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부산테크노파크(부산TP)가 허위 회의 서류를 꾸며 회의비를 직원 숙박비와 식사비로 사용하고, 가족 관계 업체를 이용해 편법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부산시 감사에서 적발됐다. 채용·승진 절차와 임금피크제 운영에서도 부적정 사례가 무더기로 확인됐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5일 부산TP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위법·부당사항 15건에 대해 모두 27건의 조치를 요구했다. 신분상 조치 대상은 징계 5명, 훈계 23명, 기관장 경고 1명, 주의 41명 등 모두 70명이다. 재정상 조치 금액은 1118만5000원이다.
주요 지적사항을 보면 부산TP 한 센터는 모두 137건, 3449만 원의 회의행사비를 집행하면서 108건은 참석자 명부를 제출하지 않거나 기존 참석자 서명을 재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회의가 열리지 않았는데도 회의록과 참석자 명부를 작성한 사례도 확인됐다.
호텔 대관비 1042만 원 가운데 620만 원은 직원 숙박비와 식사비로 사용됐고, 나머지 422만 원도 실제 회의 개최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감사위원회는 관련 직원 2명에 대해 중징계를, 이를 알고 이용한 직원 1명에 대해서는 경징계를 요구했으며 부당 집행된 620만 원을 회수하도록 했다.
계약 업무에서도 편법이 적발됐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추진한 용역 7건은 모두 한 업체가 실제 수행했지만 이 가운데 4건은 다른 업체 명의로 계약을 체결해 수의계약 횟수 제한을 피해 간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 결과 계약에 참여한 3개 업체 대표는 가족 관계였고 일부 업체는 연락처와 사업장 주소도 같았다. 감사위원회는 계약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직원 2명에 대해 경징계를 요구하고 해당 업체들에 대해서는 부정당업자 제재 여부를 검토하도록 했다.
인사 운영에서도 공정성을 훼손한 사례가 확인됐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사위원회가 추천한 채용 후보자를 임용하지 않거나 추천 순위와 다르게 채용한 사례가 적발됐다.
2024년 정규직 채용에서는 원장이 1순위 후보자를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채용을 하지 않았고 계약직 채용에서는 1순위가 아닌 2순위 후보자를 최종 합격자로 결정했다. 또 1순위 후보자가 임용을 포기한 뒤 별도 검토 없이 채용을 종료한 사례도 있었다.
승진 인사에서도 인사위원회가 확정한 추천 순위와 달리 원장이 성과평가를 추가 반영해 최종 승진자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원회는 인사위원회의 심의 기능을 강화하고 객관적인 채용·승진 기준을 마련하도록 요구했다.
임금피크제 역시 제도 취지와 다르게 운영됐다.
부산TP는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정원 외 인력으로 관리하면서 만 58세에 제도를 선택한 직원을 만 62세까지 계약직으로 고용해 사실상 정년을 연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임금 절감액을 활용한 신규 채용은 단 한 명도 없었고 대상자 10명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오히려 7억5318만 원의 인건비가 더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원회는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정원 안에서 관리하고 정년 60세를 초과한 고용을 금지하는 한편 절감 재원을 활용한 신규 채용 계획을 마련하도록 요구했다.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부산테크노파크 원장에게 기관장 경고도 내렸다.
이 밖에도 부산TP는 징계시효를 2년으로 운영해 부산시 산하 다른 공공기관보다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부 용역 계약 부적정과 근무시간 중 대학원 강의 수강 사례는 징계시효가 지나 적절한 처분을 하지 못했다. 감사위원회는 관련 인사규정을 개정하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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