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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석] 논문으로 재조명된 '대전 0시 축제'…맛·지역성·가격에 주목
237명 먹거리 경험 분석…맛·풍미·외관과 지역 정체성·가격 적절성이 만족도에 유의한 영향

지난해 대전 0시 축제 퍼레이드 모습. /대전시
지난해 대전 0시 축제 퍼레이드 모습. /대전시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대전의 대표 야간축제로 성장했던 '대전 0시 축제'가 폐지된 가운데, 축제 방문객의 먹거리 경험을 분석한 학술연구가 나오면서 축제를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자료가 제시됐다.

특히 이번 연구는 축제 전체의 경제적 효과나 시민 불편 등을 평가한 것이 아니라, 실제 먹거리 존을 이용한 방문객들이 어떤 요소를 만족스럽게 받아들였는지를 통계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방문객 규모나 경제효과 중심 평가와는 결이 다르다.

한국외식산업학회지 제22권 제4호(2026)에 실린 문종효 평택시 문화유산관광과 주무관의 '야간 메가 축제 먹거리 품질 평가요인이 방문객 만족도와 재방문 의도에 미치는 영향-대전 0시 축제를 중심으로' 논문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2025년 축제에서 먹거리를 구매·취식한 방문객 23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논문은 먹거리 품질을 △맛·풍미·외관 △신선도·위생·안전 △메뉴 다양성 △가격 적절성 △지역 정체성·진정성 등 5개 요인으로 나눠 방문객 만족도와 재방문의도와의 관계를 분석했다.

◇ 맛·지역성·가격…방문객 만족도와 연결

분석 결과 방문객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맛·풍미·외관이었다.

표준화 회귀계수는 0.431로 5개 요인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역 정체성·진정성도 0.354로 유의한 영향을 보였고, 가격 적절성 역시 0.122로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반면 신선도·위생·안전과 메뉴 다양성은 이번 분석에서 만족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먹거리 품질 요인에 대한 회귀모형의 수정 결정계수는 0.346이었다.

연구는 이를 바탕으로 야간 축제의 먹거리가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지역의 식문화와 장소성을 전달하는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앙시장 푸드페스타와 건맥페스타, 추억의 0시 포차, 선화맛ZIP 등 지역 상권과 연결된 먹거리 공간에 지역 고유의 음식과 이야기를 결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격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가격 적절성이 방문객 만족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는 축제에서 지불한 비용을 방문객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경험의 질과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를 '0시 축제에 바가지요금이 있었다'거나 반대로 '바가지요금 문제가 없었다'는 의미로 확대해석하기는 어렵다.

대전시는 2024년 축제를 안전사고·쓰레기·바가지요금이 없는 '3무 축제'로 평가했지만, 연구에서는 '바가지요금 없이 정직한 가격으로 판매됐다'는 개별 문항이 요인분석 과정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제외됐다.

따라서 논문이 확인한 것은 실제 가격의 적정성 자체라기보다 방문객이 인식한 가격 적절성과 만족도의 관계에 가깝다.

◇ 만족도 높을수록 '다시 찾겠다'

방문객 만족도와 재방문의도 사이에는 보다 강한 관계가 나타났다.

만족도가 재방문의도에 미치는 표준화 회귀계수는 0.757이었으며, 해당 모형의 수정 결정계수는 0.571로 나타났다. 연구는 이를 만족도가 재방문의도의 주요 선행변수임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재방문은 실제 재방문 행동이 아니라 설문을 통해 측정한 '재방문의도'다.

조사 대상도 전체 축제 방문객이 아니라 2025년 8월 8일부터 16일까지 축제 내 먹거리 존에서 음식을 구매·취식한 경험이 있는 방문객이었다. 250부의 설문 가운데 부적합한 13부를 제외한 237부가 최종 분석에 사용됐다.

결국 이 논문은 '대전 0시 축제 전체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0시 축제에서 먹거리를 경험한 방문객의 만족도를 설명하는 연구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허태정 대전시장, 이장우 전 대전시장. /더팩트 DB
허태정 대전시장, 이장우 전 대전시장. /더팩트 DB

◇ 시장이 바뀌니 같은 축제의 판단도 달라졌나

흥미로운 지점은 연구가 나온 시점이다.

