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대전=선치영 기자] 대전역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이 7년째 미뤄지는 사이 총사업비가 2.4배(4344억 원)로 불어나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늘어난 손실을 공공임대주택 246호를 줄여 메운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 발표된 영등포역 쪽방촌 사업이 올해 착공에 들어가는 것과 달리, 대전역 쪽방촌 사업의 착공은 2030년에야 가능하다.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갑, 국토교통위원회)이 12일 LH와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4월 발표된 대전역 쪽방촌 공공주택 사업은 당초 2022년 6월 착공해 2026년 12월 준공할 계획이었지만 지금은 2030년 1월 착공, 2033년 3월 준공으로 7년이나 지연됐다.
반면, 영등포역 쪽방촌 사업은 보상을 96% 마치고 오는 12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지연 사유를 두고는 두 기관의 설명도 엇갈린다. 국토부는 주택 시세 하락과 공사비 상승에 따른 사업성 부족을, LH는 보상을 요구한 일부 주민의 기본조사 저지를 각각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주민 찬성률은 2022년 27%에서 올해 52%로 높아졌고 반대 주민도 50명 안팎에 그쳐, 사업 지연의 책임을 주민에게 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사업이 미뤄지는 사이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총사업비는 2021년 지구계획 당시 1842억 원에서 4344억 원으로 2.4배가 됐고 사업손실도 120억 원에서 359억 원으로 늘었다.
그러자 LH는 지난 8월 국토부와 지구계획 변경 협의를 마치면서 공공임대를 420호에서 174호로 줄이고(임대 비율 50%→37%), 공공분양을 350호에서 422호로 늘렸다. 불어난 손실을 결국 임대주택을 깎아 메운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전 쪽방 주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쪽방 주민 322명 가운데 절반인 160명이 70대 이상으로 발표 당시 70대였던 주민이 준공 때는 80대가 된다. 그런데 사업이 미뤄진 7년 동안 주민에게 집행된 이주비·주거비 지원 예산은 한 푼도 없었고 화재·폭염 등에 따른 건강 피해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주 대책도 부실하다. 오는 12월 보상에 착수해 2027년 2월부터 수용 절차가 시작되면 주민들은 집을 비워야 하지만 입주가 가능한 준공 시점은 2033년으로 6년의 공백이 생긴다.
마련된 대책은 LH 매입임대 30호와 대전시 임시숙박시설, 가구당 이사비 40만 원이 전부여서 LH가 파악한 쪽방 주민 101명 가운데 71명은 임시숙박시설로 가야 하는 실정이다. 기관이 파악한 쪽방촌 주민 수조차 국토부 82명, LH 101명, 대전 동구 322명으로 제각각이다.
장종태 의원은 "이 사업은 쪽방촌을 정비해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돕자는 사업"이라며 "7년을 미뤄 놓고 늘어난 손실을 임대주택을 깎아 메운다면 남는 것은 대전역 앞 분양 아파트뿐이고 쪽방촌 정비는 분양 사업으로 변질되고 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이어 "LH는 국토부에 재정 지원을 요청해 임대 246호 삭감을 다시 검토하고 2027년 수용 전까지 쪽방 주민 전원의 거처를 책임지고 마련해야 한다"며 "주민들이 7년을 기다렸고 미룰수록 사업비만 늘어나는 만큼, 2030년 착공은 더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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