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남 기자] 국회의원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지원하는 보좌진. 최근 '돈봉투' 사건 등으로 보좌진들이 대거 연루되면서 보좌진들의 수난사가 계속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여전히 의원들과 손발을 맞춰 문제점 있는 법안을 발굴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일꾼 보좌진들이 많다. 의원들의 정책, 보도자료 작성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게 보좌진들이다. 특히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보좌진들은 여느 상임위 보좌진들보다도 바쁘다. 인사청문회 등 각종 특위 '0순위'이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이춘석 의원실의 강희정 보좌관은 여성 보좌진이자 법사위 소속으로 남성 의원을 모시는, 조금은 특별해 보이는 보좌진이다. 강 보좌관은 18대 국회에 처음 들어왔음에도 국회에서 가장 바쁜 상임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강 보좌관을 만나 짧은 4년간의 보좌진 생활과 남성 의원을 모시는 여성 보좌관으로서 애환을 들어봤다.
강 보좌관은 국회에 입문한 이후 4년동안 법사위에서 정치현안을 놓고 공방하는 일이 주업이었다. 현안이 터지면 바로 대응해야했다. 그는 "광우병, 구제역, FTA 등 현안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며 "다른 상임위보다 분노를 원색적으로 발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 보좌관의 또 다른 주업은 의원이 옳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보좌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의원에게 보좌진은 아랫사람이지만 보좌진에게 의원은 윗사람이다. 의원회관이 너무 좁은 공간에 위계가 분명한 질서라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많다"며 "권위적인 분위기에서 어떻게 창조적인 생각이 나오겠는가. 자발적 의지의 사람들이 수평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데 에너지를 쓴다"고 말했다. .
강 보좌관은 마흔살에 국회 입성한 '늦둥이 보좌관'이다. 당시만 해도 불혹의 나이에 국회에 들어온다는 자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이후 국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경험하고 싶은 욕구와 세상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강 보좌관은 4년간의 국회 보좌관 생활에 대해 단 한마디로 정의했다. "만족스럽다."
어려움도 많았다. 법사위 자체로도 일이 많은데다 이춘석 의원이 민주당 대변인까지 맡았을 때는 힘에 부쳤다고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하고 스스로를 더욱 담금질하려고 했다. 여기에 이 의원의 지원도 한몫했다. 그는 "이 의원은 보좌진을 동료로 인정하고 일을 확실하게 맡기는 스타일이다"며 "일을 잘못하면 변명의 여지없이 사정없이 깬다. 남자 의원을 모신다는 게 힘들기보다는 급한 성격 탓에 조금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강 보좌관은 보좌진으로서느 늦둥이지만 최근 보좌진 연루 각종 비리에 대해 따끔한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보좌진은 사노비가 아니다"며 "보좌진 역시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다는 점을 잊지 말고 일을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법사위에 있으면서 법안 한 줄이 얼마만큼 무섭고 무거운 줄 알았다. 우리의 삶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는 법이 하나라도 더 통과됐으면 했는데 아쉽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서둘러 사무실로 향했다.
[더팩트 정치팀 ptoday@tf.co.kr]
폴리피플들의 즐거운 정치뉴스 'P-TODAY'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