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전남광주=최치봉 기자]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를 진행하면서 일부 소유자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경자유전 원칙과 농지의 데이터베이스화는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병옥 전국농민회총연맹 농지TF 단장은 29일 전남광주특별시의회 전남청사에서 열린 정부 농지 전수조사 관련 긴급토론회에서 "농업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원칙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단장은 "이번 전수조사는 향후 농지의 소유·이용·보전을 정확하게 하기 위한 기초 자료조사 작업"이라며 "상당수 농지는 공부상 지목과 실제 지목이 맞지 않는 등 현장의 정보와 행정 자료가 일치하지 않은 만큼 이를 바로잡고 데이터베이스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단장은 "전수조사가 농지 투기나 불법 문제를 조명해 처벌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거지는 다양한 위반 사례는 절차와 과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농지법이 경자유전의 헌법 원칙을 훼손해 왔다"며 "20여 차례의 농지법 개정으로 도시민의 투기와 불법 농지 취득이 가능해지고, 공공재로서의 농지 개념이 인간의 욕망 앞에 희석돼 왔다"고 지적했다.
조 단장은 "불법, 투기 농지와 관련된 인사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중단없는 원칙있는 추진' 방침은 바람직한 대응"이라며 "지가 하락, 거래 위축, 은행권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부실화 문제 등은 충분한 논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는 진보당 소속 전남광주특별시의원단이 마련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남광주 농민 및 농업 생산자 단체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전남광주 지역은 이날 현재 전체 농지 조사 대상 180여만 필지의 절반 이상인 93만5000여 필지에 대한 심층조사가 진행 중이다. 대상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농지와 경매·공유 취득 농지, 관외 거주자 소유 농지 등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앞서 지난 7월 실시한 기본조사에서 전체 대상 농지 1013만 필지 가운데 284만 필지(27.0%)가 농지 소유 제한 위반, 불법 임대차·전용, 무단 휴경 등의 위반 의심 농지로 파악했다. 유형별로는 불법 임대차 의심 농지가 전체 조사 대상의 21.1%로 가장 많았고, 무단 휴경 11.6%, 불법 전용 9.0%, 농지 소유제한 위반 1.4% 순이었다.
심층조사가 진행되면서 고령화로 직접 경작이 어려운 농민 등이 관행적으로 임대한 농지까지 불법으로 규정할 지에 대한 논란과 소유주의 반발이 잇따라 제기됐다.
이에 농식품부는 최근 투기가 명백한 농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되 고령·질병·상속 등 투기 목적과 무관한 농촌의 관행적 위반은 정상화·양성화하겠다는 후속 대책을 내놨다.
농업인이 3년 이상 소유한 농지를 오는 11월 15일까지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적법한 임대차로 판단하기로 했다. 농지 처분 의무가 부과되더라도 목적대로 이용하거나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처분을 유예하는 방안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지법도 현실에 맞게 개정하기로 했다. 이번 전수조사가 투기 목적의 불법 이용을 가려내면서도 고령화와 상속, 관행적 임대차 등 농촌 현실을 얼마나 반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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