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도박자금 780억 원 추정

[더팩트ㅣ안동=김성권 기자] 강원랜드를 사칭해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고, 유명 스포츠 선수의 얼굴과 음성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까지 제작해 국내에서 홍보한 러시아계 외국인 범죄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강원랜드를 사칭하며 해외에 서버를 두고 불법 카지노게임을 제공한 국내 총책 러시아계 외국인 A씨(30대·남) 등 일당 58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5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이 운영한 도박사이트는 사이버도박이 합법인 국가에 라이선스를 등록하고 한국어를 포함해 35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제 규모의 사이트였다. 실시간 생중계 방식의 카지노게임 등을 제공하며 국내 이용자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내에서는 강원랜드의 로고를 무단으로 도용해 공식적으로 운영되는 온라인 도박사이트인 것처럼 SNS를 통해 홍보했다.
유명 스포츠 스타의 얼굴과 음성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까지 제작해 광고에 활용하면서 합법적인 사이트인 것처럼 속여 4만여 명의 국내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거된 피의자들은 국내에 체류하는 러시아계 외국인 등을 중심으로 국내 총책, 도박자금 입출금 통장 관리, 대포통장 모집 등 역할을 세분화해 점조직 형태로 활동했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도박사이트 이용자들이 베팅에 사용하는 계좌를 한 달 단위로 교체하는 치밀한 수법도 동원했다. 이들은 모두 70여 개의 대포통장을 도박자금 관리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경찰은 2022년 10월부터 2025년 8월까지 해당 도박사이트를 통해 국내에서 입금된 도박자금이 약 7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가운데 국내 총책 A씨 등 피의자들의 범죄수익금 약 15억 원에 대해서는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전액 인용했다.
경북경찰청은 이번 사건에서 공기업인 강원랜드의 명칭과 로고를 도용하고 딥페이크 기술까지 활용해 국민들을 현혹한 점에 주목하고, 관련 범죄수익과 추가 공범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원태 경북경찰청장은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카지노는 강원랜드가 유일하며, 강원랜드는 어떠한 온라인 도박사이트도 운영하지 않는다"며 "공기업 명의까지 도용해 국민을 속이는 도박 조직을 끝까지 추적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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