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전,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문화축제로 발전시킬 것’

[더팩트 l 순천=김영신 기자] 전남광주시 순천향교가 가을을 맞아 사직제와 추기 석전을 봉행하며 전통 제례 문화의 맥을 이었다.
순천향교는 28일 원로 유림과 청년유도회, 신입 유림 등이 참여한 가운데 사직제와 추기 석전을 차례로 봉행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날 오전 6시부터 진행된 사직제에는 30여 명이 참여했다. 제관과 제집사들은 제례복을 갖춰 입고 제수를 준비해 옥천동 향동행정복지센터 인근 옥천서원 구내 사직단으로 옮겼다.
약 400m에 이르는 도로와 골목길을 따라 제수를 운반한 뒤 사직단에서 진설을 마치고 제례를 봉행했다.
정양균 유림의 집례로 진행된 사직제에서는 초헌관 김영주, 아헌관 김영일, 종헌관 황춘하 유림이 차례로 잔을 올리며 토지의 신인 사(社)와 곡식의 신인 직(稷)에게 풍년과 국태민안을 기원했다.
이어 오전 9시 50분 명륜당에서 석전 기념식이 열렸다. 국민의례와 내빈 소개에 이어 오관석 전교가 인사말을 전했다. 이복남·정홍준 순천시의원과 조옥현 순천문화원장 등이 참석했다. 오전 10시부터는 명륜당 앞뜰과 대성전 일원에서 추기 석전이 봉행됐다.
초헌관 정병조 원임전교, 아헌관 류영균 원로, 종헌관 조연원 원로가 오성위에 잔을 올렸으며 동·서분헌관도 종향위에 잔을 올렸다.
석전은 공자를 비롯한 유교 성현들의 학덕을 기리는 전통 의례다.
순천향교는 해마다 봄과 가을 두 차례 석전을 봉행하며 전통 유교문화를 이어오고 있다.
사직제는 토지의 신인 사와 곡식의 신인 직에게 나라와 백성의 안녕과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제례다. 순천에서는 옥천서원 구내 사직단에서 봉행하고 있다.

순천향교는 전국 234개 향교 가운데서도 규모와 소장 문화유산의 가치가 높은 향교로 알려져 있다. 관내 15개 서원과 사우에서도 석채례 등 전통 제례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통 제례가 향교 내부의 행사에 머물지 않고 시민들이 함께 경험하는 지역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이날 사직제에서는 제관들이 이른 아침 제수를 옮기는 전통적인 모습이 이어졌지만 이를 지켜보는 시민은 많지 않았다. 향교가 보유한 문화유산과 전통 의례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로 꼽힌다.
유형천 순천향교 사무국장은 "추석 연휴와 준비 기간이 겹쳐 어려움이 있었지만 원로 유림과 신입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원만하게 마칠 수 있었다"며 "내년에는 유교문화의 상징인 석전이 향교 안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문화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순천향교에서 활동을 시작한 한 예비 유림은 "향교에는 고령자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와보니 젊은 세대도 많아 놀랐다"며 "향교가 가진 문화유산을 잘 활용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와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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