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전국
'최고의 바람 불면 뭐하나'…포항 송도해수욕장 발목 잡는 인프라 부족
공공 해양스포츠센터 '전무'에 동호인들 '외면'
울산·통영 등 인프라 투자해 전국적인 '메카'로


경북 포항 송도해수욕장이 전국적인 무동력 해양스포츠 명소로 손꼽힌다. 하지만 정작 장비 보관과 샤워 시설 등을 갖춘 공공 해양스포츠센터는 단 한 곳도 없어 지역 동호인은 물론 대구·울산·서울 등 외지 해양스포츠인들이 방문을 꺼리고 있다. /박진홍 기자
경북 포항 송도해수욕장이 전국적인 무동력 해양스포츠 명소로 손꼽힌다. 하지만 정작 장비 보관과 샤워 시설 등을 갖춘 공공 해양스포츠센터는 단 한 곳도 없어 지역 동호인은 물론 대구·울산·서울 등 외지 해양스포츠인들이 방문을 꺼리고 있다. /박진홍 기자

[더팩트ㅣ포항=박진홍 기자] 경북 포항 송도해수욕장이 전국적인 무동력 해양스포츠 명소로 손꼽히지만 정작 장비 보관과 샤워 시설 등을 갖춘 공공 해양스포츠센터가 단 한 곳도 없다.

때문에 해양스포츠인들이 방문을 꺼려 지역 해양스포츠 산업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10여 년 전부터 수십억 원을 투입해 공공 센터를 건립하고 전국적인 '메카'로 도약한 울산시·통영시·거제시 등과 비교해 포항시는 '우수한 자연환경을 제대로 활용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포항 송도해수욕장이 전국적인 무동력 해양스포츠 명소로 손꼽히지만 인프라가 부족해 해양스포츠인들이 방문을 꺼리고 있다. /박진홍 기자
포항 송도해수욕장이 전국적인 무동력 해양스포츠 명소로 손꼽히지만 인프라가 부족해 해양스포츠인들이 방문을 꺼리고 있다. /박진홍 기자

◇자연 입지는 천혜의 조건…인프라 부재에 외지 해양스포츠인들 '외면'

포항시 송도동에 위치한 송도해수욕장은 '해양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는 무동력 윈드서핑과 카이트, 포일 등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봄·가을철이면 동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초속 5~10m의 북동풍이 주기적으로 불어와 동해안 유일의 전국구 포인트로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영일만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 해양스포츠 활동 중 장비 파손 등으로 표류하더라도 바람을 타고 자연스럽게 해변으로 밀려 나오는 전국의 몇 안 되는 '안전한 바다'다.

반면, 포항의 다른 해수욕장들은 입지적 한계가 명확하다.

영일대해수욕장은 북쪽의 환호해맞이공원 언덕에 막혀 포항 바람의 핵심인 북동풍이 들어오지 않아 초보자 단계를 벗어난 스포츠 발전이 불가능하다.

죽천해수욕장 역시 유동인구가 없는 외진 곳이어서, 관광 산업과 연계한 해양스포츠 포인트로는 부적절하다.

이처럼 송도해수욕장이 최고의 입지 조건을 갖췄지만 기본 편의시설인 공공 해양스포츠센터가 없어 지역 동호인은 물론 대구·울산·서울 등 외지 해양스포츠인들이 방문을 꺼리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송도 윈드서핑 동호인들의 보금자리였던 '해양안전체험센터'. 이곳은 최근 연회비를 대폭 인상하면서 회원 대부분이 탈퇴했다. /박진홍 기자
지난 20여 년간 송도 윈드서핑 동호인들의 보금자리였던 '해양안전체험센터'. 이곳은 최근 연회비를 대폭 인상하면서 회원 대부분이 탈퇴했다. /박진홍 기자

◇'갑질' 요금에 쫓겨나고 사비 털어 운영…고사 직전의 동호회

열악한 인프라는 결국 동호회 위축으로 이어졌다.

지난 20여 년간 송도 윈드서핑 동호인들의 보금자리였던 '해양안전체험센터'가 최근 연회비를 기존 60만 원에서 120만 원으로 2배 인상하는 등 무리한 운영을 벌여 회원 대부분이 탈퇴했다.

현재 송도의 윈드서핑 동호인 수는 10여 년 전에 비해 반 토막이 난 상태다.

매번 무거운 장비를 차량에 싣고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저변 확대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카이트 서퍼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송도의 2개 클럽 회원 40여 명은 매년 40만 원 안팎의 사비를 갹출해 해수욕장 인근의 좁은 공간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장비 보관과 샤워 등을 해결하고 있지만 공간이 비좁고 임대 계약 기간에 쫓기는 등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모(교사) 카이트 서퍼는 "회원 회비만으로 클럽을 운영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며 "공공 센터가 건립된다면 비좁은 공간이나 숍 이전 문제에 대한 고민이 사라져 동호인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 남구청이 지난 2014년 태화강 변에 21억 원을 들여 건립한 대규모 수상레저계류장. 이곳은 윈드서핑 장비보관소, 수상계류시설, 샤워실 등을 갖춘 인프라 덕분에 최근 전국적인 윈드서핑 메카로 자리 잡았다. /윈드헌트클럽
울산시 남구청이 지난 2014년 태화강 변에 21억 원을 들여 건립한 대규모 수상레저계류장. 이곳은 윈드서핑 장비보관소, 수상계류시설, 샤워실 등을 갖춘 인프라 덕분에 최근 전국적인 윈드서핑 메카로 자리 잡았다. /윈드헌트클럽

◇울산 등은 수십억 원 투자해 랜드마크 조성...포항시 "해양스포츠 활성화 적극 검토"

울산시 남구청의 경우 지난 2014년 태화강 변에 21억 원을 들여 윈드서핑 장비보관소, 수상계류시설, 사무실, 샤워실 등을 갖춘 대규모 수상레저계류장을 건립했다.

이곳 회원들이 부담하는 연회비는 단 10만 원 수준으로 전액 자체 운영비로 사용된다.

저렴한 비용과 각종 편의 시설 덕분에 울산 태화강은 매년 동호회 규모가 커지며 전국적인 윈드서핑 메카로 자리 잡았다.

통영시와 거제시 역시 10여 년 전 각각 40억 원과 35억 원을 투입해 레포츠센터를 건립, 지역 해양스포츠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윤용기(세무사) 송도 윈드서퍼는 "공공 센터가 건립되면 인근 영일대 윈드서핑학교에서 배출되는 많은 초보자들을 송도가 흡수할 수 있다"며 "외지 카이트 서퍼들까지 대거 포항으로 유치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시 송도해수욕장이 전국적인 무동력 해양스포츠 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박진홍 기자
포항시 송도해수욕장이 전국적인 무동력 해양스포츠 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박진홍 기자

이러한 가운데 7월 새로 출범한 박용선 포항시장 체제가 적극적인 해양스포츠 발전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박 시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잠재 철거 등 송도해수욕장 해양스포츠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흥섭 포항시 해양산업과장은 "지역 해양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송도해수욕장 일원에 주차 시설을 완비한 규모 있는 공공 해양스포츠센터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tk@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