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빙수·음료 하늘길 배송…시민·관광객 이색 체험

[더팩트ㅣ영주=김성권 기자] 무더위가 절정으로 치닫는 여름날, 경북 영주시 서천변이 미래 도시를 미리 만나는 체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문정야외물놀이장과 서천 둔치 곳곳에서는 물놀이를 즐기던 아이들과 가족들의 시선이 일제히 하늘을 향한다. 굵직한 프로펠러 소리를 내며 접근한 드론이 일정한 높이에서 정지한 뒤 줄(윈치)을 천천히 내린다. 곧이어 따끈한 치킨과 시원한 빙수, 음료가 담긴 상자가 안전하게 지면에 도착했다.
영주시가 25일부터 8월 30일까지 서천 일원에서 운영하는 'K-드론배송 서비스'는 단순한 배달 서비스를 넘어 시민들이 미래 모빌리티를 일상에서 직접 체험하는 새로운 도시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미래가 현실이 된 서천
한여름 서천은 영주시민들의 대표 휴식 공간이다.
때마침 절기상 중복인 이날, 넓은 둔치에는 돗자리를 펴고 쉬는 가족, 강변을 걷는 시민,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이 가득하다. 예전 같으면 음료 하나를 사기 위해 먼 매점까지 걸어가야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면 드론이 하늘길을 따라 원하는 장소까지 배달한다.
드론이 도착할 때마다 주변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아이들은 드론을 향해 손을 흔들고, 부모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연신 사진과 영상을 촬영했다.
드론배송은 단순한 편의 서비스를 넘어 여름철 서천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

◇"영화 속 장면 같아요"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도 뜨겁다.
문정야외물놀이장을 찾은 한 어린이는 "하늘에서 과자와 음료수가 내려오는 게 너무 신기하다"며 "영화 속에 들어온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서천을 산책하던 한 시민은 "넓은 둔치에서 쉬다가 매점까지 가려면 꽤 걸어야 했는데, 드론 배달은 앉은 자리 가까운 곳에서 받을 수 있어 정말 편리하다"며 "생각보다 배송도 빠르고 재미까지 있어 가족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론이 착륙할 때마다 시민들이 몰려들고, SNS 인증 사진을 남기는 모습도 이제는 서천의 새로운 풍경이 되고 있다.
◇더욱 안전하고 똑똑해진 드론배송
올해 영주시 드론배송 서비스는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가장 큰 변화는 '윈치(Winch) 방식' 도입이다.
기존처럼 물품을 단순히 내려놓는 방식이 아니라 드론이 공중에 머문 상태에서 줄을 이용해 물품을 천천히 지면까지 하강시키는 방식이다.
덕분에 사람과 시설물에 대한 안전성이 크게 높아졌고, 보다 정확한 위치에 배송할 수 있게 됐다.
배송 품목도 다양해졌다.
기존 음료 위주에서 벗어나 치킨과 햄버거, 빙수 등 다양한 먹거리를 주문할 수 있으며 현재 20여 개 지역 가맹점이 참여하고 있다.
영주시는 연말까지 참여 업체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을 위한 배려도 눈에 띈다.
주말마다 문정야외물놀이장 홍보 부스에서는 주문 접수 대행 서비스를 운영해 누구나 쉽게 드론배송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민이 체감하는 스마트도시
이번 사업은 영주시가 국토교통부 '2026년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K-드론배송 상용화 분야)'에 2년 연속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국비 1억 1000만 원을 확보한 영주시는 배송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고 드론을 공공안전 분야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AI를 접목한 드론은 여름철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 집중호우 시 하천 범람 실시간 감시, 대형 행사장 인파 밀집도 관리, 긴급 재난 상황 대응 등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하늘 위 스마트 파수꾼' 역할까지 맡게 된다.
도시 행정과 첨단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스마트 행정 모델을 만들어가겠다는 것이 영주시의 구상이다.
◇"생활 속 미래기술을 시민 곁으로"
홍성호 영주시 지방시대정책실장은 "드론배송은 시민과 관광객이 첨단 드론 기술을 일상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다"며 "앞으로도 드론 기술을 시민 생활과 공공행정에 적극 접목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스마트도시 영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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