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l 광양=김영신 기자] 광양시 영유아 발달 지원을 위한 조례안이 20일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됐다.
발달 지연을 조기에 발견하고 상담과 전문 기관 연계, 부모교육 등을 지원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취지였지만, 기존 육아종합지원센터 사업과 중복된다는 판단에 막혔다.
별도 조례 제정은 무산됐지만, 현행 지원체계가 영유아와 부모들의 요구를 충분히 충족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양시의회 총무위원회는 제351회 임시회에서 박정숙 의원이 발의한 '광양시 영유아 발달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심사한 뒤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부결 사유는 광양시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이미 추진 중인 사업과 상당 부분 중복돼 별도 조례 제정의 필요성과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박 의원은 지난 19일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조례안 발의 취지를 설명하며 영유아 발달 지연으로 걱정하는 부모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조례안 발의에 앞서 박 의원은 부모들을 만나 정책간담회를 마련, 경계성 장애에 놓인 사례와 사연들을 파악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정책간담회에서 부모들이 "우리 아이는 말이 조금 늦는데 괜찮을까요?",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까요?"라며 걱정하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상담을 받은 뒤에도 치료와 돌봄까지 지원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부모들의 바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례안은 영유아가 언어·인지·신체·의사소통·정서 등 발달 과정에서 어려움을 보일 경우 조기에 발견하고, 상담과 전문 기관 연계, 부모교육 등 필요한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을 뒀다.
박 의원은 "경계성 장애에 있는 아이를 둔 부모들은 자녀들의 상태를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부모들은 혼자 걱정하며 도움받을 곳을 찾는 이중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에게는 발달에 맞는 도움을 받을 기회를, 부모에게는 함께 의논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이번 조례안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조례안은 기존 사업과의 중복 문제가 제기되면서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박 의원은 21일 <더팩트>와 만나 "현장에서 부모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마음이 아팠고,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면서 이번 조례안을 준비했는데 중복된다는 이유로 부결이 되어서 아쉽다"며 "광양시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현재 2명이 특수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근무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 인력으로 대응이 가능한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현재 광양시 육아종합지원센터의 특수교사 자격증 소지자 2명 중 1명은 어린이집을 순회하며 상담을 담당하고, 다른 한 명은 보육교사와 학부모 상담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례안 통과를 기대한 부모들도 내심 실망하는 기색이다.

박 의원이 마련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부모는 "기존 사업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별도 지원체계의 필요성이 모두 해소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현재 지원하고 있는 대상과 업무 범위, 상담 실적, 대기 수요 등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광양시 육아종합지원센터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센터로 방문하는 아이들은 1주일에 3~4명 정도라 1명의 교사가 감당할 수는 있다"면서도 "어린이집에서 필요로 하는 검사나 상담은 어려운 경우가 있다. 1명의 아이를 검사하기 위해서는 전체 아이를 다 검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이의 발달지연이 의심되지만 부모가 정보 부족으로 겪는 어려움이 아이를 전문적인 판단과 돌봄과 치료로 이어지기 어려운 경우가 없는지, 만일 있다면 이를 보완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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