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전국
[단독] 독립기념관서 유관순이 사라지고 있다…홀대받는 '민족 영웅'
상설전시물 '수형기록 카드' 단 1점뿐…주요 재판기록은 철거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유관순 유물…시민·관람객 분노 들끓어


독립기념관 제3관(겨레의 함성) 2존 전시실에는 '유관순 수형기록 카드 사진'이 철장 안에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외부에 아무런 설명이 없고 사진 크기가 작은 데다 철창에 가려져 관람객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정효기 기자
독립기념관 제3관(겨레의 함성) 2존 전시실에는 '유관순 수형기록 카드 사진'이 철장 안에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외부에 아무런 설명이 없고 사진 크기가 작은 데다 철창에 가려져 관람객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정효기 기자

[더팩트ㅣ천안=정효기 기자]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국립 독립기념관에서 유관순 열사의 유물이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확인돼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독립기념관이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의 상징인 유관순 열사를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 시민들로부터 '독립기념관을 둘러봐도 유관순 열사 관련 전시를 찾을 수 없다'는 제보가 이어져 <더팩트>가 12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제3관(겨레의 함성)과 제4관(평화누리) 등 주요 전시관 어디에서도 유관순 열사를 비중 있게 조명한 공간이나 대표 유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상설 전시 중인 유관순 열사 관련 유물은 제3관에 철창 안에 놓인 조그만 '수형기록 카드 사진' 단 1점뿐이다.

이에 대해 독립기념관 측은 과거 제4관에 '수형기록 카드 사진'과 '3·1운동 관련 유관순 외 10인 재판기록 자료'를 함께 전시했으나, 2019년 전시 개편 과정에서 재판기록은 철거되고 사진만 제3관으로 옮겨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독립기념관은 유관순 열사가 순회전시물 '나라를 위해 싸운 여성들, 길을 만든 여성들'과 '독립운동가 시·어록비(108기)'에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를 두고서도 '눈 가리고 아웅'이란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순회전시물은 독립기념관 내부 전시가 아닌 외부 대여용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시 구성에서도 윤희순·김마리아·남자현·권기옥 등은 각각 3면을 할애한 반면, 유관순 열사는 김향화와 함께 단 한 면을 절반씩 나눠 소개돼 있다.

시·어록비(소녀 유관순 열사의 소원) 역시 전시관 내부가 아닌 외곽 순환도로에 설치돼 있어 관람객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독립기념관에서 유관순 열사의 유일한 전시물인 '유관순 수형기록 카드 사진'. 관람객들이 한눈에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작고, 그나마도 철창에 가로막혀 있다. /정효기 기자
독립기념관에서 유관순 열사의 유일한 전시물인 '유관순 수형기록 카드 사진'. 관람객들이 한눈에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작고, 그나마도 철창에 가로막혀 있다. /정효기 기자

유일한 상설 전시 유물인 '수형기록 카드'는 관람 안내 팸플릿에 포함되지 않아 일반 관람객이 찾기 힘들고, 철장 안에 전시돼 있어 제대로 보지 못한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관람객은 "독립운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유관순 열사의 흔적을 독립기념관에서 볼 수 없다니 말이 되느냐"며 "단순한 전시 개편이 아니라 누군가 유관순 열사의 기록을 의도적으로 지우려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관람객은 "천안의 자랑이자 3·1운동의 상징인 유관순 열사를 독립기념관이 이렇게 소홀히 다루는 것은 역사를 왜곡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독립기념관이 유관순 열사의 전시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는 이유로 인근에 별도의 유관순 열사 사우가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시민들은 독립기념관이 처음 개관했을 당시에는 별도의 '유관순 열사 방'이 마련돼 있었으며, 그곳에는 열사가 고문받았던 도구가 전시돼 있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특히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정도 크기의 나무관 형태 고문시설 등이 전시돼 있어 당시 유관순 열사가 겪었던 고통을 짐작할 수 있었다는 증언도 나온다.

이에 대해 독립기념관 측은 "2019년 전시관 시설 개편 과정에서 유관순 열사 기념방이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립기념관 측이 설명한 유관순 열사 관련 설치물 중 하나인 '시·어록비(소녀 유관순 열사의 소원)'. 실내 전시관이 아닌 야외 외곽 도로변에 자리 잡고 있어 일반 관람객들의 접근이 어렵다. /정효기 기자
독립기념관 측이 설명한 유관순 열사 관련 설치물 중 하나인 '시·어록비(소녀 유관순 열사의 소원)'. 실내 전시관이 아닌 야외 외곽 도로변에 자리 잡고 있어 일반 관람객들의 접근이 어렵다. /정효기 기자

유관순 열사는 3·1운동의 상징이자 여성 독립운동을 대표하는 인물로 국민적 존경을 받는 민족 영웅이다.

그럼에도 독립기념관이 이를 전시에서 외면하는 것은 국가적 역사 관리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사회와 시민단체, 학계, 교육계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유관순 열사 전시 콘텐츠를 복원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독립기념관 측은 "향후 전시 개편 과정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할 사항"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유관순 열사 관련 전시물 추가 설치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성지이자 충절의 고장 천안시에 있는 독립기념관이 민족 영웅을 전시에서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역 사회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유관순 열사 전시 콘텐츠의 복원과 강화 요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tfcc2024@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