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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 철쭉 따라 웃음꽃 '활짝'…'2026 영주 소백산 철쭉제' 성료
형식 대신 힐링 채운 이틀…자연·체험·공연 어우러진 참여형 축제로 호평

소백산 철쭉제 축제장(풍기인삼문화팝업공원) 전경. /영주시
소백산 철쭉제 축제장(풍기인삼문화팝업공원) 전경. /영주시

[더팩트ㅣ영주=김성권 기자] 봄의 끝자락과 여름의 초입이 맞닿은 5월의 주말,경북 영주 소백산 자락이 연분홍빛 철쭉과 사람들의 활기찬 웃음소리로 물들었다.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열린 '2026 영주 소백산 철쭉제' 현장이다. 올해 축제는 형식적인 개·폐막식을 과감히 걷어내고, 오롯이 자연과 사람, '휴식'에 집중한 힐링형 관광축제로 시민과 관광객들을 맞이했다. 늦봄의 정취가 가득했던 그 이틀간의 현장을 생생하게 따라가 보았다.

◇"철쭉 보러 가자" 발길 닿는 곳마다 연분홍빛 설렘

아침 이슬이 채 마르지 않은 시각, 소백산 자락의 삼가·희방탐방지원센터는 일찍부터 등산복 차림의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영주시가 축제 기간 운행한 셔틀버스에서 내린 이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대구에서 온 직장인 김모 씨는 "매년 이맘때면 소백산 철쭉을 보러 오는데, 올해는 셔틀버스가 잘 돼 있어서 주차 걱정 없이 편하게 올라간다. 벌써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삼가탐방지원센터 등산객 맞이 환영 행사가 열리고 있다. /영주시
삼가탐방지원센터 등산객 맞이 환영 행사가 열리고 있다. /영주시

올해 처음 도입된 '소백산 철쭉 로드 트레킹'은 등산객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숙련된 산악인부터 가벼운 산책을 원하는 가족 단위 탐방객까지, 각자 자신에게 맞는 3개 코스를 선택해 산을 올랐다.

죽령옛길을 걸으며 만나는 장승제와 전통 제례인 죽죽제의는 등산객들에게 뜻밖의 볼거리를 선사하며 산행의 지루함을 달래주었다. 능선을 따라 만개한 철쭉꽃 터널을 통과할 때마다 여기저기서 탄성과 함께 스마트폰 셔틀 누르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찬 '풍기인삼문화팝업공원'

같은 시각 또 다른 축제 중심지인 풍기인삼문화팝업공원은 거대한 '문화 놀이터'로 변신해 있었다. 이곳은 산행이 부담스러운 가족 단위 방문객과 시민들의 아지트가 됐다.

가장 인기를 끈 곳은 단연 '어린이 직업체험존'이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돋보기를 들고 과학수사대(C.S.I) 대원이 되어보거나, 하얀 가운을 입고 동물병원과 치과 의사 역할을 해보는 아이들의 눈빛은 진지함 그 자체였다.

건축사무소 체험 부스 앞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멀리 대도시까지 가지 않아도 아이가 좋아하는 다양한 직업을 축제장에서 체험할 수 있어 정말 알차다"며 만족해했다.

그 옆에서는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참가자가 원하는 물건을 그림으로 그리면 실제 지역 농특산물과 교환해 주는 참여형 프로그램 '만물미술트럭'이었다. 삐뚤삐뚤하게 그린 사과 그림을 내밀고 진짜 아삭한 영주 사과를 건네받은 한 어린이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미소를 지었다.

포토존에서 외국인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영주시
포토존에서 외국인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영주시

◇ 추억을 박제하는 공간, 오감이 즐거운 축제장

오후가 깊어지자 축제장 곳곳에 마련된 '철쭉 인생네컷' 부스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머리에 철쭉 화관을 쓴 연인들, 패션 타투를 손목에 새긴 청소년들이 저마다의 포즈를 취하며 추억을 기록했다. 가가호호 '가족 이야기 보관소'에서는 평소 하지 못했던 가족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따뜻한 풍경도 연출됐다.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먹거리와 쇼핑. 플리마켓과 지역상생마켓에는 영주 특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먹거리와 로컬 제품들이 즐비했다.

관광객들은 시장 허기를 달래줄 음식을 사 들고 잔디밭에 마련된 힐링쉼터로 향했다. 그늘막 아래 삼삼오오 모여 누워 바람을 만끽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축제의 슬로건인 '여유와 즐거움' 그 자체였다.

많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어린이 직업체험존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영주시
많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어린이 직업체험존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영주시

◇무대 위로 흐르는 늦봄의 낭만, 축제의 막이 내리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면서 축제의 열기는 무대 주변으로 집결했다. 첫날 밤을 장식한 화려한 버블쇼와 영주 소백 철쭉 합창제의 웅장한 화음에 이어, 둘째 날에는 청소년 댄스공연과 영주의 자랑인 '덴동어미 화전가' 마당놀이 공연이 펼쳐졌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공연에 어르신들은 어깨춤을 추었고, 젊은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화려한 매직쇼와 감성적인 버스킹 공연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축제는 별도의 딱딱한 폐막식 없이 관객들과 출연진이 함께 어우러지는 소통의 한마당으로 자연스럽게 마무리됐다.

엄태현 영주시장 권한대행은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소백산과 영주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좋은 추억을 만들었길 바란다"며 "축제를 통해 나타난 부족한 점은 보완해 앞으로 더욱 완성도 높은 힐링 관광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의전과 형식을 과감히 빼고 그 자리에 자연의 아름다움과 시민들의 참여를 채워 넣은 '2026 영주 소백산 철쭉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진정한 '쉼표'를 선물한 이틀간의 여정은 내년 봄, 더 짙어질 연분홍빛 기약을 남긴 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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