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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이 예고한 '5·18 민주유공자 직권등록제' 도입…'관련자' 신분 바뀔까
국가보훈부 "후속 조치 검토"
수십 년간 겉돌던 5·18 민주유공자 예우 체계 개선될 듯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고 양창근 열사 묘소를 찾아 참배한 뒤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고 양창근 열사 묘소를 찾아 참배한 뒤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광주=최치봉 기자] 직계 가족이 없어 46년 동안 '관련자'로 머물던 5·18희생자들이 공식 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이재명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 민주유공자 직권 등록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직권등록제는 당사자 신청 없이도 정부가 능동적으로 희생 사실을 확인해 유공자 지위를 부여하는 제도다.

국가보훈부는 19일 이와 관련 "후속 조치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광주시도 "보훈부의 협의 요청이 들어올 경우 5·18희생자 등의 인적 사항과 가족관계 등 관련 서류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십 년간 겉돌던 현행 5·18 민주유공자 예우 체계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유공자 신청은 '직계 가족'으로만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1980년 5·18 이후 직계 가족이 모두 사망한 희생자들이 지금껏 5·18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대통령은 5·18 46주년 기념식에서 고 양창근(당시 15세) 군의 사례를 언급하며 "유공자 등록 신청을 대신할 직계 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아직도 5·18 민주유공자로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에 대한 직권등록제를 도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양 군은 현행 5·18유공자법에 따른 '5·18 관련자'로 인정됐을 뿐 유공자로 등록되지는 않았다.

1980년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양군은 5·18 하루 뒤인 5월 19일 친구들과 함께 시위에 참여했다가 이후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희생됐다.

양군은 제20사단 61연대가 5월 21일 광주 남구 효천동에서 벌인 광주-나주 간 도로 봉쇄 작전 과정에서 숨졌다. 남선연탄 앞에서 수습된 양 군의 시신은 같은 날 늦은 밤 광주적십자병원과 옛 전남도청을 거친 뒤 5월 28일 상무관 검시 이후 망월동 5·18 구묘역에 안장됐다.

당시 양 군의 유해는 무명 열사 묘역에 묻혔다가 2021년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신원이 밝혀지면서 제 자리로 옮겨졌다. 신원을 확인하는 데만 41년이 걸렸다. 양군의 부모는 지난 2002년 '5·18 민주유공자 예우 및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 제정 이전에 사망했다.

혈연 중에는 형만 남아 있다. 그러다 보니 정부는 양 열사에 대한 유공자 신청 자체를 반려해왔다.

현행 5·18유공자법은 부모·자식 등 직계 존비속만 (자녀가 없는 경우 조부모까지) 유족으로 인정하고, 형제·자매 등 방계 가족은 제외돼 있다.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양 군과 비슷한 이유로 5·18 당시 희생되고도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한 경우만 40여 명에 이른다.

학생수습대책위원회 소속으로 5월 27일 새벽 함께 밥을 짓고 설거지하던 여고생들을 피신시키고 도청을 끝까지 지키다 사망한 박병규 열사, '주남마을 버스 총격 사건'으로 사망한 박현숙 열사, 계엄군의 대검에 가슴이 잘린 채 사망한 여고생 손옥례 열사 등이 모두 유공자 인정을 못 받고 있다.

이들의 시신은 5·18 직후 시립묘지에 안장됐다가, 2001년 국립묘지 승격 과정에서 이장돼 가까스로 국립5·18민주묘지에 묻혀 있지만 유공자로는 등록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5·18기념재단과 민주유공자유족회 등은 국가유공자법과 비교해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여러 차례 제도 개선과 보완을 요구해 왔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가족 등이 없어 등록 신청을 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보훈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국가유공자로 기록하고 예우 및 관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5·18 유공자법에서는 이같은 규정이 없어 5·18 당시 미성년 상태로 희생돼 배우자나 자녀 없이 숨졌거나, 이후 부모까지 세상을 떠난 경우 법적 유족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재혁 5·18유족회장은 "유가족이 없거나 행방불명 등을 이유로 확인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유공 대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이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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