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미연 기자] 변양균 전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이 오랜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2007년 '신정아 사건'으로 구속된 이후 외부와의 접촉을 피해온 변 전 실장은 10일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을 출간하면서 서문과 후기에 "(신정아 사건은) 내 생애 유일한 시련이었으며 가장 큰 고비였다"고 밝혔다.
변 전 실장이 사건 이후 심경을 공개적으로 털어놓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과 내가 몸담았던 참여정부에 그토록 큰 치명타가 될 줄은 몰랐으며, 정치적 사건으로 그처럼 악용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는 변 전 실장은 "나의 불찰이고 뼈아픈 잘못"이었으며 "결과가 그리 참혹할 줄 몰랐다는 것이 더 큰 불찰이고 잘못이었다"고 토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미안함도 표현했다. '신정아 사건'이 불거진 이후 사표를 제출한 변 전 실장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제일 상처를 받을 사람이 부인이니 부인을 잘 위로해드리세요'라고 말했을 정도로 "마지막까지 따뜻이 품어 주셨다"면서 참회조차 못한 채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게 된 점에 안타까움을 얘기했다.
때문에 이번 책을 집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도 노 전 대통령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이야말로 국가 지도자로서 보기 드물게 경제 정책에 대한 수준과 철학과 지향이 원대하고 분명한 분이었다"고 말하는 변 전 실장은 "나는 그런 사실을 낱낱이 증언해야 할 책임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변 전 실장은 "법원에서 신정아 씨와 관련된 문제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은 사실을 강조하며 "사건이 나고 나서 꽤 오랜 기간, 사람을 만나는 일조차 두려웠다. 아내가 아니었다면 다시 일어서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재기의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변 전 실장은 이번 책 출간을 계기로 정책 블로그 '변양균.com'을 개설, 공식적인 활동에 나섰다.
<사진제공=서울신문>
[더팩트 정치팀 ptoda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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