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예천=김성권 기자] 가뭄과 기록적인 폭염, 갑작스러운 폭우까지 이어진 올여름. 유난히 혹독했던 날씨를 묵묵히 견뎌낸 경북 예천군의 들녘이 마침내 황금빛 결실을 맺었다.
예천군은 24일 오전 호명읍 내신리 권형호 농가 논에서 올해 첫 벼 베기를 실시하며 본격적인 수확의 계절을 알렸다.
이날 첫 수확 현장에는 안병윤 예천군수를 비롯해 조생종 쌀 작목반 회원과 예천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관계자 등 20여 명이 함께했다. 누렇게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인 논에서는 한 해 농사의 결실을 확인하는 농업인들의 표정에 안도와 기쁨이 묻어났다.
이번에 수확한 벼는 밥맛과 품질이 뛰어난 조생종 '해담쌀'이다. 올여름 농민들에게는 어느 해보다 힘든 농사였다. 계속되는 폭염과 가뭄에 농작물의 생육을 걱정해야 했고, 이후 이어진 폭우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농업인들은 새벽부터 논으로 나가 벼의 생육 상태를 살피고 물을 관리하며 정성으로 들녘을 지켜냈다. 그 결과 해담쌀은 어려운 기상 여건을 이겨내고 예년보다 알곡이 튼실하게 여물어 올해 첫 수확의 기쁨을 안겼다.
논에 가득한 황금빛 벼는 단순한 농산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뜨거운 햇볕 아래 흘린 농민들의 땀과 가뭄을 견뎌낸 인내, 그리고 수확의 날을 기다려온 농업인들의 정성이 고스란히 담긴 값진 결실이다.

특히 이번에 수확한 해담쌀은 추석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를 예정이어서 의미가 더욱 크다.
조공법인과 계약 재배한 해담쌀은 전량 조공법인을 통해 소비처에 유통된다. 올해 예천군 지역 조생종 벼 재배 면적은 22ha이며, 약 160t의 햅쌀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천군의 첫 벼 베기는 단순히 한 해 농사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행사를 넘어 농업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자리이기도 하다.
쌀 한 톨이 소비자의 밥상에 오르기까지는 농민의 수많은 손길이 필요하다. 씨를 뿌리고 모를 심은 뒤 뜨거운 햇볕과 가뭄을 견디며 논을 지키고, 태풍과 집중호우의 위협 속에서도 끝까지 벼를 돌본 농민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비로소 황금빛 수확이 가능했다.
안병윤 예천군수는 "오늘 첫 수확은 한 해 동안 들녘을 지켜온 농업인들의 땀방울이 담긴 값진 보상"이라며 "품질 좋은 예천 쌀이 제값에 팔려 농가 소득과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익어간 예천군의 벼. 올 추석 소비자들이 마주할 한 그릇의 따뜻한 밥에는 단순한 햅쌀의 맛을 넘어 올여름 거센 자연의 시련을 견뎌낸 예천 농업인들의 땀과 정성이 함께 담길 전망이다.
올해 첫 벼 베기는 그렇게 예천 들녘에 '농부의 계절'이 돌아왔음을 알리는 감사와 희망의 신호탄이 됐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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