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마당발 인맥에 탁월한 기획력..."공직 이탈 시 공공 손실"

[더팩트ㅣ포항=박진홍 기자] 과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급 보좌관'으로 경북 포항시의 굵직한 현안을 해결해 온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의 거취가 지역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 7월 1일 3선 이강덕 포항시장이 퇴임하고 신임 박용선 시장이 취임하면서 시 산하 기관장 교체설이 수면 위로 올랐다.
여기에는 2년 뒤 총선 출마설의 이 전 시장 측 인사에 대한 김정재 국회의원(포항북) 측의 견제설까지 맞물려 있다.
이로 인해 이 대표는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정쟁의 언저리에 선 모양새다.
그러나 지역 사회에서는 이 대표가 지난 40년간 국회와 중앙·지방정부, 노동계, 문화예술계를 두루 거친 '포항 대표 인재'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특히 그는 이병석 전 국회의원 보좌관을 그만둔 이후 지난 십수 년간 정치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공적 업무에서 물러날 경우 향후 포항시가 입을 공공적 손실과 정책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깊다.
◇굵직한 지역 사업 설계한 '여의도 장자방’
이 대표의 이력은 독보적이다.
지난 1985년 고려대 삼민투 위원장으로서 서울대·연세대 등 중앙 학생운동권의 언더 지휘부로 활동했고, 노동부장관실 점거 사건으로 구속됐다.
1987년 6·29 항쟁으로 가석방된 후에는 포항으로 내려와 민주노총 포항노조 설립 운동을 주도하다 재차 구속되기도 했다.
이후 철강노동연구원 설립(1993년), 김대중 후보 민정특별위원회 부위원장(1997년) 등을 거쳤다.
2000년 총선 당시 신군부 주역 허화평 후보 낙선을 위해 이병석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한 것을 계기로, 이후 16년간 국회에서 그를 보좌했다.
보좌관 시절 스틸아트페스티벌, 불빛축제, 동해선 철도, 동해안고속도로, 울산-포항고속도로,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 등 포항의 지도를 바꾼 굵직한 대형 사업들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이후 이명박캠프 안국포럼, MB 선대본 특위 기획조정실장,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독도재단 대표, 경북도 환동해본부 정책자문관 등을 역임하며 중앙과 지방을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직언 서슴지 않는 선비형…강직한 청렴성
여의도 시절부터 이 대표는 권력 앞에서도 직언을 아끼지 않는 '선비형'으로 통했다.
MB 정부 시절 이상득 국회의원과 관련, "동생이 대통령인데, 형이 국회의장을 해서는 안 된다" "지역구 출마 대신, 비례대표 25번으로 총선 승리를 도와야 한다"고 주장하다 많은 미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병석 전 의원에게는 특히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논공행상 대신 지역별·성별·직종별 공정한 공천을 강하게 요청, 실행했고 2년 전 총선에서는 출마 포기를 권하기도 했다.
강직한 성품은 청렴성으로도 증명됐다.
잘나가던 MB 정부 시절 국토해양위 등에서 지역 SOC 사업 이권에 단 차례도 관여하지 않아 지역에서 '원망(?)의 소리'가 많았다.
2018년 독도재단 근무 당시에는 억울한 의혹에 휩싸였으나, 경북도 감사 결과 '단돈 10원의 부정 부패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평생 돈을 모르고, 일과 책에 묻혀 산다', '아무리 털어도, 먼지가 나지 않는다'는 주변의 평가가 나온다.
현재 그가 맡고 있는 포항문화재단 대표직은 취임 전 3년 동안 적임자를 찾지 못해 공석이었다.
문화예술계 특성상 까다롭고 민감할뿐 아니라 업무량이 많아 '하고 싶은 사람은 많아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평을 받던 어려운 곳이다.
4급 대우에 연봉 8000만 원 수준으로, 서울의 중량급 인사들이 '세금과 숙박비 등을 제하면 너무 박봉'이라는 이유로 고사하던 자리를 이 대표가 맡아 안착시켰다.
◇정치 갈등 해소 '완충 역할', 포항 미래 그릴 '최고 정책통’
지역 식자들이 그의 거취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 대표는 지난 40년간 포항의 현안을 샅샅이 스캔하며 정책을 설계하고 대안을 제시해 온 '포항 최고 정책 전문가'다.
더욱이 20년에 가까운 국회 경력과 학생운동 시절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정계 전반에 포진해 있어 인적 네트워크의 깊이가 남다르다.
시대적 정치·경제 아젠다 생산 능력이 탁월해, 포항의 미래를 위한 다양한 구상을 제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 지역 정치권은 김정재·이상휘 두 국회의원과 이강덕 전 시장 등의 역학 관계가 날카롭게 얽혀 있다.
이같은 첨예한 상황에서 이 대표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난, 지역 통합의 '완충 역할"도 기대된다.
한때 '여의도의 장자방'으로 불렸던 이상모 대표. 그의 경륜과 역량을 정쟁의 소모품으로 버려두기에는 포항시가 마주한 미래 과제들이 결코 가볍지 않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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