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서 반려 과정·사전 유출 의혹 해명 촉구

[더팩트 l 순천=김영신 기자] 전남 동부권 시민사회가 국립순천대학교 의과대학 신설 추진계획서 반려 논란과 관련해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형사고발하고 주민소환제 추진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순천대 의대·대학병원 설립 전남광주 동부권 범시민추진위원회'는 20일 전남광주 2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의대 신설 추진계획서 처리 과정이 불공정하고 편파적이었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밝혔다.
추진위는 "불공정·고무줄 행정을 주도하며 동부권 주민의 의료 기본권을 침해하고 직권을 남용한 민형배 시장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고자 형사고발을 즉각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동부권 범시민의 뜻을 모아 민형배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제 추진 서명운동에도 즉시 착수해 주민의 권리를 무시한 단체장을 직접 심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국립순천대가 지난 18일 제출한 '지역 의과대학 신설 추진계획서'다.
추진위에 따르면 순천대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요청과 교육부 지침에 따라 계획서를 작성해 제출 기한을 지켰다. 교육부는 2030년 지역 의대 정원 배정 후보지로 경북과 전남광주를 선정하고 오는 20일까지 의대 신설 추진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한 상태다.
하지만 순천대가 지난 19일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양 대학 통합을 전제로 한 통합 의대 추진 방안과 충돌했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순천대가 제출한 계획서를 반려했다. 통합특별시는 순천대 단독안이 교육부 제출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지자체가 주관해야 할 필수 사항을 다시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추진위는 이 과정에서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순천대가 지난 18일 기한 내 계획서를 제출했지만 돌아온 것은 제출 20여 분 만에 터져 나온 '반려' 언론보도였다"며 "공식 공문은 다음 날인 19일 도착했다"고 밝혔다.
특히 제출된 계획서가 정상적으로 검토되기도 전에 반려 결정이 언론에 먼저 알려진 것 아니냐며 '사전 유출 의혹'도 제기했다.
추진위는 "제출된 지 불과 20여분 만에 계획서가 검토조차 되지 않은 채 반려될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먼저 나오고 공식 공문은 이튿날 도착했다"며 "정당한 검토 과정이 있었는지조차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반려 결정 과정과 언론보도 경위를 명확히 밝히고 지역민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추진위는 순천대가 교육부 서식에 맞춰 작성한 종합계획서를 반려한 사유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필수제출 항목 외의 것을 작성했다'는 이유로 반려한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전형적인 꼬투리 잡기식 표적 행정"이라며 "고무줄 잣대로 순천대의 노력을 폄훼하는 편파 행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재제출을 요구한 시간과 방식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추진위는 "지역의 사활이 걸린 의과대학 설립 사안을 두고 단 반나절 만에 재제출하라고 통보하고 제출하지 않을 경우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식의 태도는 대학과 동부권 주민을 무시하는 오만함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추진위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반려 결정에 대한 해명과 사과, 재제출 과정에서 공정한 기회 보장을 거듭 요구했다.
추진위는 또 이번 사태를 단순한 행정상 이견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는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니다"며 "공정함과 중립성을 지켜야 할 민형배 시장이 권한을 남용해 특정 지역 편향적 행정을 펼치고 동부권 주민들의 생명권과 기본권을 침해한 불법적 행태"라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양 대학 간 통합 합의가 성사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순천대가 지역의 숙원을 위해 기한과 요구 절차를 성실히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설립이 특정 지역이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지연되거나 왜곡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국립순천대학교의 정당한 권리와 동부권 주민들의 의료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고발과 주민소환 등 가능한 모든 법적·행정적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향해 "지금이라도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투명한 행정으로 돌아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형배 시장은 앞서 목포대와 순천대의 통합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전남 국립의대 신설 신청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 시장은 순천대 계획서 반려와 관련해서도 통합특별시가 지자체 작성 서류를 요구한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목포대와 순천대는 의대와 대학병원 등 소재지를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14일 민형배 시장과 양 대학 총장이 만난 자리에서도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전남 국립의대 신설을 둘러싼 동·서부권 갈등이 계획서 제출 문제를 넘어 행정기관과 대학, 시민사회 간 갈등으로 확산하면서 향후 민형배 시장에 대한 형사고발과 주민소환 추진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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