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군위=정창구 기자] "혼자 살다 보면 생일도 잊고 지내는데 이렇게 찾아와 축하해주니 정말 고맙습니다."
17일 대구시 군위군 의흥면의 한 마을. 82세 홀몸 어르신의 집에 오랜만에 웃음소리가 가득 퍼졌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과 마을 주민들이 생일 케이크를 들고 찾아와 축하 노래를 불렀고, 정성껏 차린 따뜻한 생신상을 함께 나누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날 생신상에는 갓 지은 밥과 소고기미역국, 각종 반찬이 올랐다. 특별할 것 없는 한 끼 식사일 수 있지만 혼자 생활하는 어르신에게는 오랜만에 느끼는 온기였다.
의흥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추진하는 '생신상 차려드리기' 사업은 홀로 생활하는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덜고 정서적 안정을 돕기 위해 마련된 특화사업이다.
박억수 의흥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장은 "작은 생일상이지만 어르신에게 따뜻한 위로와 행복한 추억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주민 곁에서 함께하는 협의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군위군 삼국유사면에서도 따뜻한 나눔이 이어졌다. 삼국유사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은 새벽부터 모여 신선한 식재료를 손질하고 건강식 밑반찬 여섯 가지를 정성껏 만들었고, 완성된 반찬을 홀몸 어르신과 취약계층 10가구에 직접 전달했다.
위원들은 단순히 반찬만 놓고 오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안부를 살피고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말벗이 되어주었다.
반찬을 전달받은 한 어르신은 "혼자 살다 보니 반찬 하나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렇게 챙겨주니 큰 힘이 된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진호 삼국유사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장은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작은 정성이지만 어려운 이웃들에게 집밥 같은 따뜻함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밑반찬 나눔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5개월 동안 월 2회씩 정기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군위군 곳곳에서 이어지는 이런 나눔은 거창한 복지사업은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버틸 힘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잊고 지냈던 사람의 온기를 느끼게 하는 소중한 선물이 된다.
생신상 한 상, 반찬 한 통에 담긴 정성은 결국 지역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따뜻한 복지였다. 행정이 채우지 못하는 빈틈을 주민들이 함께 메우며 군위의 마을마다 사람 냄새 나는 공동체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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