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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밑에 전력망"…경기연구원 '에너지 고속도로' 제안
2050년 전력수요 28만5000GWh…반도체·AI 시대 전력난 대응
도로 지하 송배전관로·유휴공간 태양광·ESS 구축 방안 제시


경기연구원
경기연구원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경기연구원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의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활용한 '경기도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제안했다.

경기연구원은 3일 발간한 연구보고서 '반도체 시대의 전력난, 고속도로 위에서 답을 찾다'를 통해 도내 840㎞에 달하는 고속도로 인프라를 전력망 확충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2050년 경기도의 연간 전력 사용량은 약 28만 5000GWh로 현재의 두 배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가 경기 남부에 집중되면서 송전망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보고서는 고속도로 부지를 활용하면 송전선로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토지 보상과 주민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국가가 확보한 고속도로 부지의 지하에 송배전 관로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특히 시화·화옹·평택호 등 서해안 간척지에서 생산되는 약 3GW 규모의 태양광 전력을 경기 남부 반도체 산업단지로 공급하기 위해 서해안·평택시흥고속도로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적용하면 기존 평균 13년 정도 걸리는 송전선로 건설 기간을 5~7년 이상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오는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고속도로 유휴공간을 태양광 발전에 활용하는 방안도 담았다.

도내 고속도로 비탈면과 성토부, 방음벽 등 약 840㎞ 구간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면 588MW 규모의 발전시설을 확보하고 연간 약 773G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휴게소와 나들목 등 주요 거점에 4MW급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도 제시했는데, 낮에 생산한 태양광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주민이 사업비의 4% 이상을 투자하고 발전 수익을 배당받도록 해 주민의 사업 수용성을 높이는 주민참여형 발전사업도 제안했다.

보고서는 이 사업들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경기도와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공사가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기도는 정책을 총괄하고 국가 전력망 계획 반영을 추진하며, 한국도로공사는 도로 부지와 관로를 제공하고 한국전력공사는 송전망 구축과 인수를 맡는 방식이다.

김점산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와 AI 산업의 성패는 필요한 전력을 적기에, 친환경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고속도로를 활용한 에너지망 구축은 주민 갈등과 토지 보상이라는 장벽을 넘을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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