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평택인데"...재보선은 국힘, 시장은 민주당 왜?

[더팩트ㅣ평택=박아론 기자] 6.3지방선거에서 최대 격전지였던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가 선거 내내 주목받았던 더불어민주당 김용남, 조국혁신당 조국 두 양강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는 이변을 기록했다.
김 후보와 조 후보가 범진보 표심을 놓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네거티브 공방 격화로 단일화에 실패한 데다, 평택을에서 3선을 지낸 유 후보의 지역 기반과 보수층 결집이 승리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유 당선인은 정치적 열세가 점쳐졌던 혼전 구도를 극복하며 막판 역전승을 거뒀다. 2014년 첫 국회 입성 당시 보여준 '역전 드라마'를 12년 만에 다시 쓰면서 4선 고지에 올랐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유 당선인은 무효 및 기권표를 제외한 9만6284표 중 3만3536표(34.83%)를 얻어 민주당 김용남(2만7705표, 28.77%), 조국혁신당 조국(2만6233표, 27.24%), 자유와혁신 황교안(5966표, 6.19), 진보당 김재연(2844표, 2.95%) 후보를 각각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평택을 재선거에서 유 당선인은 정치 구도상 김 후보와 조 후보에 가려 선거 막판까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선거 전 여론조사와 출구조사에서도 뚜렷한 우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개표 결과에서는 각각 2위와 3위에 머문 김 후보와 조 후보를 8000~7000여 표 차이로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유 당선인의 승리는 김 후보와 조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 격화와 단일화 무산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범진보 진영 표심이 분산된 가운데 유 후보는 지역 기반을 앞세운 보수층 결집에 성공했다.
실제 지역별 개표 결과를 보면 유 당선인의 승부처는 캠프 험프리스가 위치한 팽성읍이었다. 미군기지 영향권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팽성읍에서 유 당선인은 5166표를 얻어 김 후보(2916표), 조 후보(1939표)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보수 텃밭에서 승리 기반을 만든 유 당선인은 반도체 배후 신도시로 대형 표밭인 고덕동의 표심 분산과 함께 안중읍·포승읍 등 서부권 접전 지역에서 근소한 우위를 유지하며 3파전 구도를 돌파했다.
고덕동에서 유 당선인은 7689표를 얻어 조 후보(6527표), 김 후보(5661표)를 제치고 우위를 점했다. 안중읍에서는 5502표를 얻어 김 후보(5157표), 조 후보(5144표)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포승읍에서도 2875표를 얻어 2766표를 얻은 김 후보와 2242표를 기록한 조 후보를 근소한 차로 따돌리며 승부 관리에 성공했다.
도농복합지역으로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오성면, 평택 서남단 지역인 현덕면에서도 각각 1위를 차지했다. 결국 평택을 9개 지역 중 7곳에서 1위를 차지하며 승기를 굳혔다.
그러나 유 당선인의 득표는 김 후보와 조 후보의 합산 득표를 고려하면 이를 밑도는 수준으로, 범진보 표심 분산이 승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김 후보와 조 후보가 단일화에 이르지 못한 채 막판 네거티브 공방까지 격화되면서 범진보 진영의 결집력이 약화됐고, 그 틈을 파고든 유 당선인의 보수층 결집이 또 한번의 역전극을 만들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당선인은 지난 2014년 평택을 재보궐선거 당시 선거 일주일 전 여론조사에서 정장선 새정치민주연합 후보(37.7%)에게 4.7%p(33%) 밀렸지만, 실제 개표 결과 5853표 차로 정 후보를 꺾고 첫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재보궐선거는 투표율이 29%에 그쳤을 정도로 총선에 비해 관심도가 낮아 지지층 결집이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유 당선인은 정 후보의 우세론 속에서 야권 긴장감이 다소 느슨해진 틈을 타 전통 보수 텃밭인 팽성읍과 오성읍 등 지역 공략에 집중해 막판 보수층 결집에 성공하면서 역전극을 썼다.
이번 선거에서도 유 당선인은 12년 전 유사한 구도 속에서 김 후보와 조 후보로 관심이 분산된 상황을 활용해 범진보 표심 분산과 보수 결집을 바탕으로 승기를 잡았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수도권 격전지 평택을을 지켜내며 방어력을 입증했다.

반면 같은 날 치러진 평택시장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의 선택이 달랐다. 더불어민주당 최원용 후보가 국민의힘 차화열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유권자들은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유 당선인을, 시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최 당선인을 선택했다.
평택은 과거 보수 우세 지역으로 분류됐지만 2010년 이후에는 보수와 진보 중 어느 한쪽의 독주 없이 교차해 집권하는 '격전지'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1995년~2010년 이전까지는 보수 집권이 이어져오다가 이후 2010년 민주당계로 정권이 넘어갔다가 2014년 다시 보수 탈환이 이어졌다. 이후 2018년 다시 민주당 집권 후 8년째 영향력을 이어왔다.
최 당선인은 중앙정치 구도와 달리 지방행정에서 8년 연속 이어진 '민주당' 계보를 연결하는 데 성공하며 시정 연속성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그의 당선은 유권자들이 중앙정치 구도와는 별개로 시정 운영 능력과 지역 현안 해결 역량을 따져서 선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이번 평택 선거는 정치 셈법과 후보 경쟁력에 따라 유권자 선택이 갈리는 표심 복합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6.3 평택 선거는 보수 결집과 지방행정 연속성 선택이 동시에 보여준 선거로 기록될 전망이다.
vv8300@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