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전문학 대전시 서구청장이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중앙정부의 재정 운용 방식과 지방정부 재정지원 체계의 개선을 요구했다.
중앙정부가 운용하는 미래기금을 지방정부로 이양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한편,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700억 원을 추가로 줄여야 할 정도로 어려운 구 재정 상황도 공개했다.
전 청장은 7일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미래기금은 지방정부로 빨리 이양하는 것이 맞다"며 "실제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행정을 하는 곳은 가장 바닥에 있는 기초정부"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정부가 약 150조 원 규모의 미래기금을 운용하면서 재정의 효율적 활용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 생활과 밀접한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지방정부에도 재원이 적기에 배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역자치단체를 거쳐 기초자치단체로 예산이 전달되는 구조에서는 현장 행정의 수요가 충분히 반영되기 어렵다는 취지다.
전 청장은 "중앙정부가 사업을 추진하고 그 재원이 지방으로 내려올 것이라고 하지만, 현실을 가장 잘 아는 곳은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지방정부"라며 "미래기금을 지방정부로 빨리 이양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지방정부의 재정 구조 자체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 청장은 대전시와 자치구 간 세입 배분 구조를 언급하며 자치구가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국·시비 매칭 사업과 복지 지출, 인건비 등 법정 경비에 예산이 상당 부분 투입되는 상황에서 자체 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각 부서가 제출한 예산안을 검토한 결과, 추가로 700억 원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자체 세입 증가세는 둔화하는 반면 국·시비 보조사업과 인건비 등 지출 부담은 커지고 있어 재정 운용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 청장은 대전시의 자치구 조정교부금 배분 방식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서구는 인구가 50만 명에 육박하지만, 최근 3분기 조정교부금이 다른 자치구와 동일하게 배분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인구 규모 등 지역 여건을 고려한 재정 배분 필요성을 제기했다.
◇ 기존 사업 재검토…국·시비 확보와 자체 재원 확충 병행
서구는 재정난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민생과 안전 등 주민 생활에 밀접한 분야에 재원을 우선 배분할 계획이다.
대규모 투자사업은 재정 여건과 시급성, 주민 체감도를 고려해 사업 규모와 추진 시기를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임 구정에서 추진해 온 사업을 일괄적으로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다비 체육관과 개정동 수영장, 변동·관저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등 이미 추진 중이거나 계획된 사업은 이행하되 재정 여건에 따라 사업 규모와 시기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 청장은 "전임 청장이 약속했던 사업들은 이행할 것"이라며 "다만 규모와 시기는 재정 여건에 따라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시급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이 어렵다"며 불요불급한 사업을 조정하고 필요한 곳에 재원을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국·시비 확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전 청장은 지역 국회의원들과 협력하고 중앙정부와 대전시의 공모사업을 활용해 필요한 사업비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기초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재원에 한계가 있는 만큼 외부 재원 확보가 현실적인 대응책이라는 판단이다.
자체 재원 확충 방안으로는 고향사랑기부금 확대를 제시했다.
전 청장은 서구의 고향사랑기부금 실적이 지난 4년간 총 4억3000만 원에 그쳤다고 언급하며 올해 모금 목표를 10억 원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임기 종료 시점까지 1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는 고향사랑기부금이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도입된 제도인 만큼 적극적인 홍보와 특색 있는 답례품 발굴 등을 통해 모금 규모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 지역화폐 500억 원 규모 추진…내년 4월 발행 목표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서구형 지역화폐 발행은 추진한다. 서구는 올해 플랫폼을 준비하고 내년도 본예산에 구비 50억 원을 반영해 총 500억 원 규모로 발행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발행 목표 시점은 내년 4월이다.
전 청장은 지역화폐 도입 배경에 대해 "지역화폐 발행의 목적은 같이 살자는 것"이라며 "지역에서 돈을 쓰고 그 돈이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는 순환형 경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구는 대전시 인구의 32.3%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역 내 소상공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는 게 전 청장의 설명이다. 지역화폐를 통해 소비가 지역 상권에 머물도록 하고,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고향사랑기부제와 지역화폐를 연계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외부인이 서구에 기부하고 지역을 방문하면 지역화폐 인센티브를 제공해 관광과 지역 소비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공익형 일자리와 공직자 복지포인트 등 지역화폐로 지급할 수 있는 항목도 찾아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공약인 햇빛발전소 사업도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서구가 보유한 노외주차장을 우선 활용하고 시민 펀드 등을 통해 주민이 발전소 운영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 청장은 발전소 수익이 주민 기본소득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청장은 "재정은 책임 있게 운영하고 고민한 정책은 실제 변화로 답하는 구정을 만들겠다"며 "한정된 재정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주민의 목소리에 끝까지 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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