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세희 기자] 롯데쇼핑과 롯데미도파의 합병 소식이 다시 한 번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롯데쇼핑이 롯데미도파 인수를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이전과 다른 답변을 했기 때문이다. 최근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까지 내림세를 보여 온 롯데미도파가 합병을 통해 새롭게 도약할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롯데쇼핑은 "운영효율성 및 경쟁력 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롯데미도파(주)와의 합병 관련 제반여건 등을 현재까지 지속해서 검토하고 있다. 향후 동 합병 사항과 관련한 구체적인 진행사항 또는 결정사항에 대해 6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힌 것과는 달라진 답변이다.
그동안 롯데쇼핑은 무분별한 문어발식 경영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백화점을 운영하는 롯데미도파는 2002년 롯데쇼핑 컨소시엄에 인수되며 롯데쇼핑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롯데미도파는 현재 롯데백화점 노원점과 영플라자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롯데백화점과의 사업 차별성이 거의 없다. 하지만 롯데쇼핑은 롯데미도파와의 합병을 미뤄왔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의 달라진 태도는, 지난 4월 상법 개정안 시행으로 인수 절차가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개정 상법 시행으로 주식매수청구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지분 가치가 10% 미만이면 소규모 합병에 해당해 주주총회 결의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합병할 수 있다. 롯데쇼핑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롯데미도파를 인수할 수 있게 된 것.
롯데쇼핑의 롯데미도파 인수는 꾸준히 점쳐져 왔지만 주식매수청구권 발생에 따른 부담으로 지연됐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ㆍ분할ㆍ영업양도 등 주총 특별결의사항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에 자기가 보유한 주식을 정당한 가격으로 매수해 줄 것을 청구하는 권리. 하지만 주주총회 결의가 생략되면서 롯데쇼핑은 주식매수청구권 비용 발생 부담에서 벗어났다.
일각에서는 합병이 진행되면 롯데미도파의 최근 하락세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미도파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970억9412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1022억5074만원에 비해 50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영업이익도 147억4962만원에서 전년 동기 156억9880만원으로, 당기순이익도 132억8882만원에서 132억7602만원으로 하락했다.
시장점유율도 낮아지고 있다. 서울 내에서 올해 1분기 백화점 매출이 3조2651억원인데 비해 롯데미도파의 점유율은 2.97에 그친다. 지난해 같은 기간 3.30에서 더 떨어진 수치다. 여기에 전국규모로 따졌을 때 전체 백화점 매출 6조9468억원에서 롯데미도파가 차지한 점유율은 1.40에 불과하다. 이 역시 전년 동기 1.55에서 하락했다.
하지만 롯데쇼핑과의 합병 소식으로 롯데미도파의 주식은 급등하고 있다. 롯데미도파는 4일 오전 합병 검토 공시를 했던 지난 1일보다 4.96% 상승한 1만4800원을 기록 중이다. 1일 롯데미도파는 1만41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이는 지난달 31일 1만3700원과 비교해 400원 오르며 합병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줬다.
이번 합병 소식과 관련해 롯데쇼핑은 말을 아끼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크게 달라진 사항은 없다. 6개월 후 공시를 통해서 다시 밝힐 예정"이라며 "상법 개정안 시행과 더불어 합병의 장·단점을 계속 고려하고 있다. 더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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