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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기 사건' 부실수사 재판서 케이블타이 증거 인식 놓고 공방
검사, 영상 삭제 지시·수사보고서 누락 경위 추궁
변호인 "심리적 압박에 기억 왜곡"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는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A경감이 지난 7월 8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는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A경감이 지난 7월 8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전남광주=조효근 기자] '장윤기 사건' 부실수사 의혹으로 기소된 경찰관들의 재판에서 피고인의 차량에서 발견된 케이블타이를 당시 수사팀이 범행 관련 증거로 인식했는지를 두고 검사와 변호인 측이 공방을 벌였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2단독 이승연 부장판사는 14일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방조, 증거은닉방조,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광주 광산경찰서 강력팀장 박모(57) 경감과 팀원 김모(41) 경사의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수사팀원 김모 순경은 지난 5월 장윤기의 차량을 긴급수색할 당시 현장 영상 촬영과 수사보고서 작성을 담당했다.

재판에서는 차량에서 발견된 길이 약 40㎝의 케이블타이를 수사팀이 어떻게 판단했는지, 관련 내용이 수사보고서에서 누락된 이유가 무엇인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순경은 박 경감의 지시로 업무용 컴퓨터에 저장된 차량 수색 영상을 두 차례 삭제했다고 증언했다. 이후 상급자의 연락을 받고 내부 메신저 기록 등을 통해 해당 영상을 다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영상에는 박 경감이 차량 조수석에서 포장된 케이블타이 묶음을 다루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는 김 순경이 앞선 경찰 조사에서 박 경감이 케이블타이를 발견하고도 이를 못 본 것으로 하자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진술한 점을 제시하며 법정에서 당시 상황에 대한 기억이 달라진 이유를 추궁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김 순경이 수사 과정에서 심리적 압박과 피로를 겪으면서 기억이 왜곡됐을 가능성을 주장했다.

또 장윤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재판부가 밀봉된 케이블타이를 범행 도구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제시하며 당시 경찰관들이 이를 중요 증거로 판단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강조했다.

김 순경 역시 당시에는 케이블타이를 중요한 증거물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부실수사 논란이 커지고 수사팀장이 긴급체포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김 순경은 기존 수사와 재판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소형 케이블타이의 존재도 언급했다. 다만, 이를 대형 케이블타이와 혼동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당시 현장 상황에 대한 기억의 정확성도 도마에 올랐다.

재판부는 김 순경의 경찰 경력과 현장 감식 경험 등을 확인했다. 김 순경은 수사 부서에서 약 18개월 근무했으며 차량 감식 경험은 이번 사건을 포함해 두 차례였다고 답했다.

장윤기 사건의 부실수사 의혹은 경찰이 여고생 살해 사건을 일반 살인 혐의로 송치한 뒤 공소청이 보완수사를 통해 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하면서 불거졌다.

공소청은 사건을 분리 수사하도록 지휘한 박성주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등 전현직 경찰 간부 4명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오후 다음 공판을 열고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의 아버지와 당시 수사에 참여한 다른 경찰관 등을 상대로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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