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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4' 늪에 빠진 대전시 대덕구의회…의장 선출 또 '무산'
대전 5개 자치구의회 중 유일하게 원구성 실패
한 달 넘는 파행에도 의정비는 정상 지급


대전 대덕구의회 본회의장 전경 /대덕구의회
대전 대덕구의회 본회의장 전경 /대덕구의회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대전시 대덕구의회가 또다시 의장 선출에 실패하면서 제10대 의회 출범 이후 한 달 넘게 이어진 원구성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다.

대덕구의회는 10일 제29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지만, 단독 후보로 등록한 더불어민주당 서미경 의원이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이날 재적의원 8명이 모두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1·2차 투표 모두 찬성 4표, 무효 4표가 나왔다. 의장 선출에 필요한 과반 득표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결국 의장 선출은 또다시 무산됐다.

대덕구의회는 민주당 4석, 국민의힘 4석의 동수 구조다. 의장·부의장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득표로 선출하도록 규정돼 있어 양당 간 협의 없이는 원구성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의장 직무대행은 이날 투표가 무산되자 관련 규정에 따라 다시 선거일을 지정해 재선거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대덕구의회는 지난달 제10대 의회 출범 이후 의장단 선출을 시도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본회의 불참 등으로 두 차례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이후 단독 후보에 대한 표결에서도 과반 득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원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써 대전 5개 자치구의회 가운데 대덕구의회만 유일하게 의장단을 비롯한 원구성을 완료하지 못한 채 한 달 넘게 공전하고 있다.

원구성 지연으로 의회가 처리해야 할 각종 의사결정과 민생 현안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조직 개편과 추가경정예산안, 각종 조례안 등의 심사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의장 선출이 다시 무산되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공동입장문을 내고 구민들에게 사과하는 한편 국민의힘 의원들의 본회의 참여를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제10대 대덕구의회가 출범한 지 한 달이 넘도록 의장단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구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의장 후보를 등록하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당당하게 표결에 참여해 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특히 충북 제천시의회를 협치 사례로 제시하며 대덕구의회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원구성을 마무리하자고 주장했다.

제천시의회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7석씩을 차지한 동수 의회지만 양당 의원들이 본회의에 출석해 국민의힘 의원을 의장으로, 민주당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하고 상임위원장도 나눠 맡았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민주당은 "제천시의회 협치의 본질은 어느 당이 의장을 맡았느냐가 아니라 여야 모두 회의장에 들어와 대화하고 투표해 원구성을 완성했다는 데 있다"며 "제천의 방식처럼 선수와 연령, 의석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인 원구성 방안을 놓고 즉시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박정현 민주당 국회의원(대전 대덕구)도 이날 SNS를 통해 대덕구민들에게 사과하며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의 원구성 참여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오늘로 대덕구의회가 출범한 지 41일째인데 아직도 원구성을 못했다"며 "민주당 소속 대덕구의원들은 국민의힘 대덕구의원들께서 제안하신 ‘제천시의회의 협치’를 수용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천시의회 협치의 본질은 어느 당이 의장을 맡느냐가 아니라 여야 모두 회의장에 들어가 대화하고 투표해 원구성을 완성하는 데 있다"며 "지금 대덕구의회가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는 만큼 국민의힘 소속 대덕구의원들께서는 빨리 원구성에 참여하시길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앞서 전반기 의장직을 국민의힘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지난달 "상호존중과 협치의 정신을 바탕으로 전반기 의장은 국민의힘에서 맡아 견제와 균형을 확보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양당이 의장직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원구성 협상은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원구성 관련 제도 개선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현행 대덕구의회 기본조례에는 의장 후보가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할 경우 선거일을 다시 지정해 후보 등록과 투표를 반복하도록 하고 있지만, 반복 횟수나 원구성 완료 시한 등에 대한 명확한 제한 규정은 없다.

민주당은 "제9대에 이어 제10대에서도 같은 원구성 파행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원구성 시한과 선출 절차, 장기 교착상태 해소 방안 등 필요한 제도 개선을 여야가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덕구의회의 원구성 지연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의원들의 의정비 지급은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0일 대덕구의원들에게는 의정활동비 150만 원과 월정수당 306만 9360원 등 1인당 456만 9360원(세전)이 지급됐다. 이달에도 원구성 여부와 관계없이 관련 규정에 따라 의정비가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덕구의회의 원구성 파행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제9대 의회에서도 2022년 전반기와 2024년 후반기 의장 선출 등을 둘러싸고 여야 간 갈등이 이어졌으며, 2024년 후반기에는 원구성이 약 3개월간 지연된 바 있다.

양당이 각자 입장을 고수한 채 장외 여론전까지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대덕구의회가 언제까지 '4대 4' 교착 상태를 이어갈지 지역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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