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전남광주=조효근 기자] 국가AI컴퓨팅센터와 광주 군공항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연결할 핵심 교통망으로 광주~영암고속도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2조 6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 확보에 앞서 국가 고속도로 건설계획 반영과 예비타당성조사, 국내 최초 시속 140km 주행을 위한 제도 정비까지 넘어야 할 관문이 적지 않다.
20일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광주시는 광주 승촌IC에서 영암 서호IC까지 47km 구간에 왕복 6차로 규모의 광주~영암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약 2조 6000억 원으로 전액 국비 지원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목표대로 건설되면 현재 1시간 안팎이 걸리는 광주와 영암·해남 솔라시도 간 이동시간을 20분대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이 도로는 처음 등장했을 때와 비교해 사업 성격도 달라졌다.
정부가 2024년 전남지역 민생토론회에서 사업 추진을 공식화할 당시에는 이른바 '한국형 아우토반'이라는 이름과 함께 미래 자동차산업과 새로운 자동차 문화의 기반시설이라는 측면이 부각됐다.
2년이 지난 현재는 AI·반도체 산업을 연결하는 광역 산업도로라는 명분이 전면에 섰다.
지난 3일 해남 솔라시도에서는 국가AI컴퓨팅센터가 착공했다. 2028년까지 고성능 AI 연산자원을 갖춘 국가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도로의 반대편인 광주 군공항 부지에서는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군공항 이전과 산단 조성을 병행해 2029년 반도체 팹 1차 완공과 2030년 양산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광주~영암고속도로가 현실화하면 서남권의 AI컴퓨팅 기반과 광주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하나의 교통축으로 잇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건설 절차에 들어가기 위해선 넘어야 할 문턱들이 남아 있다.
첫 번째는 국토교통부가 수립하는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6~2030)'이다.
국토부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 수립을 예고했지만 8월 현재 전남광주시는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광주~영암고속도로의 계획 반영을 계속 건의하고 있다.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이름을 올려야 타당성 검토와 예산 확보 등 후속 절차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사실상 사업 추진 여부를 가르는 첫 시험대다.
두 번째는 예비타당성조사다.
현행 국가재정법은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 원 이상인 신규 대규모 건설사업을 원칙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2조 6000억 원 전액 국비 투입을 요구하는 광주~영암고속도로는 기준을 크게 웃돈다.
전남광주시는 국가 AI·반도체 전략산업의 기반시설이라는 점을 들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 선정과 함께 예타 면제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다만 면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광주~영암고속도로의 목표 최고속도인 '시속 140km'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상 편도 2차로 이상 고속도로의 일반적인 최고속도는 시속 100km이며 경찰청장이 별도로 지정·고시한 노선이나 구간도 시속 120km까지가 상한이다.
전남광주시가 구상하는 시속 140km 제한속도를 실제 적용하려면 현재의 제도 아래서는 불가능한 만큼 관련 규정 개정과 경찰청 등 관계기관 협의가 필요하다.
설계 단계에서도 기존 고속도로보다 높은 속도에 맞춘 곡선반경과 차로·갓길 폭, 충격흡수시설, 포장 성능, 스마트 관제 등 새로운 안전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국토부가 별도 연구용역을 통해 초고속도로의 설계와 안전기준을 검토해온 이유다.
따라서 광주~영암고속도로의 성패는 단순히 내년도 정부예산에 얼마를 반영하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국가 고속도로망에 사업을 우선 반영한 뒤 경제성과 정책성을 입증하고, 국내에 없던 시속 140km 고속도로를 허용할 제도까지 함께 만들어야 한다.
특히 국가AI컴퓨팅센터가 2028년 광주 반도체 팹이 2029년을 각각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산업시설 구축 시기와 교통망 건설 사이의 시간차를 얼마나 줄이느냐도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남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영암고속도로는 국가 전략산업인 AI 거점 조성의 핵심 기반이자 서남권 교통망 개선을 위한 사업"이라며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국가계획 반영과 국비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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