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울릉 관광이 갈림길에 섰다.
한때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은 섬'으로 꼽히던 울릉도가 관광객 감소와 지역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여객선 접근성, 높은 여행비용, 부족한 체류형 콘텐츠 등 해묵은 문제들이 겹치면서 관광의 활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울릉군의회가 뒤늦게나마 관광정책을 원점에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의원연구단체인 '울릉 관광 재도약 연구회'가 최근 '울릉 관광 재도약을 위한 관광정책 개선 및 실행프로젝트 발굴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번 연구가 단순히 새로운 관광사업 몇 가지를 제안하는 데 머물지 않겠다는 점이다. 관광객 감소의 원인을 진단하고 기존 정책을 되짚은 뒤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실행사업을 찾겠다는 것이다.
사실 울릉 관광에는 그동안 수많은 사업과 구호가 있었다. 관광객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정책도 반복됐다. 그러나 정작 관광객이 울릉에서 하루 더 머물고, 한 번 더 찾아오게 만드는 구조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관광정책이 '무엇을 만들 것인가'에 지나치게 집중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울릉공항 개항은 이런 기존 관광정책을 다시 설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접근성이 개선된다고 해서 관광객이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항을 통해 관광객이 빠르게 들어왔다 빠르게 빠져나가는 '당일 관광'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접근성 개선 이후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먹고, 어디에서 머물게 할 것인가다.
울릉의 자연경관만으로 관광 경쟁력을 유지하는 시대도 지나가고 있다. 이제는 자연을 기반으로 한 체험과 문화, 음식, 역사, 섬의 생활 자체를 관광상품으로 연결해야 한다. 관광객의 숫자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체류시간과 소비액, 재방문율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이번 연구용역이 또 하나의 보고서로 끝나서는 안 되는 이유다.
울릉군의회가 구성한 연구회에는 최윤정·홍성근·홍영표·장재태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회 대표의원인 최윤정 의원은 "울릉 관광이 정체기를 넘어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관광객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과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행 프로젝트를 찾겠다"고 밝혔다.
말 그대로라면 방향은 맞다.
다만, 이제 필요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보다 '끝까지 실행하는 정책'이다.
울릉 관광의 문제는 새로운 관광상품 하나를 추가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교통과 숙박, 음식, 관광콘텐츠, 홍보, 지역상권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관광객의 시선에서 울릉 여행의 불편과 매력을 냉정하게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울릉공항이라는 거대한 변화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공항은 관광 재도약의 발판이 아니라 단순한 교통 인프라에 그칠 수도 있다.
울릉 관광은 지금 '무엇을 더 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가 아니다.
그동안 해온 관광정책 가운데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기며, 무엇을 새롭게 시작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때다.
이번 연구용역의 성패 역시 보고서의 두께가 아니라 얼마나 구체적인 실행계획으로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울릉 관광의 위기는 새로운 출발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기회는 준비한 지역의 몫이다.
이번만큼은 연구로 끝내지 말고, 정책으로 만들고, 현장에서 결과로 보여주길 기대한다.
tk@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