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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석] 숫자는 늘었는데 체감은 없다…생활인구 26만 명 군위군, 왜 거리는 한산한가
숫자에 취한 행정, 체감 놓쳐선 안 돼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상권 변화


군위군청 소재지인 군위읍 시가지 입구 전경. 군위군의 행정·상업 중심지 역할을 하는 도심권 모습이다. /정창구 기자
군위군청 소재지인 군위읍 시가지 입구 전경. 군위군의 행정·상업 중심지 역할을 하는 도심권 모습이다. /정창구 기자

[더팩트ㅣ정창구 기자] '생활인구 26만 명 돌파.'

최근 대구시 군위군이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성과 중 하나다. 주민등록인구 2만 2000여 명의 10배를 넘는 생활인구가 집계됐다는 발표는 인구 감소 지역인 군위군으로서는 분명 의미 있는 결과다.

대구시 편입 이후 관광 활성화와 파크골프장, 바비큐축제, 광역교통망 확충 등 다양한 정책이 외부 방문객 증가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통계는 통계일 뿐이다. 행정이 숫자 자체를 성과로 포장하는 데 집중할수록 주민들이 느끼는 현실과의 괴리는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실제로 군위군민들 사이에서는 "생활인구 26만 명이 맞느냐"는 의문이 적지 않다.

군위경찰서 앞에서 바라본 군위읍 시가지.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생활인구 26만 명과 달리 거리와 상가 주변은 오가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하다. 생활인구 통계가 지역 현실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풍경이다. /정창구 기자
군위경찰서 앞에서 바라본 군위읍 시가지.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생활인구 26만 명과 달리 거리와 상가 주변은 오가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하다. 생활인구 통계가 지역 현실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풍경이다. /정창구 기자

군위읍 시내를 걸어봐도, 면 소재지 상권을 둘러봐도, 26만 명이라는 숫자와 연결되는 활기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생활인구 통계를 오해한 데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생활인구는 특정 시점에 군위군에 존재하는 인구가 아니다. 통근·통학 인구와 관광객, 체류형 방문객 등을 포함해 일정 시간 이상 지역에 머문 사람들을 통계적으로 산정한 수치다.

즉, 생활인구 26만 7000여 명은 군위군에 26만 명이 동시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한 달 동안 군위를 방문한 인구를 집계한 결과다.

실제로 체류인구 24만 4000여 명을 31일로 나누면 하루 평균 약 7900명 수준이다.

여기에 관광객과 골프장 이용객, 축제 방문객, 휴게소 이용객, 통근·통학 인구 등이 모두 포함된다.

생활인구 26만 명 시대를 이끌고 있는 군위파크골프장 전경. 생활인구에는 주민등록 인구 외에도 관광객, 골프장 이용객, 축제 방문객, 휴게소 이용객, 통근·통학 인구 등이 포함된다. 통계 속 생활인구가 지역 경제에 어떤 실질적 효과로 이어지는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정창구 기자
생활인구 26만 명 시대를 이끌고 있는 군위파크골프장 전경. 생활인구에는 주민등록 인구 외에도 관광객, 골프장 이용객, 축제 방문객, 휴게소 이용객, 통근·통학 인구 등이 포함된다. 통계 속 생활인구가 지역 경제에 어떤 실질적 효과로 이어지는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정창구 기자

결국 생활인구 26만 명이라는 숫자가 군위군 전역의 상권과 경제활동을 그대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행정이 생활인구 증가 자체를 성과로 강조하는 동안 정작 주민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에는 충분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생활인구가 늘었다면 전통시장 매출은 얼마나 증가했는가. 군위읍 상인들의 소득은 얼마나 늘었는가. 지역 식당과 숙박업소는 실제 혜택을 보고 있는가. 관광객들은 군위군에 머물며 소비하는가, 아니면 잠시 들렀다가 지나가는가.

'생활인구 26만 명 시대'를 맞은 군위군 의흥면 5일장이 열리는 20일 의흥전통시장. 하지만 농번기 영향으로 시장을 찾는 주민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들면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계 속 생활인구와 지역 상권이 체감하는 현실의 온도차를 보여주는 풍경이다. /정창구 기자
'생활인구 26만 명 시대'를 맞은 군위군 의흥면 5일장이 열리는 20일 의흥전통시장. 하지만 농번기 영향으로 시장을 찾는 주민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들면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계 속 생활인구와 지역 상권이 체감하는 현실의 온도차를 보여주는 풍경이다. /정창구 기자

생활인구 통계가 진정한 정책 성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 숫자는 행정의 성과를 설명할 수는 있다. 하지만 주민의 체감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생활인구가 늘었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숫자가 지역 경제에 어떤 변화를 만들었느냐는 것이다.

만약 군민들이 "예전보다 손님이 늘었다", "장사가 좋아졌다", "지역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면 생활인구 26만 명은 의미 있는 성과가 된다.

반대로 주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숫자라면 그것은 행정 보고서 속 통계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생활인구 26만 명. 군위군이 자랑할 만한 성과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제는 숫자를 홍보하는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행정이 보여줘야 할 것은 생활인구의 규모가 아니라 생활인구가 지역 경제와 주민 삶에 남긴 변화다.

숫자가 현실을 설명해야지 현실을 숫자에 끼워 맞춰져서는 안 된다.

생활인구 26만 명의 군위군. 이제 필요한 것은 축하가 아니라 검증이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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