' 셰브첸코의 마지막 불꽃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축구 명언이 그대로 입증된 경기도 있었다. 공동 개최국 우크라이나의 '축구 영웅' 셰브첸코는 조별리그 1차전 스웨덴과 경기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10분과 16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극적인 2-1 승리를 이끌었다. 우크라이나의 감격적인 유로 대회 첫 승전보였다. 2000년대 초반 '동유럽의 호나우두'라 불리던 셰브첸코는 노쇠화를 겪으며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사라져간 36세 노장 공격수였다. 하지만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빼어난 골 결정력과 순간 침투 능력으로 자국 팬들에게 역사적인 승리를 안겼다. 내심 16강 진출을 노리던 우크라이나는 조별리그 최종전 잉글랜드와 경기에서 득점을 인정받지 못하는 오심에 시달린 끝에 결국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희미해지던 불꽃을 다시 한 번 불태운 셰브첸코는 자신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를 아쉬움 속에서 마무리했다.

◆ '탈락 1순위' 그리스, 조 꼴찌의 8강 진출 대반전

대회 전까지만 해도 그리스는 A조 최약체로 꼽혔다. 이 같은 예상은 조별리그 2차전이 끝났을 때까지도 정확하게 들어맞는 듯 했다. 그리스는 폴란드와 체코를 맞아 1무1패로 조 최하위로 처진 상황이었고, 마지막 상대는 'A조 최강' 러시아였다. 그러나 '유로 2004 챔피언' 그리스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앞선 폴란드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해 '역적'으로 내몰렸던 카라구니스가 전반 47분 짜릿한 결승골을 터뜨리며 러시아전 영웅으로 거듭났다. 이날 1-0 승리로 러시아를 승자승 원칙으로 누르고 조 2위로 8강에 진출한 그리스는 '꼴찌의 반란'을 제대로 선보였다. 그리스의 돌풍은 8강에서 독일에 패하면서 끝이 났지만, 극심한 경제난으로 고통 받던 자국민들에게는 값을 매길 수 없는 찬란한 희망을 선사했다.





 네덜란드의 판 바르마이크 감독은 조별리그 3전 전패의 수모를 당한 끝에 대회 직후 자진 사퇴했다./  KBS N 스포츠 캡처
네덜란드의 판 바르마이크 감독은 조별리그 3전 전패의 수모를 당한 끝에 대회 직후 자진 사퇴했다./ KBS N 스포츠 캡처

◆ 죽음의 조, 네덜란드 전패 탈락 '수모'

독일, 네덜란드, 포르투갈이 한 조에 묶인 B조는 대회 전부터 '죽음의 조'라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에 빛나는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충격적인 조별예선 3전 전패로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것. 네덜란드가 역대 유로 대회 본선에서 승점 1조차 얻지 못하고 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파장은 더욱 컸다.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던 최악의 경기력이 도마 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일부 선수들과 감독 간 불화가 밝혀져 대회 직후 판 바르마이크 감독이 불명예 사퇴하는 망신까지 당했다. 국제 대회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올랐던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 만큼은 '썩은 오렌지'라 불리는 굴욕을 당한 채 쓸쓸히 짐을 싸고 말았다.

◆ '통제 불능' 발로텔리, 악마의 재능 대폭발

'축구계의 악동' 발로텔리는 이탈리아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약점 중 하나로 꼽혔다. 천부적인 기량을 가진 반면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기행 때문에 팀워크를 해칠 위험이 다분하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예상대로 발로텔리는 일부 관중들의 인종차별 발언에 시달리며 대회 초반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는 등 특유의 '악동 기질'을 보였다. 조별리그 최종전 아일랜드와 경기에서는 환상적인 쐐기골을 터뜨리고도 '돌발 행동'을 우려한 팀 동료에 의해 입을 틀어막히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발로텔리의 진가는 '우승 후보' 독일과 4강전에서 발휘됐다. 열세가 예상됐던 이탈리아는 혼자 2골을 몰아친 발로텔리의 맹활약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환상적인 마무리로 쐐기골을 터뜨린 발로텔리는 흥분을 못 이겨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지는 깜짝 세리머니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쇼맨십을 뽐내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마리오 발로텔리는 독일전 쐐기골을 터뜨린 뒤 유니폼 상의를 벗고 근육을 뽐내는 깜짝 세리머니로 화제를 모았다. / KBS N 스포츠 캡처
이탈리아의 마리오 발로텔리는 독일전 쐐기골을 터뜨린 뒤 유니폼 상의를 벗고 근육을 뽐내는 깜짝 세리머니로 화제를 모았다. / KBS N 스포츠 캡처

◆ 운명의 11m 승부차기 혈투…'파넨카 킥'에 울고 웃고

이번 대회 토너먼트의 '핫 키워드'는 단연 운명의 승부차기였다. 그중에서도 승부차기 판도를 확실하게 바꾸는 '파넨카 킥'이 핵심이었다. '파넨카 킥'은 유로 1976에서 체코슬로바키아의 전설로 불리는 안토닌 파넨카가 결승전서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로 나서 칩슛을 여유 있게 넣으면서 생긴 용어로, 30년을 훌쩍 넘긴 최근에 다시 한 번 크게 화제를 모았다. 시작은 이탈리아-잉글랜드의 8강전부터였다. 승부차기에서 1-2로 뒤지던 이탈리아는 3번째 키커 피를로가 공을 살짝 찍어 차는 칩슛으로 골망을 흔들면서 단숨에 분위기를 장악했다. 이후 잉글랜드는 심리적으로 흔들렸는지 3,4번째 키커가 모두 실축한 끝에 4강행 티켓을 이탈리아에 내줬다.

'파넨카 킥'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4강전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됐다. 2-2로 맞서던 스페인은 4번째 키커 라모스가 피를로의 슈팅과 유사한 '파넨카 킥'으로 득점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포르투갈은 다음 키커 알베스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린 반면, 스페인은 파브레가스의 발을 떠난 공이 골포스트를 맞고 골문 안으로 향하면서 극적으로 결승 진출을 이루게 됐다.

◆ 스페인, 사상 첫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 달성

조별리그에서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 끝에 1-1로 비긴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결승 무대에서 다시 한번 만났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결과가 일방적으로 갈렸다. 전반 초반부터 실바의 선제골로 앞서간 스페인은 이후 3골을 더 뽑아내며 4-0이라는 대승을 거뒀다. 유로 2008,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에 이어 사상 최초로 메이저리그 3개 대회 연속 제패라는 금자탑이 세워지는 순간이었다. 경기를 거듭하며 득점력이 눈에 띄게 줄어든 스페인은 강호 독일을 격파하고 기세를 올린 이탈리아와 쉽지 않은 맞대결이 예상됐지만, 예상 밖의 대승을 거두며 세계 최강 자리를 재확인했다. 스페인의 토레스는 이날 3호골을 터뜨려 고메스(독일), 발로텔리(이탈리아) 등과 득점 타이를 이뤘으나 출전 시간이 가장 적어 대회 득점왕을 차지하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yshal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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