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옆 50cm 아슬아슬 보행 위험천만…해상전망대 27일쯤 개방

[더팩트ㅣ포항=박진홍 기자] 포항 영일대 앞바다를 가로지르며 경북 동해안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자처했던 '해오름대교'가 '반쪽짜리 관광자원'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이고도 정작 사람이 걸어서 건널 수 있는 '인도교'를 빼먹은 황당한 탁상행정 때문이다.
22일 <더팩트> 취재에 따르면 포항 영일대해수욕장과 송도해수욕장을 잇는 해오름대교는 국비·도비·시비 등 총사업비 749억 원이 투입됐다.
지난 2021년 첫 삽을 뜬 지 5년 만인 올해 2월 완공된 국가지원지방도 20호선 구간이다.
이 대교는 교량 길이 395m 왕복 4차선 규모로, 포항 남·북구의 상습 교통 체증을 해소하는 동시에 46m 높이 주탑의 해상전망대(23m)에서 동해 바다의 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애초 지역의 핵심 관광자원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는 사라졌다.
2021년 착공 당시 경북도가 보행자를 위한 인도교를 아예 설계에서 빠뜨린 채 공사를 강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뒤늦은 문제 제기로 포항시가 예산을 증액해 해상전망대를 만들고 교량 양쪽에 엘리베이터를 급히 설치했지만 관광객들의 불편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엘리베이터 찾아 삼만리'…접근성·편의성 불편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접근성'이다.
영일대해수욕장 쪽을 찾은 관광객들은 바로 눈앞에 해오름대교를 두고도 포항해양수산항만청 뒤편으로 가 엘리베이터를 찾아야 한다.
송도해수욕장 쪽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유동 인구와 차량 통행이 적어 삭막한 해오름대교 하부 교각 밑으로 무려 150m가량 걸어 들어가야 겨우 엘리베이터를 만날 수 있다.
엘리베이터 앞 계단도 너무 가팔라 위험해 보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교량 위로 올라가더라도 보행용 도로가 아닌 교량 유지·관리를 위한, 교량 중간 일부 구간에 설치된 '시설 점검로'를 이용해야 한다.
게다가 급하게 설치된 엘리베이터 크기도 너무 작아 한 번에 많은 관광객 탑승이 어렵고 자전거나 유모차를 동반하기에도 불편이 많다.

◇차도 옆 50cm 아슬아슬 보행…안전불감증도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심각한 안전사고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18일 오후에는 한 보행자가 해오름대교 차선 옆 50cm도 채 안 되는 공간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다리를 건너는 위험천만한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시민 이모(62·포항시) 씨는 "무려 5년 동안 공사가 진행됐는데도 뒤늦게 인도교 문제가 제기되자 급하게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며 "경북도와 포항시에 정책 조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도로철도과 관계자는 "국도·국지도 건설 계획 수립 당시 예산 문제로 인해 인도교와 전망대 등이 설계에서 제외됐었다"고 말했다.
포항시 건설과 관계자는 "애초 차량 소통을 위한 항만시설 교량으로 추진되다 보니 인도교가 빠졌다"며 "이후 전망대 이용객을 위해 엘리베이터와 계단 등 최소한의 이동 시설을 보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오름대교는 조만간 교량 소유권이 경북도에서 포항시로 이관돼 시가 관리하게 되고, 해상전망대는 오는 27일쯤 개방될 예정이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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