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전남광주=조효근 기자]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에게 대출을 해주겠다며 고가의 휴대전화를 개통하도록 유도한 뒤, 이를 해외에 팔아넘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약 3년간 타인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는 1200여 대로, 시가 2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사기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30대 총책 A씨와 B씨, 휴대전화 개통업자 C씨 등 3명을 구속 송치하고 공범 27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2023년 8월부터 최근까지 전남광주시와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에 사무실과 휴대전화 판매점을 운영하며 대출 희망자 명의로 스마트폰을 개통한 뒤 해외 장물 유통조직에 처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일당은 인터넷 대출 광고 등을 통해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을 모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업자들로부터 대출 희망자의 인적 사항을 확보한 뒤 휴대전화를 개통하면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하는 방식이었다.
대출 희망자가 자신의 명의로 150만~200만 원 상당의 스마트폰을 개통하면 일당은 대출금 명목으로 80만~90만 원을 지급하고 기기를 넘겨받았다.
이렇게 확보한 스마트폰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장물 유통조직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파악한 개통 휴대전화는 모두 1226대로, 시가로 환산하면 약 23억 원에 달한다.
범행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전국 각지에서 콜센터 형태로 운영된 사무실과 관련 사업장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 가입·개통 신청서와 미개봉 스마트폰의 유심(USIM) 카드 등을 확보해 범행 구조와 가담자들을 확인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파악한 범죄수익 15억 5000만 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빙자해 휴대전화나 금융계좌를 넘겨받아 범행에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며 "소액의 현금을 받더라도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타인에게 넘기면 범죄에 연루되거나 처벌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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