대전 0시 축제는 민선 8기 이장우 대전시장의 대표적인 정책 가운데 하나였다.

대전시는 2024년 축제에 200만 8240명이 방문했고 외지 관광객 비율이 44.3%였으며, 경제적 효과를 3866억 원으로 추산했다. 시는 원도심 활성화와 도시 브랜드 제고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이장우 시장 역시 당시 축제를 계속 발전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4년 결과 브리핑에서 그는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해 축제를 더 키우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물론 당시에도 논란은 있었다. 대전시가 발표한 200만 명 방문객과 경제효과를 두고 대전시의회에서 다른 산정 결과가 제시되는 등 객관적인 성과 측정을 둘러싼 논쟁도 벌어졌다.

그럼에도 민선 8기의 접근은 분명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원도심으로 끌어들이고, 이를 도시 브랜드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할 것인가​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민선 9기에서는 기준이 달라졌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 6월 실시한 지방선거에서 줄곧 0시 축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했고 이를 공식화하면서 지난해 축제에 직·간접 비용으로 96억 원 이상이 들어간 점을 거론했다.

100억 원에 가까운 비용과 장기간 도심 통제를 감수하면서 축제를 계속할 만큼 콘텐츠와 경제적 효과가 충분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같은 축제를 놓고 전임 시장은 '성장 가능성'을, 후임 시장은 '재정 지속 가능성'을 앞세운 셈이다.

한쪽만 놓고 보면 설명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이장우 시장의 경우 대규모 방문객을 실제 원도심으로 끌어들이고 지역 상권과 연결하는 축제를 만들어냈다는 성과는 분명히 존재한다. 2024년에는 시 집계상 2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몰렸고 외지인 비중도 44.3%로 나타났다.

그러나 방문객 숫자와 경제효과가 곧바로 축제 콘텐츠의 질이나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방문객 규모와 경제효과 산정을 놓고 당시부터 검증 논쟁이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허태정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재정 위기 상황에서 대규모 사업의 비용과 효과를 다시 따져보겠다는 판단에는 정책적 기준이 있다. 하지만 축제를 폐지한다고 해서 그동안 형성된 원도심 먹거리 콘텐츠와 지역 상권 연계 효과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논문은 이 지점을 보여준다.

237명의 먹거리 경험을 분석한 결과, 방문객 만족도와 관련성이 확인된 것은 단순한 ‘대형 행사’라는 규모가 아니라 맛·풍미·외관, 지역 정체성·진정성, 가격 적절성이었다.

즉, 0시 축제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할 것이냐, 없앨 것이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대규모 축제를 통해 만들어진 지역 콘텐츠 가운데 무엇이 실제 방문객 경험으로 이어졌는지, 그리고 그것을 유지하는 데 어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한지를 따져보는 문제도 남는다.

◇ 축제는 사라졌지만, 무엇을 남길지는 별개의 문제

이번 논문이 제시한 결론은 0시 축제의 존폐에 대한 판단이 아니다.

연구 자체도 단일 축제를 대상으로 했고, 온라인 패널을 활용한 자기보고식 조사라는 한계가 있다. 실제 재방문 행동이나 먹거리 품질이 재방문의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까지 분석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축제가 사라진 시점에 이 연구가 나온 것은 의미가 있다.

민선 8기에는 ‘얼마나 크게 만들 것인가’가 중요한 질문이었다면, 민선 9기에는 ‘그만한 비용을 계속 투입할 것인가’가 중요한 질문이 됐다.

그리고 학술연구는 그 사이에서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실제로 만족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이번 연구에서는 그 답이 적어도 먹거리 경험의 범위에서는 맛과 풍미, 지역성, 가격으로 나타났다. 0시 축제의 존폐와 별개로, 이미 형성된 지역 콘텐츠 가운데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 것인지는 앞으로의 정책에서 다시 따져볼 문제로 남게 됐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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