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지사, 중앙지방협력회의서 이 대통령에게 건의"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경기도가 반도체 거점 도시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온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 대신 국세인 법인세의 5%를 광역지방정부 재원으로 배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재정 비상 상황을 계기로 촉발된 '법인세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지 관심이 쏠린다.
주형철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31일 오후 '재정위기 극복 전략TF' 활동 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세출 구조조정과 추가 세입 확보, 지방재정 구조 개편 등 향후 추진 방향과 과제를 설명했다.
주 부지사는 "경기도 재정 위기의 원인은 개발시대에 머물러 있는 낡은 재정 구조에 있다"며 "도 재정을 근본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이 낡은 구조를 개혁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고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체납 관리 강화와 새로운 세원 발굴, 공공기관 배당 확대 등을 추진해 내년부터 2030년까지 1조 원 이상의 추가 세입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지방재정 구조 자체를 바꾸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설명하면서 '법인세 5% 광역지방정부 재원화' 카드를 제시했다.
그동안 도가 추진해온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에서 국세인 법인세로 재원 확보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주 부지사는 "법인세를 통한 재원 확보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추미애) 지사도 얼마 전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께 그 내용(법인세 배분)을 제안하셨다"고 덧붙였다.
정두석 경기도 기획조정실장도 '기초지자체의 몫을 가져오는 기존 방침은 접은 것으로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애초부터 우리가 기초에서 나누자고 얘기한 것은 아니다"면서 "국세인 법인세 중에서 5%를 당겨오는 것으로 제안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경기도가 법인지방소득세라는 지방세의 배분 문제에서 국세인 법인세의 일부를 광역정부 몫으로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주 부지사는 법인세 5% 확보 필요성에 대해 "광역지방정부는 산업단지 인프라 구축 등 지역의 산업 발전과 기업의 성장에 많은 재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그러나 해당 법인이 사업을 영위하면서 내는 세금은 중앙정부와 시·군으로만 들어가고 도와 같은 광역도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주 부지사는 이어 "산업 분야에서 광역자치단체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고 그에 따른 재정 수요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안정적인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첨단산업 선도 도시인 경기도는 계속 빚에 허덕이거나 쇠락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주 부지사는 법인세 5%와 함께 지방소비세율을 현행 25.3%에서 임기 내 40%까지 인상하는 방안 등 지방재정 구조 개편도 함께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방소비세율을 40%까지 높이면 약 1조 5000억 원의 추가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경기도가 '법인세 5%'가 아닌 반도체 거점 도시의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 검토 방침을 밝히면서 해당 도시들의 반발을 샀다.
용인시·화성시·평택시·이천시 등 반도체 기업이 몰린 시는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유치 과정에서 기반시설 확충과 교통망 구축, 각종 행정 지원 등에 상당한 재정을 투입해온 만큼 지역에서 발생하는 법인지방소득세를 도와 나누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용인시가 경기도의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 구상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면서 광역·기초지자체 간 세수 갈등으로 번졌다.
한 기초지자체 관계자는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는 지방정부가 각자 맡은 역할과 책임에 따라 재원을 확보하고 자율적으로 재정을 운용하는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상급기관이라는 이유로 기초지자체가 확보한 재원을 광역정부가 가져가는 방식은 지방자치의 원칙을 거꾸로 돌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세인 법인세에서 광역정부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이번 방안은 적어도 기존 지방세를 놓고 광역과 기초가 다투는 문제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법인세는 기업의 소득에 부과하는 국세이고, 법인지방소득세는 같은 기업 소득에 부과해 시·군 등 기초지방정부가 거두는 지방세다. 기업이 법인세 100원을 부담한다면, 법인지방소득세로 법인세의 10%인 10원이 추가로 내 결국 110원을 납부하는 셈이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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